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L 대화록 실종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석연찮다. 마치 어떻게든 친노 인사들에게 죄를 묻겠다는 태도다.


지난 14일 검찰은 수사의 초점을 ‘대화록 초안 폐기 의혹’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단순히 기록물을 이관하지 않은 것은 법적 처벌 근거가 없다”며 “(복구된) 대화록을 임의로 폐기했는지가 향후 처벌 여부를 결정할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검찰이 가리키는 ‘대화록’이란 봉하이지원에서 삭제됐다 검찰이 복구한 대화록으로 초본이라 불린다. 그 외에도 최종본으로 알려진 국정원 보관본과 동일한 대화록이 봉하이지원에서 발견됐다.


여기서 기록관으로 옮겨졌어야 하는 것은 최종본이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선지 옮겨지지 않았고, ‘사초 실종’이라는 논란이 생겼다. ‘참여정부가 의도적으로 삭제했다’, ‘시스템 상 오류였다’는 여야의 팽팽한 공방은 모두 이로 인해 발생된 것이다.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도 바로 이 지점이다. ‘왜 최종본이 기록관으로 이관되지 않았냐’는 것이다.

NLL 대화록 실종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 ⓒ 뉴스1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검찰은 이 이유를 파헤치기보단 초본 삭제 이유에 집중하고 있다. 그 이면엔 초본 역시 ‘기록물’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그러나 초본을 ‘기록물’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검찰과 참여정부 관계자 간 확연한 입장차를 보인다. 검찰은 최종본의 초안 형태가 아닌 하나의 완성된 대화록이며 최종본과 마찬가지로 이관대상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참여정부 관계자는 초본은 노 전 대통령이 수정을 지시한 것으로 초본을 토대로 수정을 거쳐 최종본이 완성됐으므로 이관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초본이 이관대상이냐 아니냐는 최종본이 발견되지 않았을 경우 핵심 쟁점이 된다. 그러나 봉하이지원엔 더 완성된 형태인 최종본이 존재한다. 검찰이 초본이 최종본보다 더 완성적인 형태라는 주장을 했지만 중간수사결과 초반에 검찰 역시 ‘초안’이라는 단어를 썼다는 점, 참여정부 측이 요구한 초본 공개를 거절한 점에서 이 주장이 설득력을 얻긴 힘들다. 이런 상황이라면 최종본이 기록관으로 이관되지 않았던 배경에 수사의 방점을 찍어야 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데 왜 검찰은 초본이 ‘기록물’임을 미리 규정한 채 초본을 삭제한 배경에 집중하고 있는 걸까. 답은 14일 검찰의 발언에 담겨있다. ‘단순히 기록물을 이관하지 않은 것은 법적 처벌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즉, 최종본이 기록물로 이관되지 않은 배경을 밝혀봤자 법적으로 처벌할 근거가 없단 의미다. 그러나 초본이 ‘기록물’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임의로 ‘기록물’을 삭제한 것이 대통령기록물법 위반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 검찰 수사는 전제가 참이라는 증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의적인 판단 하에 자행되고 있다. 어떻게든 친노 인사들을 처벌하려한다는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다. 검찰은 정치권에 휘둘리지 말고 엄정한 수사를 하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정치검찰’이란 과거의 잘못을 또다시 되풀이할 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