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의 한 대형교회가 경매에 나와 화제가 되었다. 감정가는 526억으로 역대 종교건물 경매가 중 최고다. 춘천의 한 교회는 100억 원에 팔리는 등 경제난을 이기지 못한 대형교회가 잇따라 파산하고 있다. 경매에 오른 종교시설은 해마다 늘어 작년에는 312건에 달했다. 종교단체들이 신도들의 헌금을 담보로 초호화 건물을 지어놓고 막대한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교회건물을 경매에 내놓는 것이다. 높다란 대형교회 첨탑에 신의 철퇴 대신에 경제의 철퇴가 내려쳐진 셈이다.

한국 대형교회의 건물에 대한 집착은 유난스러울 정도로 심하다. 할렐루야 교회, 연세중앙교회, 사랑의 교회 등 수 백억 짜리 교회가 한국에는 즐비하다. 526억 짜리 교회의 모습은 한국교회의 기본 교리인 ‘기복주의’의 상징이다.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넘어서, ‘교회를 다녀야 자식이 좋은 대학에 간다’, ‘헌금을 더 내면 사업이 번창한다’ 식의 기복신앙을 설파하고 있다. 교회에서 미신으로 취급하는 한국전통 종교와 흡사하다. 굿판을 벌리고 복채를 지불하던 모습과 헌금봉투를 들고 예배당에 들어서는 모습은 본질적으로 같다. 그렇게 ‘복’을 바라던 소망을 담은 헌금이 차곡차곡 쌓여 거대한 교회건물로 형상화 되었다.
 
대형교회의 ‘물신’숭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교회와 신도를 묶어 파는 교회매매, 아들에 손자까지 물려주는 교회세습, 교회 내의 법정싸움 등 교회가 이미 이권투쟁의 장으로 변모했음을 시사한다. 최근에는 정치 붐을 타고 신도들을 선동하는 목사마저 등장하고 있다. 자신이 찍는 정치인이 곧 하나님의 길이라는 식이다. 대형교회는 자신들끼리의 이권다툼에서 정치권의 이권다툼에도 개입하고 있다. 헌금이라는 거대한 돈줄을 쥐고 있는 목사의 권력은 강력하다. 이러한 이권 때문에 대형교회 내에서는 법정다툼이 일상이다.

우리사회는 ‘네 이웃을 사랑하라’라는 말을 실천하는 종교가 필요하다. 급격한 발전과 함께 지역사회를 떠받치던 공동체는 사라지고 발전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소외된 사람들이 사회의 밑바닥으로 향하고 있다. 과거에 교회는 지역사회의 든든한 기둥이었고 소외된 이웃을 보살피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의 교회는 ‘네 돈을 사랑하라’고 외치고 있다. 참으로 인간적인 종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