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등록금, 군 복무 단축, 행복주택 등 주요 공약 지켜지지 않고 있어
일자리 정책은 비교적 적극적으로 추진, 하지만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
기초연금 공약을 수정함으로써 비난을 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그렇다면 청년 공약은 제대로 지키고 있는 걸까? 박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내놓은 대표적인 청년공약 8가지가 얼마나 지켜지고 있는지 알아봤다. 박 대통령의 18대 대선 당시 청년 공약은 ‘교육’, ‘복지’, ‘일자리’ 3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교육, 복지 공약은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거나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반면 일자리 공약은 꾸준히 추진되고 있었는데, 공약의 실효성 논란은 여전히 남아있다.
(공약 이행 여부는 ○ △ X로 판단했다.)

ⓒ 박근혜 플리커

1. 반값등록금
 

공약 내용: <소득연계 맞춤형 지원> 선별적 복지 철학을 기반으로 저소득층에 혜택을 더 주고 고소득층은 혜택을 덜 받도록 차등 지원 (소득 2분위까지 전액지원, 3~4분위 75%, 5~7분위 50% 등) 7조 원의 필요 예산 중 4조 원은 국가 예산에서 편성. 나머지 3조 원은 교내외 장학금과 대학의 자체노력으로 충당.
현재X
대선 토론에서도 화두가 되었던 반값등록금 정책이다. 정부가 편성한 2014년 예산안에 따르면 국가장학금 예산은 3조 1850억 원이다. 2013년에 비해 4100억 원 증가했다. 그러나 기존에 약속했던 4조 원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교육부 역시 공약의 실현을 위해 전년도 예산에서 1.6조를 증액 요구했으나 실제로는 4100억 원만 증액 편성됐다.
게다가 교내외 장학금 및 대학 자체노력으로 충당해야 할 3조 원은 아예 보이지도 않는 수준이다. 이 부분은 공약을 내놓은 당시에도 무책임하다는 평을 들었다. 정진후 의원실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도 대학교의 등록금 인하액은 450억 원, 장학금 확충액은 949억 원이었다. 3조에 턱없이 못 미치는 금액이다.
국가가 충당해야 할 4조 원 중 1/4가량이 없고, 대학은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줄 노력을 전혀 하지 않는다. 소득연계 맞춤형 지원 등록금 정책이 제대로 실현될 리 만무하다.

2. 대학 지역단위 특성화, 학문단위 특성화 등을 추진

공약 내용: 대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대학 특성화 유도, 지방대학을 권역별로 특성화해서 전문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도록 적극 지원
현재 
추상적인 이 공약을 구체화시켜 실천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은 8월에 교육부가 발표한 ‘지방대학 육성방안 시안’에서였다. “개별 대학 및 지역 여건에 맞는 특성화 분야 육성을 통하여 대학 특성화를 견인하고, 지역창의인재 양성을 지원”을 목표로 한 시안은 여전히 추상적이긴 하나 주목할 만한 점도 없지 않다.
‘재정 지원’ 이야기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정부는 “학문분야별 특성화에서 출발하여 대학 전체의 차별화된 특성화로 발전하는 대학발전 경로에 따른 맞춤형 재정지원사업 마련”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정책을 통해 “지방대학에 대한 할당 또는 지원 비중 확대를 통해 수도권 대학과의 형평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이야기한다.
지방대가 ‘지역 인재’를 유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정책을 마련한다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해당 지역 소재 고등학교 졸업자 중 일정 비율을 선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것을 의·치·한의대·로스쿨 등 전문대학원까지 확대해서 선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더불어 공무원 5급 ‘지방인재 채용목표제’를 7급까지 확대하고, 지역인재추천 채용 목표 인원을 확장하는 계획도 세웠다.
물론 지방대학 육성방안은 아직 ‘시안’일 뿐이며, 구체적으로 이뤄진 것이 없다. 정책이 어떻게 시행될 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3. 행복주택

공약 내용: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 20~40대 무주택자와 서울과 수도권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임대주택과 기숙사 등을 제공, 철도부지 위에 인공대지를 조성하여 내년 하반기 5개소에 시범 착공한 뒤 55개소에 약 20만 가구를 건설
현재X
행복주택 건설은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 남가좌동, 공릉동, 오류동, 안산 고잔동의 철도부지 4곳과 목동, 가락동, 잠실동의 유수지 3곳을 1차 지구로 선정했다. 그러나 착공이 예정된 지역은 오류 1500가구, 남가좌 650가구 뿐이다. 나머지 5개 지구는 주민 반발이 거세서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올해 착공 목표였던 1만 가구에 턱없이 못 미친다.
2차 지구 발표도 미뤄지고 있다. 주민 의견을 미리 수렴하지 않고 무조건 부지를 선정한 것이 잘못이라는 의견이 많다. ‘행복주택’ 공약을 지키려면, 행복주택의 당위성만을 내세울 게 아니라,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과정을 등한시하지 않는 게 먼저일 듯하다.

 

4. 군 복무기간 단축

공약 내용: 현행 21개월에서 18개월로 단축

현재
X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전날 광화문 유세에서 군 복무 18개월 단축을 공약했다. 기존에 새누리당과 박근혜 캠프는 문재인 후보의 군 복무 기간 단축안이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해 왔으나, 결국 마지막에 태도를 바꿨다. 청년들의 표가 그만큼 필요했던 것이다. 

