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가 한창이다. 국정조사에서 여당인 새누리당과 제1야당인 민주당은 격하게 대립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국정원의 댓글 활동이 정당한 국가안보 수호활동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국정원이 불법적으로 대선에 개입했다며 장외투쟁에 나섰다. 두 정당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을뿐더러, 서로의 태도까지 지적하며 감정적으로도 대립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두 정당의 20대 당원을 한 자리에서 만났다. 새누리당 당원 지명구(26)씨와 민주당 당원 서다운(25)씨다. 두 정당의 격한 대립이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며, 청년 정치에 대한 질문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Q. 작년 총선과 대선 때 청년 정치가 화두였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에서도 몇몇 청년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새누리당에선 손수조과 이준석이, 민주당에선 김광진가 장하나가 이름을 날렸다. 두 정당 모두 겉으로 보기엔 청년 정치, 그리고 20대에게 관심을 기울인다. 실제로 당 내에서도 같은 모습인지 궁금하다.


새누리당 지명구(이하 ‘지’) : 우리나라의 청년 정치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알고 있다. 이준석과 손수조는 반짝이기만 했다. 청년 정치는 선거 때만 잠시 이슈로 떠오르는 게 사실이다. 게다가 새누리당은 20대와 별로 안 친하다. 새누리당에서 이제는 청년 정치를 꾸준히 이어가고, 20대와의 거리감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중앙당에서 새누리 정치 학교, 대전 시당에서 청년 정치 아카데미를 진행했다. 모두 올해에 처음 진행한 행사다. 얼마 전에는 중앙청년위원회에서 중국 공산주의 청년단(공청단)을 방문했다. 공청단은 청년 정치인을 계속해서 키워왔다. 새누리당도 청년 정치가 이루어질 수 있게끔 배워보자는 취지의 방문이었다. 이런 게 2회, 3회로 이어질지는 나도 궁금한 부분이다.

민주당 서다운(이하 ‘서’) : 청년 정치가 선거 때만 이슈로 떠오른다는 말에 동감한다. 당에서는 이슈를 만들기 위한 도구로 20대를 활용하는 측면이 크다. 20대가 불쏘시개 역할 밖에 하지 못한다고 여기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그리고 민주당은 20대라면 당연히 민주당을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작년에도 20대 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이 이긴다는 생각을 암암리에 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민주당 안에는 20대가 드물다. 당 내 환경이 20대에게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대담에 참여 중인 민주당 당원 서다운 씨(좌측)와 새누리당 당원 지명구 씨(우측)

Q. 올해에 두 정당 모두 대학생위원회를 계속해서 모집하는 중이다. 그런데 모집 소식 외엔 대학생위원회에 대해 알다. 대학생위원회를 자세히 알고 싶다.

서 : 민주당 대학생위원회의 대표적인 활동은 정책자문단이다. 조별로 강연을 듣고, 정책을 만들어보고, 실효성이 있는지 확인해보는 활동이다. 현재 12기까지 진행됐다. 이외에도 봉사활동, 정치아카데미, 토론회 등을 한다. 주로 서울의 중앙당에서 진행된다. 아무래도 수도권에 대학생들이 많아서 그렇다. 올해 봄에 열린 정치아카데미는 전국에서 진행됐다.

지 : 정치아카데미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모두 민주당을 좋아해서 오는 건가?

서 : 아니다. 정치아카데미 강의는 민주당 당원이 아니어도 들을 수 있다. 오히려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학생들이 더 많았다. 정치아카데미 강연 자체가 중립적인 내용이었다. 내용 또한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 등 여러 분야를 포괄했다. 정치아카데미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당원 가입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지 : 최근에 새누리당 대전시당에 대학생위원회가 만들어졌다. 대학생위원회에게 주어진 특별한 권한이나 의무는 없는 것 같다. 당원으로 활동을 하면서 권한이나 의무를 느껴본 적이 없다. 권한이나 의무를 가진 건 손수조, 이준석 등 뿐이다.

서 : 민주당 대학생위원회도 비슷하게 권한이나 의무가 있진 않다. 당 활동을 자율적으로 원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무는 없다. 그런데 얼마 전에 권한이 늘어나긴 했다. 5월 4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가 바뀌면서 당헌당규도 바뀌었다. 대학생위원 200여명을 전국대의원으로 구성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200여명의 대학생 당원이 당대표, 최고위원을 뽑을 때 투표권을 가지게 된다.

