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의전화’는 1983년, 전화 한 대를 놓고 구타당하는 여성을 상담하면서 처음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여성폭력과 관련된 문제들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구조적인 문제다.’고 이야기하며 평등한 사회로 가기 위한 변화를 만들어내고자 노력해왔다. 현재 그 일환으로 매주 화요일 1인 시위를 통해 주제를 바꿔가며 여성 인권에 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 고함20

지난 4일 오후, 광화문 한가운데서 ‘여성살해 범죄 공식통계 마련하라’는 피켓을 든 ‘한국여성의전화’ 자원활동가 신형지씨를 만났다. 신형지씨는 작년 한 해 가정폭력 또는 남자친구에 의해 살해된 여성이 몇 명인지에 대해 되물으며 언론에 노출된 사건만이 아닌 구체적인 통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여성의전화’ 인권정책팀장 신상희씨 또한 “살해를 누구한테 당했는지에 대한 통계가 나와야 정책내용이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기사 분석을 통한 수공업적인 통계가 아닌 국가적 차원에서 관심을 가지면서 국가적인 통계를 통해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신형지씨와 나눈 1인 시위에 대한 1문 1답이다. 

Q. 무엇을 외치고 계신가요?
정부에 공식적으로 살해되고 있는 여성들의 집계를 내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습니다.

Q. ‘살해되고 있는 여성들을 공식집계 해달라’고 외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많은 사람이 인식을 못 하고 있는데 가정 폭력으로 우리나라에서 작년에 120명이 넘게 살해됐어요. 순전히 한국에서, 언론에 보도된 것만 그렇습니다. 3일에 한 명꼴로 살해된 거거든요. 심지어 그건 폭력으로 인해 살해된 거고, 지금 현재 폭력을 당하고 있는 여성들은 훨씬 더 많아요. 가정폭력이 이번에 사회 4대악 중에 하나로 규정됐잖아요. 이걸 해결하려면 일단 실태를 파악하고 원인을 분석해서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정부에서 그런 공식집계를 전혀 내지 않고 있어요. 그러니까 아예 실태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는 거죠. 그래서 저희는 그런 ‘실태 파악이라도 해달라’, ‘이거 먼저 해야 된다.’ 라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Q. 박근혜 정부에서 가정폭력을 4대악으로 규정하고 근절하겠다고 했음에도 실태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거죠?
네. 그렇죠. 저희가 이제 몇 십 년 째 정부에게 요구 하고 있어요. 사실 대부분 사람들에게 여성인권이라고 말 하면은 ‘여성인권이 그렇게 소외되어있나?’, ‘정말 우리가 소외되어있는 사람들인가?’ 라는 의문이 들잖아요. 사실 저도 ‘한국여성의전화’ 만나기 전까진 그랬거든요. 몇 년째 계속 요구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잘 되고 있지 않습니다.

Q. 정부가 왜 실태 조사를 안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약간 복잡한 일들이 얽혀있다고 보는데요. 아직까지 심각성을 못 느끼는 것도 한 가지 이유인 거 같고 두 번째는 아직까지는 사회이슈라기보다는 그냥 집안에서 해결해야 되는 일이라는 인식이 있는 거 같아요. 또 세 번째로는 정부에서 관여하는 분이 대다수 남성이고 아직 까지 여성인권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아서 그런 실태 조사가 안 되는 것 같아요. 

Q. 진행상황이 어떻게 되나요?
이 요구가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리고 앞으로도 꾸준히 공식 집계가 나올 때까지 매주 화요일 날, 여기 이 자리에서 12시에서 1시까지 릴레이 형식으로 1인 시위를 할 예정입니다. 

Q. 한국여성의전화 단체에 소속돼서 활동하고 계신 건가요?
네. 저는 자원활동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여성의전화’ 내에서 ‘분노의 게이지’라는 프로젝트가 있어요. 가정폭력으로 살해된 여성에 대한 공식 집계를 내주지 않는 것을 저희 자체적으로 언론 기사 분석을 통해 집계, 통계를 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Q. 1인시위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따로 있다면?
일단 이 문제가 너무 심각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던 것 같아요. 사실 제가 처음 ‘분노의 게이지’를 시작한 계기가 호기심 때문이었는데 가정폭력으로 인한 여성의 인권 실태를 알아가고, 또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라는 가정폭력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이 문제는 정말 타인의 문제가 아니고 같은 여성인 나의 문제이기도 하면서 앞으로 나의 문제가 될 수도 있겠구나. 정말 심각하구나. 뭔가 도움이라도 되고 싶다’는 마음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Q. 1인 시위는 오늘 처음 하신 건가요?
네.

Q. 이번 1인 시위로 이루고자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제가 바라는 건 ‘왜 이 대학생이, 이 여자가, ‘여성 살해 통계를 내달라.’ 이런 얘기를 하지?’ 궁금증 정도만 가져주셔도 저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왜냐하면, 그러한 궁금증에서 시작해서 가정폭력으로 인한 여성 살해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게 되는 거잖아요. 하나의 촉발제, 또는 궁금증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Q. 1인 시위 외에 계획 중인 활동이 있다면?
조금 있으면 ‘한국여성의전화’가 30주년이에요. 6월11일에 30주년 행사를 하는데 행사를 앞두고 공식 통계작업을 하고 있거든요. 통계작업 정리도 하고, 발표도 하고, 또 외국 다른 여성 NGO단체들의 축사등의 네트워크도 쌓을 예정입니다. 또 저희는 ‘정당방위사건’이라고 부르는데요. 폭력남편을 죽이게 된 부인들이 어떤 이유에서 어느 만큼의 형량을 받았는지 정리하는 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6월 11일 날 서울시청 신청사 8층에서 ‘한국여성의전화’ 30주년 행사 하는데 관심있으신 분은 꼭 한번 오셨으면 해요. 특히 여성이라면 오셔서 우리나라 여성 인권이 얼마나 가야할 길이 먼지에 대해 보시는 것도 좋을 거 같고 남성분이라도 우리 사회에 이런 문제가 있구나,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은 문제니까 한 번 더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