급하게 내세운 공약이라서 구체적인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일까? 아니면 안보를 중시하는 박 대통령의 고전적 지지층이 좋아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걸까? 군 복무 단축 공약은 정부에서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다. 9월 국정과제 140개 별 주요 이행 현황에서 ‘군 복무기간 18개월 단축’ 공약은 삭제되어있다. 2월 대통령직 인수위 국정목표 발표에서 이미 ‘중장기 과제’로 분류되고, 4월 김관진 장관도 “군 복무기간 단축은 중장기적 과제로 검토하겠다”고 말하면서 사실상의 공약 폐기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나 5월까지는 국정과제 140개 안에 들어있어서 군 복무 단축 공약을 ‘중장기적 추진’한다고 명시되어있었다. 이젠 그마저도 사라진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는 군 복무 단축뿐만 아니라 모병제 논의까지 나올 만큼 군대 관련 논의가 많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 입대를 앞두고 있는 청년들은 기대한 만큼 실망도 클 것이다. 

ⓒ 뉴시스

 
5. 육아지원

공약 내용
: 저소득층 조제분유와 기저귀 제공 (소득 12개월 미만 어린이)
                고위험 임산부 지원 강화
현재X
임산부나 소득 12개월 미만 어린이를 갖고 있는 저소득층 젊은 부모들은 뒤통수를 맞게 됐다. 복지부는 고위험 임산부 경비 지원 사업에 100억 원, 조제분유와 기저귀 지원 사업에 162억 원의 예산 편성을 요구했다. 그러나 둘 다 2014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 명백한 공약 파기라고 볼 수 있다.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고, 기르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6. 모든 직종에 요구되는 직무 능력을 표준화 – 직무능력 평가제
공약 내용: 학벌 사회를 타파하여 능력중심 사회 구현 위한 지원. 출신학교나 지역에 관계없이 직무능력을 소유한 사람이 차별받지 않도록 직무능력평가제 도입
현재 
박근혜 정부가 밀고 있는 주요 교육·일자리 정책 중 하나가 ‘직무능력평가제’를 만드는 것이다. 학벌이나 스펙을 중시하는 문화를 탈피해, 능력만으로 평가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국가직무능력표준’을 만들어서 교육과 일자리를 연계하고, 모든 직종의 직무능력을 표준화시키고자 한다. ‘국가직무능력표준’에 따라 기업과 공공기관이 개인의 능력을 평가하게 된다면, 스펙을 초월한 새 고용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정부는 2014년까지 827개의 국가직무능력표준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직무능력평가제에 대해 “안전행정부,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해 공공기관에 우선 도입해 달라“고 말했고, 정홍원 총리 역시 지난 7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성공하고 정당한 대접을 받는 사회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국가지원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말하며 국가직무능력표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부는 2014년도 예산안에서 국가직무능력표준 구축 예산을 24억 원에서 424억 원으로 확대했다. ‘탈 스펙’ 사회를 위한 정부의 의지는 높게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직무능력표준을 실제로 기업이 도입할 것인지, 인문계 고등학교나 대학교 등에서도 일자리 연계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가등의 문제에 대해선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7. 스펙초월 청년 취업센터
 
공약 내용: 대학생을 포함한 청년층이 취업준비를 위한 직업능력 개발기관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줌. 특히 국가직무능력표준을 조기에 완성해 학벌이나 학점, 토익점수 등과 같은 스펙을 쌓지 않아도 해당직무에 필요한 능력만 있으면 취업할 수 있도록 함.
현재 
‘스펙초월 멘토스쿨’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만 34세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3~6개월 동안 맞춤형 멘토링등 실무교육을 거쳐 취업으로 연계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2014년도 예산안에서 ‘스펙초월 멘토스쿨’이란 이름으로 47억 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총 20곳을 교육장을 늘리고, 수강생을 10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나,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 박근혜 플리커
8. K-Move 해외취업지원
 
공약 내용: 이스라엘의 요즈마 펀드 벤치마킹과 해외 벤처 캐피탈 적극 유치를 통해 벤처기업의 해외진출 지원, KOTRA· KOICA 정보를 바탕으로 해외 인력 채용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운용, 해외취업장려금제도 도입, 열정과 잠재력만으로 청년 선발 후 해외 멘토와 연결해 글로벌 인재로 양성, 국가가 대학에 지원해 주는 교환학생과 해외 봉사단 파견, 외국에서의 창업 지원
현재 
K-Move는 해외 취업과 관련한 모든 사업을 하나로 통합한 포털 시스템을 만들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외 취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매우 적극적으로 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예산을 50억을 들였다. 지금까지 통합정보망을 구축하고, 멘토단 모집, 교육 기관인 K-Move School 선정, 연수생 모집 등을 했다. 11월부터는 K-Move School에서 6개월간 첫 연수가 시작될 예정이다.
그러나 K-Move는 공약 자체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관리 부족으로 실패한 정책인 글로벌 리더 10만 명 양성 프로젝트’에서 이름만 바꿨다는 것이다. 당시 해외로 간 젊은이들이 IT 계열이 아니라 농장, 도축장, 호텔 등에 취업이 되어 일하는 게 알려져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게다가 외국 경제도 어렵기 때문에 양질의 일자리를 얼마나 찾을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공약은 실천 되고 있으나, 국내 취업난 해소와 양질의 해외 일자리 제공이라는 ‘공약의 목적’을 달성할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