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서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모습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친구와 카톡을 주고 받을 때, 모바일 게임을 할 때, 주변의 맛집과 명소를 검색할 때, 은행 업무를 보거나 쇼핑을 할 때 등 일상의 많은 부분이 스마트폰을 통해 좀더 편리해지고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한겨레

지난달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가 발표한 ‘스마트세대 20대의 미디어 이용 행태’ 보고서에 따르면 20대의 스마트폰 보유 비율이 93.5%에 육박했다. 미디어 이용 빈도 순위나 일상생활의 필수 매체 순위에 있어서도 20대는 역시 스마트폰을 1순위로 꼽았다. 스마트폰 3000만명 시대의 중심에 20대가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스마트폰의 편리함과 혜택을 잠시 미뤄둔 사람들이 있다. 여전히 카톡이 아닌 문자를 주고 받고, 널찍한 액정을 터치하는 것이 아니라 폴더을 여닫거나 슬라이드를 밀어올린다. 그들은 바로 피쳐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다. 저물어가는 2G 피쳐폰의 시대와 3G를 넘어서 불쑥 다가온 4G 스마트폰의 시대에 피쳐폰 사용자들을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 스마트폰의 습격, 스마트폰 소외족

스마트폰이란 사전적으로 무선 인터넷 접속 기능을 가진 휴대전화를 말한다. 피쳐폰과 스마트폰은 운영 체제를 통해 나뉘지만, 보다 확실하게 구분되는 지점을 꼽자면 스마트폰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다운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문자 서비스를 대체하는 모바일 메신저 앱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앱을 사용하는 것에서부터 불편함을 호소하는 피쳐폰 사용자들이 많은 것도 그 이유에서였다.

서강대에 다니는 임지연(22) 씨는 올해로 4년째 피쳐폰을 사용 중이다. “유난히 지난 학기에 수강한 강의에 팀플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팀플용 단체 카톡방에 참여하지 못해 난감했죠.” 현재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모임이나 스터디, 팀플의 연락과 공지는 주로 카카오톡 그룹채팅방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문자를 통해 따로 개별 연락을 받으니까 모임에 큰 지장은 없지만 그룹채팅방에 들어있지 않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소외를 느껴요. 또 매번 스마트폰이 아니라 카카오톡이 없다고 구구절절 말하는 일도 머쓱하죠.”

마찬가지로 피쳐폰을 사용한 지 4년이 넘어가는 박현동(24) 씨 역시 실시간으로 SNS를 이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소외를 느낀다고 말했다. “저는 페이스북을 하는데, 아무래도 컴퓨터로만 접속하면 그때 그때 올라오는 게시물에 반응을 보이긴 힘들죠. 예전에는 다들 컴퓨터 앞에 앉아 싸이월드 같은 계정으로 교류했지만, 지금은 다들 이동하면서 SNS를 하니까요.”

이 밖에도 스마트폰으로 가능한 일상 생활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스마트폰을 기준으로 한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 사람들도 있다. 오래도록 피쳐폰을 쓰다가 최근에 스마트폰으로 바꾼 최정원(22) 씨는 “연락 같은 기본 기능 외에는 별로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해 스마트폰으로 바꾸지 않고 있었는데, 최근 스마트폰은 휴대전화 그 이상의 기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차표, 영화 티켓을 예매하거나 금융 업무를 보다 간편하게 처리하는 일 뿐만 아니라 핸드폰으로 파일을 열어 보는 등 휴대용 컴퓨터 기능을 하기에 생각을 바꿨다.”

▲ 편리함이 불편한 사람들

그렇다면 이런저런 불편함과 스마트폰의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피쳐폰을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뜻밖에도 그 이유를 또 다시 SNS 앱에서 찾는 이들이 많았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최근에 중고로 다시 피쳐폰을 구입한 장주영(21) 씨는 “쏟아지는 SNS에 대한 피로 때문에 다시 피쳐폰을 구입했어요. 물론 그냥 앱만 지우면 될 일이기도 하지만, ‘안 하겠다’ 생각하면서도 계속 구경하게 되더라구요. 꼭 필요한 사람이라면, 혹은 꼭 필요한 연락이라면 전화나 문자로 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편하게 지내고 있어요.”라고 밝혔다.

주영 씨의 친구인 주혜진(21) 씨 역시 “기능이 많아 편리하긴 하지만, 시간이나 에너지를 과하게 낭비하게 될 때도 있어요. 하루에도 몇 번씩 의미없이 스마트폰을 만지는게 버릇처럼 되어서 저도 피쳐폰 구입을 다시 고려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피쳐폰의 장점은 또 있다. 바로 합리적인 이동통신비 요금이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보통 단말기 할부 금액에 이용료까지 합쳐 이동통신비를 납부한다. 단말기 할부 금액을 제외하고, 이용량과 상관없이 매월 일정한 요금을 납부하는 정액요금제의 가격만 보아도 적게는 3만 7400원에서 많게는 13만원까지 달한다. 작년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의 92.6%가 매달 4만 5000원에서 9만 5000원 사이의 정액요금제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일반 휴대전화 요금에 해당되는 피쳐폰 사용자들이 통신사에 납부하는 요금은 2만 5000원에서 3만 7000원에 불과했다.

장주영(21) 씨 역시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보통 7만원 안팎의 요금을 냈는데, 피쳐폰으로 바꾸고 나니 불필요한 연락을 안하게 되기도 하고, 인터넷 사용량도 줄어서 통신비가 2만원 정도 나와요”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