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국회에 ‘근로기준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법률안의 제안서에서는 경험 습득을 목적으로 ‘근로’하는 인턴들이 현행법상 ‘근로자’로 인정을 받지 못해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을 개선하고자 해당 법안을 발의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소위 무급인턴의 활동을 ‘노동’으로, 무급인턴들을 ‘노동자’로 인정하고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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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급인턴 문제는 사회에 적나라하게 드러난 치부였다. 기업만의 문제도 아니다. 희망제작소와 같은 사회적 기업과 인권 단체인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에서도 무급인턴 또는 차비와 같은 최소한의 경비만을 지급하는 인턴을 모집해왔다. 유엔 국제난민기구나 유네스코와 같은 국제기구에서도 최저임금의 반조차 되지 않는 경비만을 지급하며 인턴을 채용하고 있다. 인턴을 채용하는 기업과 단체는 교육을 목적으로 한다는 이유로 인턴을 채용하여, 일반적으로 정직원에 준하는 노동을 요구하면서 차비나 식비와 같은 경비 이외에는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무급인턴제도의 부당함에 대해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에 인턴을 채용하는 기업과 단체들은 입을 맞춘 듯 같은 대답을 했다. 그들은 인턴이 노동자가 아니라 교육생이라는 선 긋기로 비판과 우려를 애써 불식시켜왔다. 노동자로서 인정받지 못하는 인턴은 ‘근로기준법’이 보장하는 어떠한 권리도 부여받지 못했다. 인턴은 온종일 근무하면서 아무런 보수를 받지 않아 최소한의 생활조차 보장을 받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민희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번 개정안은 인턴 근무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인턴을 노동자로 정의한다는 점에서 인턴제도의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개정안이 가결된다면, 더는 ‘인턴은 노동자가 아니라 교육생’이라는 대답으로 문제 제기로부터 도망치는 악습을 봉쇄할 수 있는 법적 토대가 마련될 것이다.
그러나 법적 토대가 마련된다는 것이 무급인턴제도의 궁극적인 해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무급인턴 제도가 문제라는 비판의 목소리는 존재해 왔으나, 무급인턴 본인들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거나 해결책을 제시하려는 노력은 드물었다. 무급인턴 당사자들이 인턴을 노동자가 아니라 교육생으로 한정 짓는 것에 머문다면,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무급인턴제도는 아무런 변화를 겪지 않을지도 모른다. 법이 무급인턴을 노동자로서 인정하더라도, 되려 본인들이 노동자임을 부정하는 꼴이다.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된 것은 가․부와 무관하게 무급인턴제도의 치부에 대해 입법부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는 점,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 법의 당사자들이 얼마나 주체적으로 문제에 관여할지의 여부다. 개정안이 가결되더라도 유명무실한 법안이 되지 않으려면, 부결되더라도 무급인턴제도의 변화를 요구하는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되기 위해서는, 당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그것만이 인턴이 노동자로서 권리를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발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