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정부와 새누리당이 여름철 발생할 대규모 정전사태(블랫아웃) 상황에서의 단전순서를 기존의 ‘아파트·주택-상가-산업’순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12일 민주당과의 정책협의회에서 현재의 단전순서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던 정부의 입장과는 배치되는 결정이다. 
정부는 경제적 파장을 고려해 단전순서를 결정하엿다지만 이는 조직되지 못한 다수를 희생해 조직된 소수의 이익을 보존하는 행태와 다름없다. 겉으로는 상업과 산업시설의 단전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백화점의 과잉조명이 국가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다. 기업의 전력손실은 손쉽게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지만 수십, 수백 만 시민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불편은 전혀 경제적 가치로 환산되지 않는다. 
문제는 당정회의에서 상업용과 산업용 전기에 높은 할인을 해주는 전략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었다는 점이다. 이번 여름에 예상되는 전력대란은 원전비리로 인한 원전가동 중단이 그 원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전기값으로 기업을 봐주는 정책이 있기 때문이다. 값 싼 전기값 덕분에 기업들은 에너지 비효율성에도 불구하고 가스나 석유대신 전기로 구동하는 설비를 구매하는 형편이다. 과연 전기값 보조를 통한 산업지원 정책이 타당한지 논의조차 없는 상황에서 전력사용의 가장 큰 문제는 제쳐두고 원전비리 재발방지만을 촉구하는 이상 전기를 둘러싼 논쟁은 앞으로 매 해 더욱 격렬히 반복될 수 밖에 없다.  
롯데월드 한 놀이동산이 한 달간 사용하는 1천만 Kw의 전력은 주변지역 2만 5천세대가 한 달간 사용하는 총전력의 양과 맞먹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전체 전기의 고작 14%만이 가정용으로 사용되고 나머지 86%는 상업용과 산업용으로 사용된다. 언제까지 전기사용의 주범을 내버려두고 막무가내로 국민 다수의 희생만을 강요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