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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살다 – ‘불가능공장’의 박세상씨 인터뷰

충남대학교에는 넓은 교정을 걸어 다녀야 하는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교내순환버스가 있다. 그러나 이 버스는 정규수업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운행한다. 6시 이후에는 궁동에서 기숙사까지 20분가량을 걸어 올라와야한다. 밤늦게 올라오는 기숙사생들을 위해 2009년부터 ‘아이엠궁 버스’가 생겼다. 오후 7시부터 새벽 1시까지 운행하며 요금은 600원이다. 단돈 600원이면 단숨에 기숙사까지 올라갈 수 있으니 학생들에겐 고마운 버스다. 이런 아이디어는 누가 생각해냈을까? 그 주인공은 바로 충남대학교 선박해양공학과 04학번 박세상씨다.
 


박세상씨는 아이엠궁 대표를 지내다가 현재 전주한옥마을 불가능공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람의, 사람을 위한, 사람에 의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그를 만나봤다.

Q. 불가능 공장은 어떤 곳인가요?
불가능 공장은 불가능한 일들에 도전하는 것이 당연해지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곳이에요. 실제로 전주한옥마을을 바꾸는 일들을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서 저희들이 한옥마을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 중 하나는 많은 관광객들이 한옥마을의 겉모습만 보고 가는 것이에요. 두 번째는 한옥마을에 살던 주민들이 떠나가고 있어요. 올라가는 집값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우리는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요. 

Q. 그런 문제를 어떤 식으로 해결하고 있나요?
전주한옥마을은 보시다시피 한옥이 중심이 된 곳이에요. 그런데 한옥보다도 더 중요한 건 여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에요. 불가능공장은 모든 콘텐츠를 사람 중심으로 만들고 있어요. 그 예로 한옥마을 사람지도를 만들고 있어요. 한옥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한 축제를 만들고 있고, 관광객들이 그냥 둘러만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공정여행 프로그램도 만들고 있어요.  

1년 전부터는 조약돌을 나눠주는 일을 하고 있어요. 조약돌이 사실 길에 떨어져있으면 아무런 의미 없는 물건이잖아요. 이런 하찮은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장소에서 특별한 사람이 나에게 선물을 한다면 이건 특별한 돌멩이로 기억 될 거에요. 한옥마을에 놀러온 사람들이 특별한 선물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나눠주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받으러 찾아와요. 

돌멩이를 나눠주는 일을 하다 보니 근처에 있는 돌 공장 사장님이 공장에서 남아서 버려지는 돌멩이가 있다고 알려주셨어요. 보니까 돌이 납작해서 편지를 쓰면 좋겠더라고요. 가져와서 한옥마을의 기념상품으로 만들었어요. 공장에도 좋은 일이에요. 공장에서 돌을 버리려면 돈이 들거든요. 돌 공장에서는 돈을 들이지 않고 우리한테 넘기고 우린 돈을 받고 기념품으로 팔아요. 이런 식으로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거죠.

Q. 아이엠궁, 불가능공장 같은 일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특별한 계기나 목표는 없었는데 자연스럽게 된 것 같아요. 이렇게 살아갈 수 있게 된 건 계속 내가 하고 싶었던 걸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대기업가라, 공무원 되라’하는 부모님의 압박이 없었고, 항상 내가 하고 싶은 걸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었어요. 특별하게 뭘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매 순간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누군가를 도울 수 있고 조금씩 주변을 바꾸고 있다는 걸 확인하면서 점점 빠지게 되었어요.

Q. 맨 처음 도전한 일이 아이엠궁이었나요?
개인적인 도전은 여러 가지 있었어요. 충남대학교 홍보대사를 했었어요. 한창 몸짱 열풍이 불었을 때는 트레이너 자격증도 땄어요. 둘 다 준비하는 데 각 1년씩 걸렸던 것 같아요. 헬스장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1년을 투자하니까 자격증이 생겼고, 1년 동안 충남대를 어떻게 홍보하고 내가 홍보대사로서 어떻게 충남대를 알릴 수 있을까 고민해서 홍보대사가 되었어요. 

