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한민국은 온갖 추측과 해석으로 점철된 뜨거운 감자다. 중대한 정치, 연예 뉴스가 연이어 터지고 있고 그 중심에 일명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이하 국정원 사건)이 있다. 모든 사건, 이슈들이 곧 ‘국정원 사건’과 연결지어 해석되고 있다.

ⓒ 고함20

국정원 사건은 지난 대선 기간인 12월에 민주당으로부터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처음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6개월 만인 지난 6월 14일 검찰에 의해 국정원 대선 개입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지만 전 국민적 관심을 끌어내지 못한 채 몇몇 대학과 단체에서 시국선언과 집회만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4일 KBS 본관 정문 앞에서 만난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 방송분과장 조민혁(26) 씨는 이러한 현상이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조선·중앙·동아일보가 검찰이 국정원 대선 개입 사실을 발표하던 6월 14일부터 현재까지 국정원 사건을 보도한 건수는 네이버 뉴스를 통해 검색해본 결과 (키워드-국정원/ ‘NLL 대화록 공개’와 구분) 순서대로 약 31건, 15건, 16건으로 나타났다. 경향신문과 한겨레의 약 68건, 42건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25일, KBS 본관 앞에서 ‘국정원 선거 개입, 왜곡 편파 보도 규탄한다’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 중이던 민언련 방송분과장 조민혁씨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그는 이번 사안에 대해 계속해서 문제 제기를 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국정원 사태 관심 저조, 제 역할을 못하는 언론 탓

국정원 사건과 관련해서 국민들의 관심이 저조한 것이 단순히 ‘언론’의 왜곡, 축소 보도 때문일까? ‘그렇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국정원 사건이 검찰에 의해 사실로 밝혀지고, 분명 중요한 문제임에도 사람들이 잘 모른다면 언론의 책임이 제일 크다고 생각한다. 특히 그중에서도 방송사의 책임이 제일 크다. 언론의 존재 이유가 진실을 시민에게 알리는 것인데, 언론이 그냥 사적인 용도로 쓰일거면 언론으로서 존재할 이유가 없다. 언론에게는 공공의, 시민에게 봉사하는 최우선의 역할이 있는 건데 그 역할을 안 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일각에서는 연예인 관련 이슈들이 터지는 것이 ‘국정원 사건을 덮으려고 하는 것이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음모론인가? (웃음) 만약 연예인 이슈가 터지지 않았다고 해서 국정원 선거 개입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까? 그건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연예인 관련 이슈를 알고 싶은 사람은 그 사안만 알려고 할 것이다. 연예인 관련 이슈들이 터지는 것과는 상관없이 근본적으로 ‘국정원 사건’이라는 사안에 관심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곧 이와는 별개로 방송을 통해 정치적 사건을 덮으려는 시도들은 어느 정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2년 동안 방송 모니터링을 했는데 방송에 의해 중요한 정치적 사안들이 묻히는 경우를 봤다. 처음에는 단순히 우연이라고 생각했지만 계속 그러한 상황들이 반복되는 것을 보고 ‘이건 아니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기 때문에 방송을 통해 정치적 사건을 덮으려는 시도들은 어느 정도 있다고 본다.”

시사매거진 방송 불발 사건, 수정 거치더라고 방송이 됐어야・・・.

지난 23일에는 MBC ‘시사매거진2580’에서 국정원 사건과 관련된 사안을 보도하려 예고까지 내보냈지만 심원택 제작부장에 의해 저지되면서 방송이 불발된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이 이번 1인 시위에 큰 도화선이 되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꼭 시사매거진 방송 불발 건 때문에 시위를 하는 건 아니다. MBC, SBS, KBS, 조선·중앙·동아일보 앞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MBC 보도만의 문제가 아닌 주요 언론사인 방송 3사와 조선·중앙·동아일보 모두가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라는 것이다.

시사매거진2580 기자들에 의하면 “‘경찰의 수사 은폐 조작’ 부분과 ‘원세훈 원장의 간부회 발언’ 등을 통째로 삭제해 제작하라는 심원택 제작부장의 요구에 7차례 수정을 했고, 방송을 내려고 했지만 방영이 저지되었다”고 전해졌다. 그는 이러한 사안들을 삭제하고서라도 방송이 되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것에 대한 문제 제기는 나중 문제라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 사건에 관련된 내용이 많이 방송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그나마라도 국민들이 알 수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중요한 부분을 삭제한 채 내보낸다면 (우리는) 외압 또는 왜곡보도에 대해 항의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일단 내보내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주요 언론사들의 왜곡‧축소 보도 문제 심각

민언련에 의하면 “정권에 의해 장악된 방송사와 보수 신문들은 언론의 역할을 포기한 채 국정원의 불법적인 선거 개입의 공범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특히 공영방송사인 KBS와 MBC는 국정원 선거 개입 사안을 축소‧누락‧편파보도 등 악의적인 보도 행태를 보이다가 ‘NLL 발언 조작’ 이후 정부‧여당 측의 주장을 받아 유포하면서 진실을 가리기 위한 ‘물타기보도’로 혈안이 되어 있다.”고 말했다.

조민혁씨 또한 MBC, KBS, SBS, 조선‧중앙‧동아일보로 시위를 한정 지은 이유로 이들이 “가장 영향력 있는 주요 언론사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영향력 있는 방송을 비롯한 언론사들이 “진실을 감추고 덮어두는 것이 아닌 시민들에게 알려줄 수 있도록 기자들이 취재하고 파헤쳐 달라는 우리의 메시지가 전달되길 바라”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 25일 SBS, KBS, MBC 방송 3사와 조선·중앙·동아일보 신문사 앞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국정원 선거개입’ 왜곡·편파 보도행태를 규탄하는 1인 시위를 진행했으며 여러 언론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언론계 선언을 오는 26일(수) 2시 30분 프레스센터 앞마당에서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