Q. 같은 정당 안에 있다 하더라도 때로는 갈등이 생긴다. 특히 민주당은 계파 갈등이 언론에까지 노출된다. 같은 정당의 20대 당원 사이에도 비슷한 갈등이 있나?

지 : 그런 갈등은 보지 못했다. 새누리당의 특정 인물을 더 지지하거나, 이념에 차이가 있다는 이유로 20대 당원들이 갈리진 않는다. 새누리당이 정말 좋다는 당원과 아직 잘 모르겠다는 당원으로 나뉘긴 한다.

서 :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는 건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20대 당원들은 정치적인 액션을 할 필요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20대 당원들 사이에선 비슷한 갈등이 생기지 않는다.

민주당 당원 서다운 씨

Q. 새누리당과 민주당 모두 규모가 큰 정당이다. 그러다보니 유명한 정치인들도 많다. 두 정당의 정치인들에 대해 얘기해보고 싶다. 우선, 각자 자신의 정당에서 가장 좋아하는 정치인이 누군지 궁금하다.

서 : 최재천, 박영선 의원을 좋아한다. 최재천 의원은 올 봄 인사청문회에서 ‘영혼탈곡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100분 토론에 나가서도 말을 잘 한다. 박영선 의원도 이번 국정원 국정조사에서 꼭 필요한 발언을 해주고 있다. 내가 질문하고 싶은 내용을 대신 정확하고 빠르게 전달해주는 의원들이다. 국민들의 요구와 필요를 잘 찾아서 해결해주는 의원들이라 좋아한다.

지 : 김용태 의원을 좋아한다. 김용태 의원은 새누리당의 입장을 고수하지 않는다.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을 잘 한다. 당의 입장이 국민의 생각과 다를 경우, 당의 입장을 말하지 않고 자기 소신을 말한다. 이번에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한 것을 새누리당은 신랄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김용태 의원은 민주당이 장외로 나간 데는 새누리당의 책임이 더 크다며, 새누리당은 민주당을 어떻게 국회로 돌아오게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Q. 상대 정당에서 괜찮다고 생각하는 정치인 혹은 가장 싫어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말해 달라.

지 : 정청래 의원이 괜찮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국정원 기관보고 때 정청래 의원의 기조발언 들으니 새누리당 당원으로서 너무 창피했다. 국민들이 간질간질해하는 부분을 잘 긁어주는 느낌이었다. 말을 잘 하고 국민들이 알아야할 부분을 잘 짚어주는 모습이 멋있었다. 진보 진영에 꼭 있어야 하는 정치인이라 생각한다. 새누리당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진보를 잘 이끌어줬으면 좋겠다. 하나 문제점이 있긴 하다. 군대를 안 갔다 왔더라.

서 : 민주당에 싫어하는 정치인은 없나?

지 : 그렇다. 혹시 새누리당에 싫어하는 정치인만 있는 건가?(웃음)

서 : 큰일났네…(웃음) 새누리당 정치인이라 하면 딱히 떠오르는 인물이 없다. 작년 대선 때 민주당은 강력한 후보가 없다는 인물론에 시달렸다. 반면 새누리당에는 박근혜라는 강력한 인물이 있었다. 그런데 여전히 새누리당에선 박근혜 대통령만 떠오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싫어하는 정치인은 생각이 났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이다. 새누리당의 입장을 확실히 대변해야 하는 위치이긴 하지만, 말이 너무 심하다. 김태흠 대변인은 민주당의 장외투쟁이 강경노조의 활동과 같다는 발언을 했다. 민주당과 강경노조가 밖으로 나가는 이유를 모두 무시한다고 느꼈다.

지 : 민주당에 싫어하는 정치인이 생각났다. 임수경 의원이다. 임수경 의원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있고, 탈북자를 변절자라 말한 적도 있다. 종북 색깔이 너무 강한 것 같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니 그런 소신을 가질 수는 있다. 하지만 제1야당의 의원이라는 점은 잘 이해가 안 간다.

새누리당 당원 지명구 씨

Q. 주변의 20대 당원들도 비슷하게 생각하는 편인가?

지 : 새누리당에서 좋아하는 정치인은 다 다르다. 다른 정당에서 싫어하는 정치인은 주로 종북 논란이 있는 분들이다. 안철수 의원을 싫어하는 친구들도 많다.

