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년 1월에 있었던 “홍대 청소노동자 투쟁”을 알고 있는가? 라는 질문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그들의 투쟁은 아직 현재진행형이지만 이미 미디어나 언론에 수십 번씩 언급되고 노출된 ‘이슈’는 어떤 말도 놀랍지 않게 만들어버렸다. 청소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 혹은 형편없이 낮은 임금과 식대에 대해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아니 어쩌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혹시, 청소노동자 투쟁에 대해 ‘알고 있다’는 사실만 알고 있는 건 아닐까. ‘20대인 내가 청소노동자 투쟁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진 않을까. <고함20>의 청소노동자 기획기사는 이런 물음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이는 4개의 기사를 쓴 고함20의 구성원들의 물음과도 맞닿아 있다.  -편집자 주 


올해 8월 전남대 여수캠퍼스 청소노동자들은 무더운 여름,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음에도 몇 대의 선풍기로만 더위를 이겨내고 있었다. 대학이 노조를 설립한 청소노동자들의 에어컨 선을 절단한 것이다. 같은 시기 직원 휴게실은 여전히 에어컨을 이용할 수 있었다. 대학 측은 “에너지 절감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선을 자른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노동자는 청소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노동자로, 환경 미화원이라는 말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대학 청소노동자는 대학 내의 전반적인 청소를 담당하는 사람들로, 일반적으로 청소 용역 업체에 고용되어 문제가 되고 있다. 2004년 6월 고려대 청소노동자들이 고용 보장과 노동시간 연장 중단을 요구하며 집회를 연 것을 시작으로, 청소노동자들의 기본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처우는 지난 10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개선되지 않았다.
 
대학 내 청소노동자들의 문제점은 우선 간접고용 형태의 계약 방식에 있다. 간접고용이란 학교와 청소노동자가 일대일로 계약하지 않고, 학교는 용역 업체와 계약하고 용역업체에서 청소노동자들을 계약하는 것을 말한다. 2004년 첫 집회가 열린 고려대의 경우 1999년부터 직접고용 형태를 버리고 간접 고용형태를 택했다.
 
용역 업체들은 청소노동자를 싼 가격에 계약하고 부당한 폭리를 취했다. 비정규직인 청소노동자와 짧은 계약 기간을 체결하거나, 그들을 연령에 따라 정리해고하기도 한다. 또한 한 용역업체와의 계약이 끝나면 새로운 용역업체가 선정되었을 때, 대학도 용역업체도 고용 승계를 보장해주지 않았다. 대학은 청소노동자들과 직접 계약을 체결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부당한 대우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는 했다.
 
게다가 대부분의 대학이 수많은 용역 업체를 입찰 식으로 선발하고 있다. 서울대는 22개 용역 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다. 관악노동인권네트워크가 지난 2011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청소노동자들은 쉬는 시간에 다른 용역업체에 고용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다. 다른 고용 조건을 서로 교류하지 못하도록 내려진 조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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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청소노동자들의 부당한 대우가 지난 2011년 1월 초, 홍익대 170여명의 청소노동자들이 무더기로 정리해고를 당하면서 공론화 되었다. 기존 용역업체가 인건비 협상에서 실패해 입찰을 포기하자, 고용 승계를 보장받지 못한 노동자들이 한 순간에 갈 곳을 잃은 것이다.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은 49일 농성 끝에 학교로부터 전원 고용승계를 보장받고 이전 계약보다 높은 인건비로 계약할 수 있었다. 하지만 홍익대가 원래 최저수준의 인건비를 두고 업체와 협의하길 원했다는 점과 백 명이 넘는 기존 용역들을 해고했다는 점 등으로 대학의 윤리성에 대한 지적과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해야한다는 인식이 생겨났다.
 
물론 발전도 있었다. 2011년 말 고려대, 연세대, 홍익대 등 11개 대학 한 개 병원은 처음으로 동일한 노동조건을 요구하는 집단 교섭 방식을 시도했다. 여러 대학이 모여 단체 협약을 통해, 좀 더 나은 조건을 계약을 갱신하는 일도 있었다. 2012년 9월 덕성여대, 동덕여대는 임금 및 보충 단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또한, 2012년 말 연세대는 대학 최초로 청소노동자들의 고용 승계를 보장했다. 새 용역 업체 선정 후 기존 노동자들의 고용 승계를 보장하고, 단체 협약을 할 것을 약속한 것이다.
 
몇몇 대학은 더 나은 계약을 갱신하고 있지만, 청소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은 여전하다. 2013년 5월 경산지역 4개 대학 경일대, 대구카톨릭대, 대구대, 대구한의대 소속 청소 노동자들은 1일 8시간 기본급과 연장근무 수당 보장, 노조 활동 보장 등의 기본적인 권리들을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노동자들의 기본 권리인 노조 활동권 조차 제약 당하는 현실에서, 2004년 고려대 청소노동자들이 주장한 불안한 고용승계의 안정화, 강도 높은 노동 시간 부담 중단 등의 요구는 지난 10년 간 반복되었지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