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점부터 언론이 대학을 평가하고 있다. 언론사 대학평가가 수험생, 학부모에게 영향을 주면서 대학도 언론사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중앙일보가 대학평가로 꽤나 재미를 보자 다른 신문사도 줄지어 대학평가에 뛰어들었다. 고함20도 염치없이 이 축제에 밥숟가락 하나 올리고자 한다.


 


다만 논문인용지수, 평판, 재정상황으로 대학을 평가하는 방법은 거부한다. 조금 더 주관적이지만 더 학생친화적인 방법으로 대학을 평가하려 한다. 강의실에선 우리가 평가받는 입장이지만 이젠 우리가 A부터 F학점으로 대학을 평가할 계획이다. 비록 고함20에게 A학점을 받는다고 해도 학보사가 대서특필 한다든가 F학점을 받는다고 해도 ‘훌리건’이 평가항목에 이의를 제기하는 촌극은 없겠지만, 고함20의 대학평가가 많은 사람에게 하나의 일침이 되길 기대한다.


그 일곱 번째 주제는, 동아리방이다. 이번에 고함20 대학평가에서는 신입생들의 영원한 로망이자 학우들에게는 안식처가 되어주는 동아리, 그 동아리의 거처인 동아리방에 대해 평가해보고자 한다. 학생들의 동아리가 동아리방의 사용에 대해서도 자율성이 보장되고 있는 지, 그리고 학교의 동아리방에 대한 행정적인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 지가 이번 평가의 지표이다.

A / 경인교대 : 동아리 활동에 아끼지 않는 지원
경인교대는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에 적극 지지를 보내고 있다. 경인교대 동아리방은 모두 학생회관에 있다. 학생회관은 과거 4층으로 지어졌지만, 동아리방의 부족으로 현재 5층을 추가로 올렸다. 따라서 현재 모든 동아리가 동아리방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학교는 동아리방의 시설에 대해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댄스 동아리가 거울이 있는 연습실을 요청하자 벽에 전면 거울을 설치해주고, 공연 동아리를 위한 연습실을 공연장에 따로 만들어 주기도 했다. 경인교대 학생인 김지현(가명) 씨는, “지난번에 동아리방을 깨끗이 정리하면 상금을 주는 행사를 하기도 했다”라며, “평소에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잘 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동아리 활동에 공간적으로도, 물적으로도 지원하는 경인교대에 A 학점을 드린다.

B / 인하대 : 학교 최선의 조치
인하대는 전국에 있는 대학교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많은 수의 중앙 동아리를 보유하고 있다. 단과대 소속의 모임을 학생들은 ‘소모임’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사실상 동아리방을 보유하고 있는 동아리는 모두 중앙 동아리라고 볼 수 있다. 인하대 중앙동아리는 99개로, 대부분의 동아리가 5호관 2호관, 학생회관 등에 동아리방을 가지고 있다. 인하대학신문에 따르면 2012년 당시 5호관 지하에 있는 동아리방들은 중앙난방이 되지 않은 채로 개별적인 라디에이터에 의존하고 있었다. 또한, 비라도 오면 지하에 있는 동아리방에 빗물의 새는 등의 문제도 있었다. 그러한 동아리방의 관리 문제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동아리가 무리 없이 동아리방을 이용하고 있고, 동아리방의 문제는 동아리방이 있는 5호관 건물 등의 낙후 문제와 이어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또한, 인하대 재학생인 김지혜 씨는 “동아리방 내부에 있는 기기들에 문제가 생겼을 때 보수를 요청 시 빠르게 고쳐주는 걸 보면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C+ / 연세대 : 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함
연세대는 72개의 중앙동아리 중에서 여섯 개의 동아리만이 동아리방이 없다. 대부분의 동아리가 대강당과 학생회관에 있어, 동아리방의 이용률도 높은 편이다. 하지만 공연 동아리의 경우 소속 인원과 비교하면 동아리방이 지나치게 협소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대강당에 위치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동아리는 많은 소속 인원수에 불구하고, 악기조차 제대로 놓을 수 없는 작은 공간을 가지고 있다. 동아리 소속 김지민(가명) 씨는, “동아리방이 매우 열악해서, 연습을 동아리방 밖에 있는 복도에서 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동아리방의 협소함을 토로했지만, “동아리방이 있는 것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2012년 용재관과 용재 별관을 경영관으로 신축하게 되자, 용재 별관에 있던 8개의 동아리가 동아리방을 비워야만 했다. 그에 따라, 학교는 없어진 동아리방 대신에 야구장에 컨테이너를 설치해 줄 것을 약속했다. 지금 용재 별관에서 나온 동아리들은 컨테이너를 이용하고 있지만, 공사가 끝난 2년 뒤 동아리방을 따로 받을 수 있는지는 미지수이다.