서 : 민주당도 좋아하는 정치인을 말해보라하면 다양하게 나온다. 그런데 새누리당 정치인에 대해선 잘 모른다는 답변이 대부분이다. 아무래도 관심이 진보 진영 쪽에 있기 때문인 것 같다.

Q. 혹시 자기 정당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정치인이 있나?

서 : 없다.

지 : 혹시 정치 꿈나무인가?(웃음)

서 : 아니다. 생각이 다소 다른 정치인들이 민주당에 있긴 하지만 이해가 안 가는 정도는 아니다.

지 : 나도 없다고 대답해야겠다.

Q. 어느 정당이든 편견과 오해가 있기 마련이다. 물론 오해가 아닌 사실일 수도 있다. 어찌 됐든 편견과 오해를 풀어보고자 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당원으로 활동하며 많이 들어온 편견 혹은 오해 한 가지와 함께 해명까지 덧붙여 주시길 바란다.

서 : 요새 민주당이 무능한 야당이란 비판을 많이 받는다. 민주당이 무능한 게 맞긴 하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도와주지 않으면 민주당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회의원이 법안을 발의하고 통과시키려면 과반의 찬성이 필요하다. 새누리당이 의석의 과반 가까이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책임을 민주당에게 묻는 것은 너무 심한 질책이라 생각한다. 국정조사를 잘 해내지 못하고 있다 보니, 민주당이 다른 활동도 잘못하고 있다는 오해도 있는 것 같다.


지 : 편견 혹은 오해라기보다는 과제인 부분인데, 새누리당이 전라도와 친하지 않다. 지역감정의 대립은 잘못된 현상이다. 전라도와 친해지는 것은 새누리당의 과제라 생각한다. 경상도에서는 민주당 표가 그래도 좀 나왔다. 그런데 전라도에서는 새누리당 표가 거의 안 나왔다. 새누리당에서 전라도를 위한 좋은 공약을 만들고, 전라도와 친해져서 지역감정을 극복했으면 좋겠다.

대담에 참여 중인 민주당 당원 서다운 씨(좌측)와 새누리당 당원 지명구 씨(우측)

Q. 최근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사건 국정조사 특위’가 꾸려져 활동 중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대립이 확연하다. 국정원 댓글 의혹사건을 바라보는 각자의 입장은 어떤가?

서 : 민주당의 입장에 완전 동의한다. 국정원이 대선에 실질적으로 개입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어떤 국민이 봐도 정말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했다는 것은 확실하다. 이로 인해 이득을 본 박근혜 대통령이 연루된 부분도 분명히 있다. 여러 의혹이 있는데 새누리당은 해명을 하지 않는다. 새누리당의 입장이 뭔지 잘 모르겠다. 확실한 건 국정조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 : 어쩌면 나는 이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국정원 사건에 대한 새누리당의 입장에 많이 실망했다. 새누리당의 편을 들기 위해 국정원 사건의 사실을 부정한다면,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입장이 될 수 있다. 국정원이 한 정당을 위해 일을 했다는 게 혐오스럽다. 새누리당에서 책임이 있는 사람은 빨리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민주당의 장외 투쟁에는 반대한다. 국회로 돌아와서 서로 얘기를 해야 한다. 새누리당이 얘기를 하지 않는다 해도, 얘기를 하게끔 이끄는 게 야당의 역할이다.

Q. 마지막 질문이다. 새누리당에게 민주당이란? 민주당에게 새누리당이란?

서 : 새누리당은 미스테리한 정당이다. 새누리당의 강령을 찾아봤다. 산업화와 민주화가 짧은 기간에 성공적으로 완성됐다는 말을 하더라. 산업화는 그렇다 쳐도 민주화를 새누리당이 얘기한다는 게 어떤 생각인지 모르겠다. 강령의 마지막 쯤엔 새누리당이 희생을 통해 국가발전을 주도해왔다는 얘기가 있다. 그런데 새누리당이 도대체 무엇을 희생했는가. 새누리당이 민주화와 희생을 이야기한다는 걸 보고 너무 놀랐다.

지 : 왜 새누리당을 까기만 하나?(웃음) 민주당은 새누리당과 함께 가야할 정당이라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두 정당은 맨날 치고받고 싸운다. 하지만 두 정당이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다. 대한민국이 잘 되는 방향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서로를 적이라 생각하지 말고, 대한민국을 함께 이끌어갈 동료라고 생각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