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일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 후문 앞에서 ‘대학 구조조정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및 부실대학 정책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대학 구조조정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대학평가 지표의 전면 개선 ▲현행 대학 구조조정 정책 폐기 ▲ 대학의 민주적 의사 결정 구조 보장 등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은 사회를 맡은 경기대학교 임승헌 부총학생회장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임승헌 부총학생회장은 “지난 상반기에 전국적으로 대학 구조조정이 무리하게 진행되었다.”며 “(대학 구조조정 문제를) 대학생들이 힘을 모아 해결해나가기 위해 대학 구조조정 공대위를 발족한다.”고 말했다.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 지정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결국 피해는 해당 학교의 재단이 아닌 학생들에게 돌아온다.”는 지적이었다.

먼저, 대학 구조조정으로 최근에 학과가 통폐합 및 폐지가 된 동아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경남대학교 철학과 학생들이 발언 시간을 가졌다.

동아대 문예창작학과 정진리 학생회장은 “여름방학에 학교는 날치기식 구조조정을 발표했다”면서 “학생의 목소리가 전혀 들어있지 않은 일방적 통보”라며 구조조정의 비민주성을 규탄했다. 또한 “학교는 30% 미만의 취업률을 기록한 문예창작학과가 경쟁력이 없어 통폐합되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8월 1일에 예체능 계열의 평가에는 취업률 지표를 반영하지 않겠다는 발표가 있었다.”며 “합리적 기준이 없는 구조조정”이라고 주장했다.

경남대 철학과 비상대책위원회 윤태우 학생도 대학 구조조정의 문제점으로 비민주성과 비합리성을 짚었다. 윤태우 학생은 “학교는 이번 여름방학에 (경남대 철학과를) 졸속적으로 폐지했다. 학생들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결정했다. 1171억의 적립금을 쌓아놓고선 재정이 어렵다며 철학과를 폐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을 농락하고 있는 총장과 교육부의 탁상 행정을 저지하기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간단한 구호 제창 후에, 각각 올해와 작년에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부실대학)으로 지정된 성공회대학교와 국민대학교 학생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성공회대 사회과학부에 다닌다는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소속 학생은 “학교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면 학생들을 국가장학금과 같은 권리에서 배제시킬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도와줘야 하지 않냐”고 말했다. 뒤이어 “왜 학교가 부실하게 운영된다고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야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대 부실대 대책위원회 권혁민 학생은 “정부는 살인적인 등록금과 취업난, 열악한 교육 환경에 고통 받고 있는 학생들을 부실이라고 낙인찍으면서 사지로 내몰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권혁민 학생은 부실대학 선정이 대학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의견을 반박했다. “(부실대학에서 벗어나기 위해) 국민대는 취업률을 올리려고 기업의 입맛에 맞지 않는 학과를 폐지하려 했고, 학생을 조교로 채용하거나 대학원에 졸속으로 입학시키면서 취업률을 위장시키려 했다.”고 말한 것이다. 또한 “전임교원 확보율을 높이기 위해 150여명을 채용했지만 70%가 비정규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비리재단의 횡포, 경영의 부실이 있는 대학이라면 국공립화를 해서라도 정부가 지원을 통해 정상화를 시켜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마지막으로는 중앙대학교 비교민속학과 정태영 회장이, 공대위의 발족 및 향후 투쟁 선포 발언을 했다. 정태영 회장은 대학 구조조정 공대위의 위원장을 맡았다. 공대위는 9월 한 달에 걸쳐 전국의 대학에서 서명전을 펼칠 예정이다. 9월 28일에는 전국 대학생 공동행동을 통해 교육 문제의 해결을 촉구할 계획이다. 더불어 학과 구조조정으로 인해 학습권을 침해받은 학생들이 작성한 진정서를 취합하여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할 예정이다. 대학 구조조정과 관련된 강연도 기획 중에 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에 대학 구조조정 공대위는 교육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공대위와 교육부 측은 면담에 참여할 학생 수를 두고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공대위에선 학생 7명이 면담에 참여할 것을 요구했고, 교육부 측은 5명 이상은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실랑이 끝에 7명의 공대위 학생들이 교육부 건물 안으로 면담을 위해 들어갔다.

면담에 함께 참여한 박현서 대학 구조조정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교육부 장관이 아닌 교육부 대학 정책 담당자와 만났고, 공대위의 요구에 대한 명확한 답변은 없었다.”고 말했다. 박현서 집행위원장의 말에 따르면, 교육부는 12월에 대학 평가와 관련된 새로운 안을 발표하기 위해 10월에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또한, 교육부 정책 담당자는 공청회 때 공대위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