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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 버거와 자본주의 황금기

빵보다 큰 사이즈의 순쇠고기 패티에 베이컨 한 장. 한 가득 올라간 볶음 양파와 싱싱한 토마토. ‘1955 버거’의 맛은 ‘비교적 저렴한 맛’이라는 맥도날드 버거에 대한 보편적인 평가와는 상반되는 면이 있다. ‘1955 버거’의 1955는 첫 맥도날드 매장이 문을 연 1955년을 기념해서 붙인 이름이라 했다. 과연 자본주의 황금기의 맛이다. 

고대 그리스의 시인이자 작가인 헤시오도스는 인간의 역사를 5 단계로 구분했다. 제일 첫 번째이자 오래된 시기인 황금 시대(Golden Age)는 인간이 처음 등장하고 질서가 잡힌 시대였다. 그 뒤로 황금시대, 즉 ‘황금기’는 유토피아를 향한 비유가 담긴 단어로 널리 사용됐다. 
2008년 국제적인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휘청이면서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람이 부쩍 늘어났다. 하지만 자본주의를 향한 비판이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은 아니다. 19세기 산업혁명과 함께 자본주의가 서구유럽에 정착했지만 동시에 자본주의는 많은 비판에 직면했다. 자본주의의 물질적 번영 뒤에는 그림자처럼 공황, 실업, 빈부격차, 계급갈등이라는 단어가 따라다녔다.

소련의 선전 포스터 ⓒ위키피디아

지난 세기 가장 열정적이었던 동시에 파괴적이었던 이데올로기인 파시즘(나치즘)과 공산주의가 모두 ‘자본주의의 극복’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가 역사 속에서 승리를 거두고 있음이 분명한 시기가 있었다. 바로 ‘자본주의의 황금기’로 부르는 1945년부터 1972년 사이의 28년 남짓한 시간이다.  
2차대전이 끝난 1945년부터 제1차 오일쇼크가 발생한 1973년까지 자본주의는 전쟁으로 피해를 입지 않은 미국과 아메리카대륙 국가뿐만 아니라 2차대전으로 폐허가 된 서유럽과 일본에서, 철의 장막에 둘러쌓인 소련과 동유럽에서, 식민지에서 독립한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경이적으로 성장했다. 1950년부터 1973년까지 1인당 실질 GDP는 매년 미국에서 2.45%, 서유럽에서 4.08%, 구소련에서 3.36%, 일본에서는 무려 8.05%씩 증가했다. 
라인강의 기적으로 상징되는 폭스바겐 '비틀'의 100만번 째 차량, 1955년 ⓒplanet-wissen.de
자본주의 황금기의 경제성장은 그 이전, 그 이후의 시기와 비교할 때 더욱 뚜렷히 드러난다. 내연기관의 등장과 전기, 화학, 철강 기술의 발전으로 2차 산업혁명이 발생한 1870년대부터 1차대전이 발발하기 직전인 1913년까지 전 세계는 연 평균 1%대의 꾸준한 경제성장을 기록한다. 
반면 1차대전 종전부터 2차대전 이 끝나는 1945년까지의 기간엔 오히려 그 전 시대보다 경제가 더디게 성장한다. 1913년 까지의 경제성장이 영국의 안정적인 경제적, 군사적 패권과 통화, 상품, 노동이 자유롭게 거래되는 자유시장 덕분에 가능했다면 양차대전 사이의 낮은 경제성장은 패권국가의 부재와 경쟁적인 보호무역주의가 불러온 결과였다. 
1973년 오일쇼크 이후 세계경제는 다시 한 번 위기에 직면했다. 선진국 정부는 강력한 물가상승률 억제정책을 사용했지만 세계경제는 자본주의 황금기에 비례해 꾸준한 하강을 기록하고 있다. 1973년부터 1998년까지 서유럽과 미국의 1인당 실질 GDP 증가율은 각각 1.78%, 1.99%로 낮아졌고 구소련은 경제적 붕괴로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1950년대 미국 중산층의 풍요로운 이미지 ⓒenvisioningtheamericandream.com/

자본주의 황금기의 경제성장은 노동소득의 높은 분배와 맞물려 인류 역사상 최초로 노동자계층을 중산층으로 편입시켰다. 중산층이 획기적으로 증가하면서 이제 중산층이 사회의 다수를 차지하는 시대가 찾아왔다. 이 시기 약 60%의 미국인들이 중산층(중위 소득)으로 분류되었는데 이는 대공황이 시작되기 직전인 1929년의 31%에 비해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중산층의 증가는 곧 소비의 증가로 이어졌다. 1960년대가 끝날 때 쯤엔 87%의 가구가 TV를 소유했고 자동차와 식기세척기를 소유한 가구도 75%에 이르렀다. 
중산층의 소비욕구를 자극하기 위해 새로운 엔터테이먼트 산업도 발전했다. 1955년 레이 크룩이 맥도날드 형제로부터 맥도날드의 사업권을 사들여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바로 그 해 캘리포니아에선 디즈니랜드가 문을 열었다. 다양한 소비문화가 꽃을 피웠고 그 중심에 세계화, 미국화의 상징인 맥도날드가 있다. 
 
기간한정 메뉴로 출시된 맥도날드의 1955버거는 오는 8월 11일 까지만 매장에서 판매 할 계획이라고 한다. 1955버거를 처음 먹었을 때 느꼈던 그 풍요로움에서 자본주의의 황금기를 떠올렸던 것 처럼, 언젠가는 1955버거의 맛을 추억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고함20
고함20

20대의 소란한 공존 [고함20]의 대표 계정입니다.

2 Comments
  1. Avatar
    버거킹

    2013년 8월 8일 05:17

    맥도날드 광고냐? ㅋ

  2. Avatar
    맥도날드?

    2013년 8월 11일 11:45

    굳이 자본주의의 흐름을 설명하는데 맥도날드를 끄집어다 쓰는 이유가 잘 안잡히네요.
    맥도날드1955버거를 보고 자본주의의 황금기를 떠올렸다는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전체 글 흐름을 봤을 때 흥미거리로 문두에 제시하는 역할밖에 아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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