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이 11일 ‘청장년 가구의 엥겔·슈바베 계수 급등’ 보고서를 발표했다. 통계청의 자료를 분석해 2012년까지 세대별 2인 이상 가구 기준 엥겔지수(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와 슈바베 계수(소비지출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의 증감 추세를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30대의 엥겔지수와 슈바베 지수가 동시에 상승하고 있으며, 2012년의 경우 다른 세대에 비해 가파른 상승률을 보인다.

보고서와 이를 기사화한 언론들에 공통적으로 내포된 시선은 역시 “불쌍한 20·30대”다. 고단한 2030세대, 먹고 자기도 힘들다, 삶이 팍팍해지고 있다, 등의 수식어로 점철된 기사들에 더해 김필수 선임연구원이 내놓은 대안은 ‘복지’다. 보고서 말미에서 “보육 및 교육 지원, 사회 보험 등과 같은 제도가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이들이 주요 소비층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말은 청년층에게 사회 보장 제도를 더욱 적극적으로 제공하라는 주문에 다름없다.

그러나 20·30세대에게 복지보다 중요한 것은 일터다. 청년층은 장년층과 달리 근로소득 외에는 재산을 형성할 기회가 거의 없다. 그런데 지난해 청장년 가구당 취업 인원은 1.4명에서 1.35명으로 감소했으며, 청장년 가구 근로소득 증가율은 1.2%, 취업 인원 당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0.1%에 그쳤다. 소득이 정체되고 있다는 뜻이다.

식료품 물가, 연료비, 관리비 등은 매년 오르는 추세다. 모든 세대에서 식료품 등 생계에 필수적인 소비 지출의 감소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근로소득의 경우는 다르다. 20·30대에게 필요한 것은 안정적인 소득, 그 전에 충분한 일자리 확보다. 치솟는 물가 상승세에 대응할 만큼 가처분 소득이 증가했다면 엥겔지수는 적어도 지금처럼 오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먹고 자는 데 필요한 비용을 내느라 문화, 외식, 교육 등 삶의 질과 관련된 지출을 할 수 없는 불행한 세대. 이러한 시혜적인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결국 복지 지출을 ‘한창 일해야 할 청년’에게 쏟는다는 볼멘소리만 나올 것이다. 20·30대에게는 불안하지 않은 일자리가 곧 최상의 복지다. 과도한 복지 지출보다도 일자리 창출과 취업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산업통상자원부(전 지식경제부)는 당장은 어렵더라도 꾸준히 일자리를 늘리려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자립하지 못하는 20·30대들이 느는 사회에서 ‘생활 보조’는 유명무실에 그치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