특별한 피서를 보내고 싶어서 여름에 해수욕장에서 돗자리 400개를 팔았어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판 건 아니었어요. 돗자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돗자리를 주고, 놀거리를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어서 했거든요. 

이전의 도전들이 단순히 나 자신만 이기면 되는 거였다면, 아이엠궁은 나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사람들이 많이 얽혀져 있었기 때문에 저를 많이 바꿔 놓았어요. ‘내가 하는 일들이 주변에 쓸모 있게 사용이 되는구나. 내가 주변에서 필요로 할 수 있는 인재가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나만을 위한 스펙을 쌓는 것보다 주변을 돕고 주변으로부터 나를 찾는 것도 재미있는 것 같아요.

Q. 앞으로는 어떤 일을 하고 싶으세요?
정하기가 너무 어려워요. 지금은 다양한 경험을 쌓으려고 해요. 저는 직업을 40살에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저를 강의하러 가면 강사님이라 부르고, 컨설팅 하러 가면 컨설턴트님이라 부르고, 회사에서는 CEO라고 불러요. 남들은 이걸 모두 저의 직업으로 봐요. 근데 저는 아직도 제가 직업을 얻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현재는 내가 만들고 싶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계속 배워나가는 과정 중에 있다고 생각해요.

내 목표나 미래를 정해놓고 가진 않아요. 다만, 순간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보이면 최선을 다 할 거에요. 지금은 한옥마을에 있으니까 여기에서 최선을 다하고요. 언젠가는 내가 미국에 있을 수도 있고, 아프리카에 있을 수도 있어요. 지금 한옥마을을 바꾸고 있고 궁동을 바꿨듯이 내가 있는 그 장소를 바꾸는 일을 계속 하고 있을 것 같아요.

Q. 왜 하필 40살에 직업을 선택 하려고 하나요?
지금 당장 돈 버는 일은 할 수 있어요. 그런데 당장 돈 버는 일을 나의 직업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인생을 살고 싶고, 내 인생을 세상을 위해 어떻게 쓸 것인가 명확히 정할 수 있는 시점이 40살이라고 생각했어요.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내가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할지를 그 때 결정하려고 해요. 지금 하고 있는 모든 일들이 40살이 되어 선택해야할 때 영향을 주겠죠.

Q. 지방대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정보력도 낮고 시야가 좁아질 수 있잖아요. 자격지심을 갖는 학생들도 있어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생각을 바꾸면 좋겠어요. 제가 아이엠궁을 하면서 생긴 기회는 지방이기 때문에 훨씬 더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이었어요. 서울에서는 당연하게 일어나고 있는 문화나 현상들이 지방에는 없기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서울로 가려고 하는 것 같아요. 자기가 있는 곳이 싫다고 해서 더 좋은 곳으로 떠나려는 현상이 반복되면 자신이 원래 살았던 지역은 발전하지 못하고 그대로 있을 수밖에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서울에 없는 독특한 문화를 스스로 만들 수 있다는 건 엄청난 기회인 것 같아요. 내가 불편하다고 촌스럽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오히려 기회로 만드는 연습을 하다 보면 할 수 있는 일들이 너무나 많아요. 저는 그걸 발견했기 때문에 충남대 대학가 문화를 바꾸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지금도 한옥마을에서 이런 일을 하고 있어요. 오히려 문제점이 많으면 훨씬 기회가 많을 수 있어요. 서울에 있는 걸 따라가지 않고, 세상에 없는 걸 자기가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고함20

20대의 소란한 공존 [고함20]의 대표 계정입니다.

1 Comment
  1. std

    2014년 6월 15일 04:15

    ‘주변사람들에게 도움이되는’ 이라는 말이 참와닿았다. 박세상 대표 의지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그가 주변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동안 난 내 열정을 이용당했고 모두 쏟아부은 후에 쳐다도 안보는 사람.. 참비참했는데 .내 삶에 큰 트라우마가 되었던 일이 생각나서 댓글달아본다 2,3 년 전에는 따뜻하고 정많은 분이었다 들었는데 점점 변했다고 한다 나뿐아니라 겪어봤던 모든분들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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