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죄 사건으로 여기저기서 NL 주사파의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이 때 찝찝한 소식이 하나 더 들려왔다. ‘717 청소년 시국회의’의 일부 회원들이 ‘NL들과 같이 못있겠다’며 공식적인 결별을 선언한 것이다. 
<청소년 시국회의>의 트위터 계정. 현재 we will back. don't worry. be okay..라는 트윗을 마지막으로 운영이 멈춘 상태다.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청소년 시국회의는 29일 공식 트위터 계정으로 “내부의 사정으로 오늘부터 모든 청소년 시국회의의 활동을 중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회원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더 이상 청소년 시국회의 내부의 NL들과 같이 못있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청소년 시국회의는 청소년들이 중심이되어 7월 17일 국정원 규탄 시국선언을 한 단체로 이후 관련 집회에 참가하는 등의 활동을 계속해왔다. 국정원 청문회 당시 권은희 수사과장에게 지지문을 전달한 학생들 중 7명 중 5명이 청소년 시국회의 소속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청소년 시국회의는 그간 자신들의 활동이 청소년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진다는 점을 줄곳 강조해왔다. 지난 26일 조선일보와 TV조선등에서 ‘외부세력의 개입’을 지적했을 때도 청소년 시국회의는 트위터 공식계정을 통해 “희망이라는 단체와는 연대하고 있을뿐 모든활동들은 청소년들이 직접 주도하고 있습니다.”라는 입장을 반복했다. 
<21세기청소년공동체희망>의 단체 소개. 홈페이지 캡쳐.
논란의 중심에 ’21세기청소년공동체희망’이라는 단체가 있다. 홈페이지에 올라온 이 단체의 연혁을 보면 희망은 95년 전신이 되는 ‘서울지역청소년단체연합’을 결성한 이후 02년까지 매년 한 차례 씩  ‘희망과 통일을 여는 배움터 청소년 열린학교’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후 희망은 ‘두발자유, 학생인권보장을 위한 촛불문화제’를 열면서 의제를 다양화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미군장갑차에 희생된 신효순, 심미선 여중생 청소년 대책위 운영 및 청소년 행동의 날 개최’등의 활동도 지속해왔다. 
통일, 미군문제에 관심을 가졌다고 해서 과도한 의심의 눈길을 보낼 이유는 없지만 이 단체의 목적이 단순한 청소년운동 이상에 있다는 점을 완전히 부인할수는 없을 것이다. 정황증거가 단순한 의심에서 그칠 수 없는 이유는 NL계열 운동권이 그동안 대학에서 학생운동을 하면서 보여준 행태와 많은 모습이 겹쳐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겉으로는 대학생들의 자발적인 인문학, 사회과학의 학습을 내세우지만 시간이 지나면 ‘현실참여’를 강조하는 많은 단체들이 있다. 
방법적인 측면에서 운동권의 대중적인 활동 그 자체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학습모임, 운동모임등을 통해 회원간의 친목을 도모하는 일 그 자체를 비난할 수 없다. 문제는 겉으로는 자신들의 의도를 숨긴 채 조직관리와 성원재생산의 목적으로 모임을 활용하는 행위에 있다. 자신들의 목적이 당당하고 인정받을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된다면 목적을 전면에 내세우고 뜻에 맞는 사람을 모아 활동하면 되는 일이다. 전후사정을 모른 채 가입한 사람은 결국 배신감을 느끼고 단체를 떠나거나 열성회원이 되어 별다른 죄책감 없이 또 다른 사람들에게 손짓하는 일을 반복할 뿐이다. 
청소년운동, 학생운동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라도 당사자성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청소년운동의 현실적인 제한을 감안하더라도 어른들의 역할은 힘든 일을 결정하는데 도움을 주는 조력자에 그쳐야한다. 어른의 목적에 따라 좌우되는 단체를 청소년단체라 할 수 없다.

청소년단체라고 해서 두발자유, 강제야자 문제 등 개별적인 사안을 넘어서는 ‘정치적인’ 활동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아니다. 청소년도 충분히 우리 사회의 전체적인 구조에 관심을 갖고 활동할 수 있다. 우리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민주주의와 통일에 대해 이야기할 자격이 그들에게도 있다. 하지만 그 방향성은 누군가의 지시가 아니라 당사자의 토론과 합의로 결정되어야 할 사안이다. 청소년이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 되는 단체를 더이상 청소년단체라 할 수 이유가 없다. ‘717 청소년 시국회의’의 분열 사태가 유감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