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먹는 저녁, 소셜 다이닝 하실래요?

해가 뉘엿뉘엿 지는 저녁 7시, 낯선 사람들이 하나 둘 들어와 저녁 식탁에 둘러앉는다. 식탁 위에는 6개의 도시락이 놓여 있다. 자리에 마주 앉은 사람들은 인사를 나누지만, 서로 이름을 묻는 것 이외에는 별말 오가지 않는다. 어색한 눈빛과 표정이 오가는 분위기 속에 한 사람이 나서 자신을 소개한다. “안녕하세요. 오늘의 집밥지기입니다.”

‘집밥’은 소셜 다이닝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플랫폼 사이트다. 집에서 만든 밥이 그리운 사람들이 도시락을 싸서 모여 먹자는 것이 본래 취지다. 모임을 주최하고 싶은 사람이 호스트가 되어 선호 지역과 대화의 주제를 선택하면 집밥 측에서 참여자 모집과 예약을 진행한다. 그렇게 모임이 만들어지면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이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며 밥 한 끼를 같이 먹는 것이다.

여기 저기 소셜 소셜, 소셜 다이닝이란?

소셜 다이닝은 단어 앞에 소셜(social)이 붙는 것들, 이를테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소셜 커머스와는 그 성격을 달리 한다. 사람과 사람이 직접적으로 만날 수 있는 장을 만든다는 점에서 차별화되고, 그 장이 다름 아닌 밥을 먹는 자리라는 점에서 친근한 듯 하면서도 이색적이다. 한국인에게 밥을 먹는다는 것은 단순한 음식 섭취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자리에 둘러 앉아 함께 식사를 한다는 것은 하루의 일상을 공유하고, 나아가 같은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음식을 매개한 소통이라는 것 외에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관계’에서 소셜 다이닝의 매력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처음 만난 낯선 사람들과 열린 마음으로 교류한다는 것은 배가 고프고 사람이 고픈 사람들의 일상에 활력소가 된다. 직장인 최연희 씨 역시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을 만나기 힘든데, 이렇게 애초에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니 제대로 된 소통이 되는 것 같다”며 “반복되는 일상에 비타민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주제로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음식 취향, 각자의 관심사를 가지고 모임을 주최하기 때문에, 다양한 모임을 살펴보는 것 또한 흥미로운 일이다. 여행, 스포츠를 함께 하는 취미 공유에서부터 진로나 이직 관련 고민을 나누는 것까지 사람들의 일상 속을 파고드는 모임들이 개설되어 있다. 집밥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에는 재테크와 관련한 모임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으”며 “그 외에도 같은 야구팀을 응원하는 모임이나, ‘채식주의’ ‘공정무역’ ‘쉐어하우스’ 등 특정한 테마 아래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모이는 모임 등 다양한 모임이 개설되고 있다”고 한다. 참여한 사람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받은 모임의 경우 계속해서 *차 앵콜 모임이 생겨나 관계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하는 보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시간과 관계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소셜다이닝은 오늘날 공유경제의 한 축으로 각광받고 있다. 공유 경제란 물건이나 공간, 서비스와 같은 것들을 필요한 만큼 빌려 쓰고, 필요 없을 때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 주는 공유소비(혹은 협업소비)를 뜻한다. 소셜 다이닝 역시 개인이 소유하고 있던 각자의 시간을 서로 공유하고 새로운 형태의 관계를 만들어낸다. 결국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주제로 새로운 곳에서 밥을 먹는 움직임은 새로운 소비 문화, 소유 문화를 정착시키고, 이는 결국 현대의 단절된 인간관계의 단면을 바꿔나가는 한 걸음이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