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미국 등지에서 10대 소녀들을 중심으로 ‘thigh gap’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다. SNS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한 이 단어는 ‘발목을 붙이고 똑바로 섰을 때 붙지 않고 벌어진 허벅지 사이의 틈’을 의미한다. 허벅지 사이 틈은 여성이 생각하기에 날씬한 다리의 표식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thigh gap’에 대응하는 유행어가 없었을 뿐, 젊은 여성 사이에서 가는 허벅지는 이상적인 몸매가 된 건 오래전이다. 다리 모양을 그대로 드러내 주는 스키니진의 유행으로 가늘고 사이 틈까지 벌어진 허벅지는 여성의 몸매 이상향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특히 한때 문제가 되었던 앙상하게 마른 모델들이 허벅지 사이 틈 현상에 이바지한 바가 크다. 마른 모델이 스키니진을 입고 있는 사진을 보면 허벅지가 일자 라인으로 뻗고 사이에 틈이 생긴다. 유행에 민감한 젊은 여성은 뼈만 있는 모델을 보면서 스키니진을 입을 때 예쁜 옷 태를 위해선 마르고 허벅지 사이가 벌어져야 한다고 인식한다.

ⓒ텀블러(Tumblr)

수많은 여성이 갖고 싶어 하는 아름다운 몸매는 점점 왜곡돼 앙상하게 마른 이만 가질 수 있는 허벅지 사이 틈까지 도달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여성들이 극단적인 몸매를 추구하는 현상에 대한 반발도 일어나고 있다. 일부 텀블러 이용자들은 허벅지 사이 틈이 없는 자신의 다리 사진을 게재하고 허벅지 틈이 없어도 문제없음을 말하기도 한다. 
한국 여성의 체격은 서양인보다 골격이 가늘고 상대적으로 말랐다. 따라서 여성이 허벅지 사이 틈이 생기는 가는 다리를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누구도 붙어있는 자신의 허벅지 사진에 틈이 없어도 문제없다고 외치지 않는다. 누가 봐도 날씬한 다리 사진을 올리고 두껍다고 말할 뿐이다. 한국에서는 늘 허벅지 사이에 틈이 생길 만큼 가는 다리를 추구해왔기에 ‘thigh gap’과 같은 단어가 유행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어느 누군가는 소위 ‘꿀벅지’라고 일컬어지는 가늘지만은 않은 탄탄한 다리로 여성의 몸매 이상향이 진화했다고 한다. 한 여성 연예인의 다리를 두고 언론과 대중이 탄생시킨 꿀벅지도 허벅지 사이 틈과 다를 바 없다. 꿀벅지로 지칭되는 허벅지도 ‘마르고’ 날씬한 허벅지에 대한 이미지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름의 기준이 지나치게 높아져 누구도 꿀벅지를 말랐다고 인식하지는 않을 뿐이다. 
허벅지 사이 틈과 꿀벅지 모두 여성 스스로 선택한 완벽한 몸매 이미지이다. 여성은 이 시대에 맞는 아름다운 다리 이미지를 스스로 선택하고 유행시켰다. 그러면서 사회와 남성이 날씬하고 마른 허벅지만을 좋아한다고 투정을 부리고 다이어트를 한다. 스스로 억압해가면서까지 자신이 정해 놓은 몸매 이상향을 좇아가려 하지 말자. 여성 스스로 몸매 이상향을 바꿀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사회와 남성은 여성들이 선택한 이상적인 몸매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아름답다고 생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