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평가에서 인문계열과 예체능계열의 취업률 지표는 제외하기로 한 교육부의 방침에 대해 우려섞인 목소리가 들린다. 지난 10일 한 서울 모 사립대 기획처장의 말을 빌리면 “인문계와 예체능계 교수들이 제자들의 취업에 별로 신경쓰지 않다가 취업률이 반영되면서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취업률 평가를 제외하면 이러한 노력을 덜 하게 돼 오히려 취업률이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출처: 시사인)

그런데 이러한 주장에는 두 가지 모순이 있다. 첫째는 교수들의 주객전도식 태도다. 대학 교수의 본질적인 의무는 연구와 교육이다. 연구는 본인의 의지와 노력에 의존하나 교육은 학생들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부분으로, 학문적인 도움뿐만 아니라 진로에 있어서도 자문이 필요한 제자들에게 적극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교수의 의무이다. 교육자로서 이행할 사회적인 역할이 아니라, 대학 평가에 취업률이 반영되기 때문에 신경쓰게 되었다는 말을 듣는 지경이라면 교수들은 수치스러워해야 한다.

둘째는 취업률 평가가 제외되면 취업을 위한 노력을 덜 하게 되어 취업률이 더욱 떨어지게 될 것이라는 부분이다. 학생들이 취업에 몰두하는 것은 절대 대학 평가를 위해서가 아니다. 교수가 학생의 취업을 위해 노력을 덜 한다고 하더라도, 평가지표에 더이상 들어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취업률이 떨어지리라는 예측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 오히려 지금까지의 획일적인 정량평가로 대학 교육이 왜곡되어왔다고 보는 편이 맞다.

취업률 산정에 예외를 두게 되면 예외를 인정하는 요구가 빗발치거나, 취업률이 저조하다는 인식 때문에 인문 및 예체능 계열로 지원하는 학생이 줄어 장기적으로는 해당 계열 대학을 보호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들은 대학 평가에서 취업률을 아예 제외하기보다는, 계열별로 가중치를 다르게 두어 취업률을 각각 선정하자고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더욱 무의미하다. 그러한 ‘절충안’이야말로 ‘취업률을 위한 취업률’ 꼴이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완전히 제외함으로써 취업으로부터 형식적으로라도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쪽이 낫다. 애초에 취업 지표는 대학 내부적으로 학생들의 졸업 후 진로 향방을 살펴보기 위함이 아니라 대학 평가, 즉 대외적인 순위매기기에 사용되어왔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이번 조치는 취업률이라는 지표로 대학을 평가하는 것에 대한 문제를 인식했다는 것에 가장 큰 의의가 있다. 무분별한 학과 구조조정 사태로부터 학생들이 받는 피해를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편법을 동원해 취업률을 올리는 부작용도 줄일 수 있기에 이번 조치는 그대로 시행되어야 한다. 이번 조치를 토대로, 획일적인 정량평가로 인해 고통받던 학과들에 대한 재정 지원과 사회적인 인식도 개선되어야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