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성적 욕망을 다룬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가 9월 5일 개봉한다. 영화는 개봉 전부터 등급분류 문제로 시끌벅적 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는 직계 간 성행위 장면을 문제 삼았다. 두 번의 심의에서 뫼비우스는 한국에는 없는 제한상영관에서만 상영 가능한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 김기덕 감독이 대표로 있는 김기덕 필름은 3번의 편집 끝에 영등위가 지적한 근친상간을 떠올릴 수 있는 장면을 삭제했고, 뫼비우스는 오는 9월 개봉이 허락됐다.
뫼비우스는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아 만 18세 미만의 청소년은 볼 수 없다. 만 18세 이상이라 하더라도 「초·중등교육법」 제2조의 규정에 따라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면 관람할 수 없다. 영등위는 뫼비우스에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내린 이유를 “선정적인 부분은 직접적이며 자극적으로 표현되어 있고, 그 외 폭력성, 공포, 모방위험 및 주제 부분에서도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내용을 포함”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목에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부분은 ‘선정적인 부분’이다. 뫼비우스에 앞서 2011년 개봉해 광주인화학교 사건을 다룬 도가니 또한 “성폭행 등의 묘사가 구체적이며 직접적으로 표현”되어 있다고 지적받아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도가니에서 교장과 행정실장이 교장실과 화장실에서 청각장애인 여학생들을 성폭행하는 장면이 나온다. 한 남자 교사는 자신의 집에서 청각장애인 남학생과 학생의 남동생을 성폭행하려 한다. 
영등위가 지적한 성폭행 장면들은 사실을 보여주고 문제의식을 심어주기 위한 장면에 불과 하다. 도가니는 성폭행이나 사회적 약자 보다는 돈 혹은 권력을 쥔 자들의 편에 서는 사회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 도가니를 통해 고등학생 정도라면 학교에서 알려주는 이론이 아닌 현실을 배우고 도덕교과서가 다루는 고리타분한 얘기를 스스로 깨닫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그렇다면 청소년에게 도가니 관람권을 박탈하는 것이 더 유해한 것 아닐까.
 
영화 '뫼비우스' 포스터

뫼비우스 얘기로 다시 돌아가 보자. 뫼비우스는 가족과 성(性)을 다룬다. 한국 뿐 아니라 어느 나라든지 가족이라는 그룹 안에서 성적 욕망에 관해 얘기하기는 힘들다. 특히 유교문화의 꽃인 도덕과 윤리를 중요시 여기는 한국에서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서 성적 욕망은 숨겨야 되는 것 중 하나이다. 그러나 뫼비우스는 가장 근본적이지만 암묵적으로 쉬쉬하고 있는 문제를 건드려 보여주려 한다. 영등위는 청소년관람불가라는 등급을 방패막이로 청소년들을 이 주제에서 떨어뜨리려는 것처럼 보인다.
이제는 무엇이 진정 아이들을 위한 것인지 심사숙고할 때이다. 영화 등급분류는 복잡다단한 문제가 얽혀 있겠지만 한 가지를 콕 집어 보자면 어른은 아이들이 예쁘고 행복한 것만 보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강간과 살인, 거짓 등이 넘쳐나는 현실을 알기에 그런 현실로부터 아이의 순수함을 지켜주고 싶어 한다. 그러나 아이들을 현실과 동떨어진 동화의 세계에만 갇혀있게 하는 것은 어른의 욕심일 뿐, 아이들을 위한 것은 아니다. 게다가 성인에 가까운 고등학생을 여전히 어린 아이처럼 대하는 한국의 어른들은 아이들을 보호하고자 하는 욕심과 아이들이 보여주는 현실에서 오는 괴리감을 느끼며 어쩔 줄 몰라 한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도덕과 윤리의 가치관이 흔들리고 있다. 문제는 아이들이니 바로 잡으라는 신호가 아니다. 변화에 유연한 아이들은 시대에 맞춰 변하고 있는 것뿐이다. 아이들을 위한 도덕과 윤리의 가치관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신호이다. 영등위가 뫼비우스에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내린 것이 적절한지를 따지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도가니를 포함해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영화 중 일부를 고려한다면 영등위의 판정에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이제는 어른의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보다는 아이들의 변화를 이해하고 이들이 보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려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