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어르신에게 기초노령연금 두 배 인상”.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걸었던 핵심 공약이다. 소득 하위 70%의 65세 이상 노인에게만 주어지던 기초노령연금을 기초연금화하여 모든 65세 이상 노인에게 현재 기초연금의 2배를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기초노령연금 공약은 크게 후퇴할 전망이다. 정부의 기초연금 수정안이 26일에 공개될 예정이지만,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사퇴 의사를 밝힌 탓에 이미 논란이 됐다. 사퇴 의사를 밝힌 이유가 기초노령연금 공약 후퇴에 대한 책임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진영 장관은 24일, 사퇴 의사를 밝힌 건 맞지만 기초노령연금 공약 때문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초노령연금 논란은 진행될 대로 진행된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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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기초노령연금 공약은 계속해서 후퇴하는 중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지 한 달도 안 지났던 1월 14일,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의 발언이 후퇴의 시작점이다.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에서 심재철 의원은 기초노령연금 공약이 “65세가 넘은 삼성 이건희 회장 같은 부자에게도 노령연금을 주겠다는 것”이라며 선별복지의 대원칙을 훼손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원칙이 훼손되거나 예산이 없는데도 무조건 공약대로 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초노령연금 공약을 이행할 필요가 없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1월 28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기초노령연금 공약의 후퇴를 시사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연금 가입자의 경우, 국민연금의 기초부문이 20만원에 모자라는 부분만큼 기초노령연금을 더 주겠다.”고 말했다. 65세 이상의 모든 노인에게 매달 20만원의 기초노령연금을 주겠다는 말이다. 이 말 대로라면, 국민연금의 기초부문이 10만원을 넘은 가입자들은 기초노령연금 두 배 인상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20만원을 넘은 가입자들은 기초연금이 아예 인상되질 않는다. 국민연금에 가입하면 오히려 손해라는 반발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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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발이 커지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2월 21일, 새로운 기초노령연금 방안을 발표한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보다 후퇴한 방안이었다. 국민연금 가입자의 경우, 가입 기간이 길수록 기초연금을 더 많이 받게 됐다. 그런데 기초연금 월 수령액이 소득 하위 70%는 14만원~20만원, 상위 30%는 4~10만원으로, 두 배 인상은커녕 20만원조차 못 받는 경우가 생겼다. 소득 상위 30%의 국민연금 미가입자에게는 월 4만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한다. 기초노령연금 공약의 대폭 후퇴가 가시화된 셈이다.

논란이 커지자 국민행복연금위원회가 3월 20일에 발족하여 기초연금의 도입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기초노령연금의 지급액과 대상이 점차 더 후퇴하며 노동자, 농민 대표가 위원회를 6월 27일에 탈퇴하기에 이른다. 국민행복연금위원회는 7월 17일, 3가지의 도입 방안을 정부에 제출하고 해산했다. 3가지 방안 모두 인수위에서 제시한 방안보다 후퇴한 내용들이었다. 3가지 방안 중 노인 70%에게 월 최대 20만원을 차등 지급하는 방안이 26일에 공개될 정부의 기초연금 수정안으로 유력하다고 전해진다. 30%는 기초노령연금을 전혀 못 받게 돼, 지급 대상이 대폭 줄어드는 것이다.

기초노령연금 공약은 재원 마련부터 구체적인 실현 방안까지 말이 계속해서 바뀌어 왔다. 일관적인 것은 단 하나, 공약이 후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연 공약 실천의 의지가 있는지 심히 의심된다. “모든 어르신에게 기초노령연금 두 배 인상”을 이뤄내기 위해선 엄청난 재원이 필요하다. 경제학자들은 대선 공약집에서 제시된 15조원으로는 부족하다는 의견을 밝혔었다. 박근혜 정부가 진정으로 기초노령연금 공약 실천 의지가 있다면, 조세 저항이 있더라도 감수해야 한다. 공약을 실천하기에 무리인 상황이라면, 공약을 불이행한 사과와 함께 어째서 무리인지를 상세하게 설명해야 한다. 어느 쪽이든 확실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 9개월여에 걸쳐온 지지부진한 공약 후퇴 과정만은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