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의 조사결과 지난 MB정부가 추진하던 4대강 사업이 사실상 ‘한반도 대운하’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한반도 대운하 정책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중요한 대선 공약이었으나 경제성 부족, 환경 파괴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국민적 반대가 계속되자 2008년 6월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한반도 대운하 정책을 포기를 선언했다. 이후 정부는 수질관리 등을 이유로 내세워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4대강 사업은 야당과 시민단체로부터 사실상 한반도 대운하 정책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지만 청와대와 여당은 ‘4대강과 대운하는 별개’라는 말을 거듭해왔다. 감사원이 지난 10일 ‘4대강 살리기 사업 설계·시공 일괄입찰 등 주요계약 집행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함에 따라 야당과 시민단체의 지적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감사원 감사결과가 발표된 10일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기자들을 찾아 “감사원 감사 결과가 사실이라면 국가에 엄청난 손해를 입힌 큰 일이라고 본다”며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여러 언론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실패한 정책을 공격하면서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제스처로 해석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여론도 악화되고 있다. 시민단체인 대전환연운동 연합은 11일 관련 성명서를 발표하고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수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운하에 목적을 두고 몰래 4대강 사업을 추진했던 당시 청와대, 국토부, 환경부 인사들이 처벌받아야 함은 마땅하다. 그러나 정책 실행자들이 처벌을 받는다고 해서 당시 집권 여당이었던 한나라당, 현재 새누리당이 정치적 책임을 피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이미 당시 야당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4대강 사업이 사실상 대운하를 목적에 둔 사업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지만 이에 여권 인사들은 둘 사이에 전혀 관계가 없다고 변명하기 바빴다. 4대강 예산으로 시끄럽던 2009년 12월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4대강 사업은 절대 대운하 사업이 아닙니다. 민주당은 진실을 바로 보는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12월 28일 한나라당은 대운하 포기 선언을 하면서 “민주당도 4대강 사업을 아무런 근거없이 대운하 사업으로 호도해 예산안 심사를 거부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정치에서 정당은 책임정치를 실현하는 가장 중요한 주체다. 선거가 있을 때 마다 정치인은 바뀌어도 정당은 반영구적으로 살아남는다. 유권자는 이전 정부, 정치인에 대해서 정당을 통해 표를 주는 방식으로 평가한다. 이 매커니즘 덕분에 정치인은 ‘아니면 말고’식의 정치를 할 수 없다. 대통령이라 한들 소속 정당으로부터 사사건건 간섭을 받는다. 정당을 통한 책임성의 실현은 현대 정치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책임성을 외면하는 순간 정치는 곧 투기꾼과 협잡꾼의 이익추구 장소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 정권과 차별을 두고 싶어 한들 새누리당이 4대강 사업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회피할 수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