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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공무원들의 자살, 한국 복지 ‘빨간불’

죽음에 내몰린 사회복지 공무원

 


“일이 많은 것 정도는 참을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인간이기에 하나의 인격체이기에 최소한의 존중과 대우를 원하는 것이다. 날 짓누르는 조직과 질서 앞에, 지난 두 명의 죽음을 약하고 못나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죽음으로 내 진심을 보여주고 싶다.”
울산시 중구의 모 주민센터에 근무하던 사회복지 공무원 안 모씨(35)가 지난 3월 19일 차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유서에 남긴 말이다. 지난 1월 31일 용인, 2월 26일 성남에 이어 울산까지 올해만 총 3명의 사회복지 공무원이 잇달아 자살했다. 연이은 사건발생 이후 복지공무원들의 근무 여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시작되고 정부도 사회복지 담당공무원의 업무량 완화를 위한 개선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3월 30일 광화문 앞에서 업무과다를 호소하며 숨진 3명의 사회복지직 공무원 추모제가 열렸다. ⓒ세계일보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조성철 회장은 “국가가 국민을 위해서 복지제도를 많이 만드는 것은 좋지만, 그 제도의 전달체계에 어떤 일이 어떤 사람이 얼마나 위기를 느끼고 있는가를 함께 깊이 생각해봐야”한다고 말했다.
담당 공무원이 턱없이 부족한 복지정책

 


보건복지부에서 발간한 ‘사회복지 통합업무 안내’에 따르면, 우리나라 읍면동의 사회복지직 공무원 배치규모가 2012년 6월 기준으로 2인을 배치한 곳이 43%, 1인 이하가 23%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1~2명의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지역의 분출하는 모든 복지업무를 보고 있는 것이다. 

한편 한국사회복지사협회의 발표로는 현재 중앙정부로부터 사회복지전담공무원에게 내려오는 복지업무는 13개 부처 292개로, 이중 지방자치단체가 직간접적으로 수행하는 사업은 202개다.  읍·면·동 주민센터에 있는 사회복지전담공무원 한 명당 100개의 복지 업무를 맡는 셈이다. 복지 정책이 확대될 때마다 그 업무량은 고스란히 늘어난다.
사회복지직 공무원의 업무가 막대해진 데에는 새로운 복지 정책이 계속 늘어났는데도 인력은 늘려주지 않은 원인이 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로는 2007년부터 5년간 복지정책 재정은 45%, 복지수혜자는 157.6%가 늘었다. 하지만 복지담당 공무원은 4.4% 느는데 그쳤다.
 

ⓒ서울신문


실제로 숨진 성남시 공무원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장애인, 보육료 양육수당 대상자 등 4만 9천여 명에 대한 사회복지 업무를 수습직원과 임시직 도우미 등 6명과 함께 처리했다고 한다.

한편 대부분이 여성(74%)인 복지전담공무원의 육아휴직 충원실적도 67%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업무의 특수성 때문에 행정직 근무자가 대리 업무를 하는 것도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지난 9일 개최한 ‘사회복지전담공무원 여건개선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마포구 성산2동 주민센터의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은 “근본적 문제는 인력부족”이라며 “행정직공무원도 함께할 수가 없다. 각자가 가진 엄청난 업무량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서로 도울 수 있는 상황이 안 된다. 복지대상자에 대한 예산과 사업이 늘어나는 만큼, 그 업무를 수행하는 사회복지사도 한번 돌아봐 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 선수경 회장도 “행복한 사회복지사가 행복한 사회를 만든다”며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들이 이렇게 많은 업무를 하다 보면 실질적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대상자에게 전달하기는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사회복지사 처우문제, 단순 인력문제만은 아니다

 


사회복지사 처우문제가 단지 인력확충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신변의 위협을 느끼는 근무환경에 따른 불안이나 우울 등 스트레스도 큰 문제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가 발표한 2012년 사회복지사의 클라이언트 폭력 피해 실태 및 안전 방안 연구’에 의하면 민원인으로부터 직접적인 폭력행위를 당한 경험이 사회복지직 공무원 222명 중 211명으로 95%를 차지했다. 폭력발생 이유는 공공영역은 서비스 탈락에 대한 불만 71.4%, 정신이상이나 약물 부작용 등이 61.8% 순이었다.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이 신변 위협에 적잖이 노출되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폭력 상황 발생 시 대응 또는 사후 대처에 대해서 공공영역은 “없었다”로 조사됐다. 신변에 대한 불안으로 경찰에 신고하는 경우도 있으나, 직접적인 폭행이 아니라면 대부분 훈방조치 되고 이들로부터 다시 위협감을 느끼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대전사회복지사처우개선위원회가 대전복지재단 대강당에서 발족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 대전사회복지사협회

안전행정부는 올해 계획된 복지인력 1,800명을 충원과 더불어 육아휴직 등 결원으로 말미암은 빈자리 대책도 마련하고, 우울증 또는 스트레스를 겪는 복지 인력들을 보건소 등을 통해 상담·검진하고, 상담창구 등에 폐쇄회로(CC) TV와 녹음장비를 설치해 악성 민원인으로부터 신변을 보호할 계획이라고 지난 3월 28일 발표했다. 


 

한편 민주통합당 백재현 국회의원도 사회복지직 공무원의 피해보상대책 마련과 처우 및 근로환경 개선을 골자로 하는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11일 대표 발의했다.

백 의원은 “복지제도와 서비스를 국민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공공 및 민간 복지영역의 사회복지인력 또한 대폭 확충해야 한다”며 “사회복지 인력들에 대한 근로환경 및 처우 개선에 더욱 관심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고함20
고함20

20대의 소란한 공존 [고함20]의 대표 계정입니다.

1 Comment
  1. Avatar
    이찬덕

    2013년 6월 17일 03:46

    대한민국의 복지국가 건설을 위한 노력은 그 어느 때보다 정말 훌륭한 일입니다.
    그러나 진실한 복지는 어려운 사람들을 물질적으로 돕는 일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어려운 사람들이 일을 하여 봉급을 받고 떳떳하게 살아가도록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 미래를 위한 참다운 복지 정책입니다.
    대재벌 회사에서 나눔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으로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열심히 일하여 벌어들인 수입으로 떳떳한 가정을 꾸려나가도록 돕는 일이 국가와 대재벌회사에서 함께 노력할 미래지향적 복지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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