하지만 동아리 연합회가 동아리 관련 업무를 맡아 동아리방과 동아리 시설물의 보수를 지속해서 관리하고 있고, 구충작업, 협찬을 통한 비품 보급 등의 지원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동아리방의 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동아리방의 관리 문제와 관련해서 B 학점을 드린다.

D / 고려대 : 무슨 방이든 열 수 있는 마스터키
고려대 동아리 연합회 관계자는 올해 초 학교 시설부 직원이 마스터키를 이용해서 한 동아리방을 들어가는 것을 발견했다. 동아리방 마스터키 문제는 2009년 당시 인문계 학생회관을 리모델링하면서 불거져 나온 문제였다. 학교는 화재 발생 시와 같은 긴급상황을 위해서 동아리방 잠금장치를 열 수 있는 마스터키를 만들기 원했다. 하지만 동아리연합회는 학생들의 자치문제를 들며, 마스터키 설치를 반대했다. 그런데 올해 초, 학교 관계자가 마스터키를 임의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던 것을 발견한 것이다.

고대신문에 따르면, 마스터 키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은 갈리고 있다. 학생의 자치문제로 마스터키를 없애야 한다는 의견과 그래도 긴급상황 등을 위해 남겨는 놓아야 한다는 의견으로 양분화되고 있다. 학교 측은 동의 없이 마스터 키를 사용해서 동아리방에 들어가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했으나, 모든 동아리방을 들어갈 수 있는 마스터 키의 존재 자체가 학생 자치를 위협할 수도 있다.


F / 성신여대 : 학생회관 리모델링, 동아리방 폐지?
2012년 여름방학 성신여대는 학생회관 리모델링을 진행하면서 동아리방은 모든 동아리에 형평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전면적으로 폐지하겠다고 통보했다. 학생회관에서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모두 세미나실로 바꾸겠다는 것이었다. 성신여대 동아리연합회는 친목을 다지는 동아리방을 없애는 것은 동아리 활동을 하지 말라는 말과 똑같다며, 이러한 학교의 일방적인 통보에 SNS, 다음 아고라 서명 등으로 항의했다. 또한, 학생회관의 장소들이 모두 세미나실로 바뀌면 관리는 모두 학생팀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학생들의 자치적인 활동이 불가능하다며 분개했다.

게다가 2012년 11월 대학 측은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명목으로 동아리 수요조사를 하면서 지도교수의 자격을 전임교원에서 부교수 이하의 전임교원으로 변경했다. 즉, 지도교수를 11월 21일까지 새로 구하지 못하면 동아리 등록을 취소시키는 등 일종의 탄압을 자행한 것이다. 현재, 2013년 결국 학생회관에 동아리방을 얻지 못한 27개의 동아리는 헌정애국관 313, 314호만을 얻고 있어 동아리방의 필요성에 비해 여실히 적은 수이다.

동아리방은 대학의 주인인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몇 안 되는 장소 중 하나이다. 하지만 또한, 학교의 관리가 이루어져야 하는 학교 내부 공간이기도 하다. 학생들의 불찰로 빚어진 동아리방의 문제에 대해서는 불평할 수 없다. 하지만 가끔 학교는 동아리방 역시 학교 안에 있는 곳이라는 것을 망각하는 듯한관리 부족의 모습을 보인다. 동아리방을 캠퍼스 밖으로 빼낼 것이 아니라면, 조금 더 신경 써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