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 맨>시리즈의 주인공인 토니 스타크는 자신을 MIT(메사추세츠 공과 대학) 출신의 THE MECHANIC 즉 수리공, 정비공으로 자신을 정의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이공계 학과 건물 내에서는 공대생이라는 이름에서 탈출하여 의사, 약사가 되고자 하는 움직임이 분주하게 일어나고 있다.



PEET는 Pharmacy Education Eligibility Test의 약자로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을 의미한다. 2009학년도부터 약학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다른 대학이나 학과 등에서 2년동안 기초 소양교육을 이수한 뒤, 정해진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과 대학별로 요구하는 지원 자격을 갖춘 사람에 한해서 약학대학 본과 1학년에 입학이 가능하게 되었다.



대학 입학과 동시에 PEET전문학원에 등록한 서지은(화학공학과, 20세)씨는 PEET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적성을 고려 했다기 보다는 아는 선배가 공대 졸업 후 불안정한 취업준비 대신 약대 편입 시험을 통해 전문직인 약사를 하라는 충고를 듣고 곧바로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김지훈(기계공학과, 27)씨는 “취업이 막막해 소득이 안정적인 약사를 하기 위해 PEET로 방향을 돌린지 3년이 지났지만 합격하지 못했다. 또 그렇다고 PEET에 투자한 돈과 시간이 아까워 그만두고 다시 취업준비를 하기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한국약학교육협의회에 의하면 매 회마다 응시인원이 증가하여 2014학년도 PEET 원서접수 결과는 전년도 대비 약 1400명이 늘어나 총 1만5513명이 접수했다. 경쟁률은 전국 약대 정원 대비 9.2:1로 나타났다. 전공별로는 공학/자연/농학계열 지원자가 총 4743명(30.6%)으로 가장 높았고 화학계열 3507명(22.6%), 생물학계열 3457명(22.3%), 인문사회계열 863명(5.5%), 물리/통계/수학계열 748명(4.8명), 의약학계열 536명(3.5%) 순이다.


 

이렇듯 이공계열 캠퍼스 내에서 탈출하여 약학대학으로 전향하는 주된 목적은 적성보다는 약사가 주는 직업적 안정성과 경제성이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약사들의 현실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건보공단과 약사회가 공동으로 진행한 약국지불제도 개선방안 연구결과를 보면 주변에 의료기관이 없는 이른바 동네약국은 월 70만원의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약국들은 월 1239만원의 수입을 올리지만 인건비, 관리 운영비 등에 1309만원이 빠져나갔다.


 

강성범씨(48, 약사)는 “약사가 풍족한 시간 속 에서 여유롭게 여가를 즐기는 고소득 전문직이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현재 동네약국은 적자로 돌아선지 오래다. 약국도 분명 자본게임으로 들어섰으며 돈을 벌기위해서는 얼마나 돈을 가지고 버티는가가 핵심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해마다 전 세계적으로 양극화가 심화되듯이 약국의 ‘부익부 빈익빈’ 또한 심화되고 있다. 자신의 적성보다는 단순히 약사라는 직업이 주는 안정성과 경제성을 기대하고 PEET를 준비한 이공계열 학생이라면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을 해 볼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