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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교회 유년부의 ‘전도 인센티브’전략

친구를 소개시켜주면 1명 당 5,000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선물로 받는다. 3명 이상을 소개할 경우 문화상품권 10,000원권에 추가로 2,000원 상당의 학용품을 받는다. 흡사 불법다단계 판매조직의 전략을 연상시키는 이러한 상품은 모두 한 교회의 유년부 어린이들이 친구를 교회료 데려 올 때 마다 받는 선물이다. 
전도 선물을 주는 관습은 중대형 교회에서 진행하는 ‘전도왕 시상식’에서 가장 극적으로 나타난다. 전도왕 시상식은 유년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동안의 전도 실적에 따라 등수를 매기고 상품을 지급하는 행사다. 시상식을 앞둔 기간에 전도 총력 주간을 설정하거나 어린이들에게 전도왕에게 선물을 준다는 공지를 대대적으로 한다. 이 행사를 통틀어 몇몇 교회에서는 ‘전도 대회’라 지칭하기도 한다. 시상은 1주일, 한달단위로 어린이들의 전도 실적을 기록한 후 결정된다. 선물을 먼저 공개해서 어린이들의 사기를 돋우는 교회도 있다.

전도의 대가로 상품권 대신 어린이들에게 포인트를 지급하는 교회도 있다. 마일리지 형태의 점수로 어린이들은 시상을 받거나, 원하는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 포인트 지급 내역도 상황별로 매우 구체적이다. 전도는 1명 당 500 포인트, 주1회 출석은 200 포인트, 지각하지 않을 경우 200 포인트와 같은 방식이다. 여기에 전도를 통해 온 어린이가 연속으로 3주간 나오면 500포인트를, 비연속으로 3주간 나오면 300포인트를 추가로 받는다. 

기독교인 B씨는 “나도 어릴때 선물을 받기 위해 교회를 여기저기 옮겨 다닌 경험이 있다”며 “아이들이 각종 선물 때문에 전도의 의미를 다르게 받아들일까 걱정된다. ‘내가 만난 하나님을 친구에게도 소개하고 싶다’ 가 아니라 ‘그냥 몇번만 와. 내가 선물받게.’ 와 같은 느낌이다. 피라미드 조직이나 다름없다고 본다.”고 전도 ‘마일리지’에 대한 씁쓸함을 표했다.

한 교회 건물 유리에 예배 시간 및 장소가 안내되어 있다.

  

수도권 모 교회는 유년부 웹사이트에 ‘구입게시판’을 마련해 두고 있다. 해당 게시판에서는 전도 등으로 특정 스티커를 모은 유년부원들이 각종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팬시용품부터 MP3까지 품목도 다양하다. 한 어린이는 스티커 250개로 문화 상품권 10장을 신청하고 있었다. 스티커를 받지 못했다고 하소연하는 글도 더러 있다.

상품권 뿐만 아니라 가방 등의 학용품부터 인형과 물총같은 장난감도 있었다. 그 외에도 게임기, 인라인 스케이트, 축구공, 악세서리, 근처 가게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간식 쿠폰까지 품목도 다양했다. 1, 2등이 받는 상품 가운데에는 MP3, 바이올린, 자전거, 스케이트보드 등 고가의 선물이 종종 있었다. 전도를 많이 한 어린이의 경우 높은 가격대의 물건을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 전도 최우수 반을 선정해 ‘친교비’를 지급하는 교회도 있었다.
유년부 어린이들에게 ‘전도 권장용 선물’을 주는 교회의 선물 목록에는 대부분 문화상품권이 있었다. 문화상품권은 영화를 보거나 책도 살 수 있고 온라인게임의 게임머니로 환전도 가능한 환금성이 높은 상품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전도의 댓가로 어린이들에게 돈을 지급하고 있는 셈이다. 

비단 유년부 뿐만이 아니라 교회에서 전도를 권장하는 선물, 혹은 전도로 들어온 새 신자에게 선물을 주는 행위가 옳바른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있다. 전도는 교회의 세를 넓히기 위함과 동시에 많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파하기 위한 개신교의 핵심 가르침이다. 따라서 전도왕 시상이나 전도에 따른 선물을 주는 것이 유년부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도 ‘실적’에 따른 등수를 매기고 보상을 하는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물량주의’ 전도, ‘이벤트성’ 전도를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012년 10월 서울의 모 대형 교회에서는 새 신자에게 주방용품과 여행가방 등을 선물로 증정해 복음의 가치를 훼손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기독교인 A씨는 “물질적인 것으로 아이들의 환심을 사려는 것이 잘못된 것 같다”며 ‘모든것을 내려놓고 물질적인 욕심을 버리자’는 교리에 어긋나는 행위를 어린이들에게 가르친다고 생각된다며 씁쓸함을 표했다. 

기독교인 C씨는 전도의 풍성함과 달란트(talent)가 개발되는 것은 물질과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전도의 유익함과 풍성함을 조금이나마 알려주고 싶어 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적인 풍성함’을 조금이라도 느껴보라는 의도의 선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교회 내에 “아이들이 ‘영적인 것은 물질로 환산 가능한 가치’라고 생각하게 되므로 반대하는 교인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블루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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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ain't hard to tell

1 Comment
  1. Avatar
    라진호

    2013년 5월 14일 00:51

    교회시장(?)도 포화상태이므로 살아남기 위해서 뭐든지 해봐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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