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는 지난 24일  5·18 민주화운동 역사왜곡 및 훼손사례 신고센터를 개설하고 민주화운동 왜곡과 훼손에 대해 법률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광주광역시 산하의 법률대응위원회는 역사 왜곡의 주축인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 (이하 일베) 회원들과 5·18 북한군 개입설을 보도한 종편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할 방침이다. 이에 더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광주·전남지부는 법률적 자문을 맡았다.

이러한 전 방위적인 법률대응은 지금까지 광범위하게 진행된 5·18 역사왜곡을 효과적으로 저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송이 정식으로 진행되면 대부분의 역사왜곡 글은 일베 회원들은 더는 지금과 같은 분탕질을 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러나 소송의 힘을 등에 업고 이들의 입을 막는 것은 옳지 않다. 역사왜곡과 민주열사에 대한 모욕은 끊임없이 비판할지언정 그 입을 막아서는 안 된다.

이러한 법적 대응의 문제는 역사왜곡에 대한 소송이 민주정신을 스스로 부정한다는 데에 있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민주정신을 부정하는 이들에게 소송을 걸겠다는 것은 명백한 자가당착이다. 과거 정권은 국가를 비판하는 대상은 국가보안법에 따라 모두 처벌 할 수 있었다. 민주화 운동은 이러한 정권의 전횡을 막았고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데 공헌하였다. 그러나 오늘날 표현의 자유를 막는 방식은 과거와 달라졌다. 국가보안법 대신에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걸고 비판자 스스로 물러나게 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한 유제품 대기업은 무차별 소송을 거는 방식으로 대리점주들의 입을 막은 바 있다. 민주화 운동이 지켜낸 가치 중 하나는 표현의 자유이며 이는 모든 자유로운 비판의 밑거름이 되었다. 오늘날 그 표현의 자유를 부정하고 국가와 대기업의 방식으로 일베를 억압한다면 민주주의의 가치는 ‘민주정신’에 의해 훼손될 것이다.

우리사회의 현재 모습은 자신이 길러 낸 아이가 ‘괴물’이 되자 칼을 뽑아든 형국이다. 누가 일베를 키워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경쟁에 내몰리다 결국 사회를 증오하게 된 이들, 잘못된 교육으로 역사의식이 떨어지는 이들, 지역감정에 사로잡힌 이들 등 모두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지금 당장 입을 막을 수 있다 해도 ‘일베’라는 존재는 또 다른 형태로 계속해서 나타날 것이다. 5·18 역사왜곡을 막아내었다 한들, ‘홍어’ 대표되는 지역감정은, 군부 쿠데타에 대한 찬양은, 개발 독재에 대한 정체 모를 향수는 그대로 남을 것이다. 그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부적절한 방식으로 입을 막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일베의 주 수요층은 10대와 20대다. 오히려 변 모나 지 모 같이 더 이상 치료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 경우는 적다. 올바른 교육과 정확한 ‘펙트’로 일베를 정화시켜 나가야 한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도 등재되어 있는 5·18 민주화운동을 제대로 교육하는 것이 우선이다. 교육에 대한 투자도 하지 않고 일베에 대해 무작정 처벌을 한다면 제 2, 제3의 일베는 또 다시 등장할 것이다. 민주주의 정신을 지키면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정도正道는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