안철수 중심의 야권 재개편 신호탄 또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첫 수도권 민심 평가

4.24 재보궐 선거에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됐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규모로만 본다면 그다지 큰 선거는 아니다.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서울 노원구병, 부산 영도, 충남 부여군.청양군 3곳을 비롯해 기초단체장 2명, 광역의원 4명, 기초의원 3명을 뽑는다. 전국적으로 총 73만 명 정도의 유권자가 투표를 한다. 그럼에도 이번 재보궐 선거가 일찍부터 언론의 주목받은 이유는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노원구병 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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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안철수 후보의 노원병 출마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정치인 안철수에 주목한다면 이번 선거는 정치인 안철수를 중심으로 하는 야권 재개편의 첫 걸음이다. 현재로썬 당선 후 민주당 입당, 신당 창당, 무소속 활동 등의 선택지가 열려있다. 지역적으로 노원병에 주목한다면 이번 선거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첫 수도권 민심 평가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안철수 후보는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계기로 정치인으로의 복귀를 선언했다.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함께 줄곧 유력한 야권 대선주자였다. 선거를 앞두고 후보 단일화 실무협상 단계까지 갔던 안 후보는 그러나 돌연 11월 23일 대선후보 사퇴를 선언한다. 이후 선거기간 동안 문 후보의 선거를 소극적으로 지원했던 그는 12월 19일 대통령 선거 당일 투표를 마치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이후 미국에서 줄곧 침묵을 유지하던 그는 지난 3월 3일 측근을 통해 4월 재보궐 선거에서 노원병에 출마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히고 3월 1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민주당 비주류의 러브콜… 반면 신당 창당의 가능성도 

안철수 후보의 당선은 야권의 정치지형 변화와 맞물려 있다. 현재 야권은 리더십 실종 상태다. 민주당은 지난 2012년 총선과 대선 두 번의 선거에서 연거푸 패배하며 계파간 내홍에 휩싸여 있다. 혁신세력의 통합을 내세우며 출발한 통합진보당은 총선 이후 당내 부정경선 의혹으로 내부 갈등을 겪은 뒤 정치적 존재감을 상실했다. 이러한 혼란의 공간에서 안철수 후보는 당선 직후 야권 내부에서 일정 정도의 지분을 점유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비주류는 안철수 영입에 적극적이다. 지금까지 민주당 주류였던 친노 세력은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한 발 물러난 상황이다. 하지만 당권을 접수할 민주당 비주류, 즉 반친노(비친노) 세력도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소위 친노 패권주의에 대한 반발심을 공유하고 있을 뿐 하나로 묶일 이념 또는 인물 같은 구심점이 전혀 없는 상태다. 비주류의 황주홍 의원은 SBS라디오에 출연해 “당권교체가 이뤄지면 안 전 교수측과의 연합·연대 노력이 바로 시작될 것”이라고 말하며 안 후보를 상대로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이다.
안철수 후보는 신당창당의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보면 가칭 ‘안철수 신당’에 대한 여론은 호의적이다. 최근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들에서 안 후보의 신당 지지율은 대략 25% 내외로 민주당을 제치고 정당지지율에서 새누리당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심지어 민주당의 지역적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호남지역에서조차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이 민주당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은 경향도 나타난다. 안 후보는 지난 4월 8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신당이나 민주당 입당, 무소속 등 3가지가 다 고려대상인가” 라는 질문에 “다 경우의 수로는 가능한 방법들”이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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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중 선거는 정권 평가적 성격… 박근혜 정부의 첫 시험성적은 
대통령의 임기 중 치러지는 선거는 정권 평가의 성격을 갖는다. 대통령은 5년 단임제로 한 번 선출되고 나면 국민이 좋든 싫든 5년 임기를 채운다. 대신 국민들은 중간중간의 선거를 통해 불만을 표출하고 대통령과 여당도 이 결과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선거결과는 여론의 바로미터다. 자연스레 대통령의 인기가 좋지 않을 경우 재보궐 선거는 여당 후보의 무덤이 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기가 별로였던 지난 참여정부 시기동안 열린우리당은 재보궐 선거에서 단 한 석도 건지지 못한 채 44전 44패를 기록하기도 했다. 
노원병 선거결과에 박근혜 정부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출범 두 달을 맞은 박근혜 정부의 지지율은 꾸준히 하락해 40%대에 머물고 있다. 계속되는 인사실패로 체면이 구겨진 상황에서 뚜렷한 국가비전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만약 이번 4.24 재보궐 선거에서 안철수 후보에게 큰 표 차이로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가 패배한다면 박 대통령에겐 커다란 압박이 아닐 수 없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100일 만에 치러진 6.4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선전하고 한나라당이 참패하자 곧 청와대 수석의 일괄 사표와 내각의 사의로 이어진 전례가 있다. 이번 선거에서 만약 안철수 후보가 예상외의 득표차로 당선 될 경우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향한 압박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