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국정조사특위 기관보고 이틀째인 25일, 전날 법무부에 이어 경찰청의 보고 도중 50분 만에 회의가 편파적으로 진행된다며 새누리당 위원들이 일제히 퇴장했다. 민주당 간사 정청래 의원의 질의 중 정해진 발언 시간을 넘기며 영상파일을 트는 ‘편법’을 쓰는데도 민주당 소속인 신기남 특위위원장이 제지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회의는 여야 특위위원들의 협의를 거쳐 20여 분만에 속개됐고, 이후 날카롭고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고 하나, 한때 파행되었던 회의인 데다 논쟁 과정에서 상대 당에 대한 폭로와 비난이 이어지면서 고성이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결국 결론 도출에 실패한 것이나 마찬가지 꼴이 됐다. 오늘로 예정된 국정원 기관보고가 무기한 연기됐기 때문이다.

이미 전원 퇴장을 통해 새누리당의 입지는 명확해졌고,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국정원 기관 보고를 무기한 연기하는 식의 발뺌을 통해 이를 공고히 한 셈이 됐다. 새누리당의 이런 회피식 태도는 두려움의 발로로밖에 인식되지 않는다. 경찰청 기관보고 내용을 비공개로 하자는 권성동 국정조사 특위 새누리당 간사의 말도 모두 이 연장선상에 있다.

대선 과정에서 국정원의 조직적 선거 개입의 진상을 알고자 하는 국민이, 새누리당이 보이고 있는 일련의 폐쇄적인 태도를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본인들에게 유리한 방식이 아닐 경우 일거 퇴장을 하거나, 국정 조사 결과를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겠다는 식의 태도는 불신만 더욱 조장할 뿐이다.

어렵게 시작된 국정원 국정조사가 일말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 그것은 국민들의 알 권리를 위한 진상 규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사건이 점점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매 순간 촉각을 곤두세우고 당사자들을 감시할 동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이 혹여 국민들이 지칠 때를 기다려 사건을 유야무야 하려는 계획이라면 오산이다. 집권여당의 국정조사 파행과 불참은 ‘유감스러움’을 넘어 부끄럽다. 새누리당은 최소한 책임감 갖는 척이라도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