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5월 첫 방송을 시작으로 32년간 어린이들의 친구를 자처하던 ‘뽀뽀뽀 아이조아’(이하 뽀뽀뽀)가 어제 (8월 7일) 방송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후속으로 TV를 통해 누구나 균등하게 영재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한다는 취지의 ‘똑? 똑! 키즈스쿨’(가제)이 방송된다. 기존의 ‘뽀뽀뽀’가 엄마와 함께하는 ‘단어 맞추기’, ‘고민 말하기’ 등의 코너를 진행했다면 ‘똑? 똑! 키즈스쿨’은 수리를 통해 추리력을, 과학을 통해 창의력을, 언어를 통해 리더십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코너로 구성되어있다. MBC는 뽀뽀뽀 폐지의 이유로 교육 환경을 비롯한 삶의 전반이 다변화하면서 현행 유아 교육 프로그램 역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할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MBC '뽀뽀뽀 아이조아'

뽀뽀뽀에 대한 ‘구조조정’이 처음은 아니다. 서울YMCA에 따르면 지난 93년, MBC는 뽀뽀뽀를 주5회에서 주1회로 축소 방영했다. 당시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등 여러 단체의 반발로 결국 방송이 정상화 되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MBC의 결정의 핵심 이유에는 결국 ‘뽀뽀뽀’가 ‘돈이 되지 않는 방송’ 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었다. 공영방송을 표방하는 MBC는 뽀뽀뽀를 포함한 유아프로그램을 기업의 경영 논리로 결방, 축소해왔다. MBC의 말마따나 ‘새로운 변화 모색을 위해서’ 기존 방송 포맷을 바꾸는 방안이 아닌 ‘영재교육’을 표방하는 현 교육현실에 맞춘 프로그램을 선택한 것도 이를 입증한다.

서울YMCA는 “가만 나둬도 온 사회가 유아기부터 영재교육이 지나쳐 문제인데, 공영방송까지 뽀뽀뽀를 포기하고 영재교육에 나서겠다는 꼴이다.”고 말하며 뽀뽀뽀 폐지가 가져올 공영방송에서의 교육 프로그램 성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새로운 시대에 맞춰 변화된 방송이 하필 ‘영재 교육’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는 점은 지금 한국 유아 교육 현실의 일관된 ‘방향성’을 입증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또한 MBC가 제시한 ‘새로운 변화 모색’이라는 명분은 부모세대 때부터 이어져온 ‘국민 어린이 방송’이었던 뽀뽀뽀가 ‘국민적 합의’는 차치하더라도 시청자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이틀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에 대한 변명 치곤 솔직하지 못하다.

시대가 변하고, 아이들의 교육환경이 변하면서 방송도 지속적으로 변화를 꾀해야 한다곤 하지만 ‘변하지 않아야 할’ 가치는 세대를 넘어 존재하기 마련이다. ‘아빠가 출근할 때 뽀뽀뽀, 엄마가 안아줘도 뽀뽀뽀’라는 로고송에서도 알 수 있듯이 ‘뽀뽀뽀’는 과학 공부보다, 언어 공부보다 중요한 ‘가족의 소중함’, ‘타인과의 교감’ 등의 가치를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해내곤 했다. 장수방송으로서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조차 많은 영향을 미쳤던 ‘뽀뽀뽀’ 폐지 소식에 많은 이들이 아쉬움과 실망감을 표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마지막 방송 날, 어떤 작별인사도 없이 ‘그동안 뽀뽀뽀를 사랑해 준 친구들 감사합니다.’라는 자막으로 ‘뽀뽀뽀’를 끝내버린 제작진과 MBC에 실망감을 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