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을 발의한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과 이를 적극 지지하고 있는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 노컷뉴스

4대 중독이 문제란다. 국민을 중독에 빠지게 하는 네 가지가 있다고 한다. 알코올과 마약, 그리고 도박이 ‘4대 중독’의 한 귀퉁이씩을 차지했다. 그럼 마지막 남은 한 자리는 누가 차지할 지 궁금하다. 경험에 입각해 추적을 해보자. 하얀 연기와 함께 니코틴을 한 모금 들이키는 담배 중독? 아니다. 미친 듯 운동을 하며, 인간의 3대 욕구 중 하나라는 식욕마저 포기하는 다이어트 중독을 생각해볼 수도 있다. 그러나 역시 아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가라사대 “게임중독에서 괴로워 몸부림치는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이 사회를 악에서 구해야 합니다.”

인터넷게임을 비롯한 중독은 ‘사회 악’이고, 이를 하루빨리 통제해야 한다는 이들을 보고 있으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그들은 ‘중독’의 정의조차 제대로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독’이 무엇인지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니 여기저기서 ‘중독’의 정의를 놓고 갑론을박을 하고 있다.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다. 최근 한국중독정신의학회가 “인터넷 게임도 알코올과 마찬가지로 합법적으로 소비되는 기호품이지만 중독을 유발하는 건강 위험요인이기도 하다”고 주장하며, 4대중독법을 지지했다고 한다. 그러나 ‘중독정신의학회’라는 이름에 “쫄” 필요 없다. 중독정신의학회는 ‘중독’의 정의를 명확하게 내린 바 없다. 심지어 홈페이지에서는 대표적 중독질환으로 알코올, 니코틴, 마약류, 도박을 제시할 뿐, 게임중독에 대한 설명은 하고있지 않다.

한편 중독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하고 규제와 치료를 해야 한다는 높으신 분 중, 왜 중독에 빠지는지 대한 의문을 갖는 사람은 없는 듯하다. 원인도 모른 채, 일단 해결부터 하겠다고들 하시니 제대로 된 해결책이 나올 리 만무하다. 간단하게 생각해보자. 술병과 담배에 중독 경고 메시지가 없어서 알코올과 니코틴에 빠지고, 사용 가능한 연령이 무궁무진해서 청소년부터 노인층까지 손에 손잡고 술 부어 마시고 담배를 피던가. 신정환이 원정도박을 하고, 이수근이 불법사이트에서 도박을 한 이유가 규제가 부재하기 때문이고, 연예인들이 불법마약류를 체내투여한 것은 미진한 단속이나 애매한 처벌기준 탓인가.

4대 중독법에 게임을 집어넣은 것은 ‘어거지’다. 인터넷게임 중독을 포함한 4대중독법 따위를 입법하려는 것 자체가 무모하고 무책임한 시도다. 왜 사람들은 중독되는가. 알코올, 마약, 도박, 인터넷이든 인터넷게임이든, 아니면 다이어트든 운동에 중독될까. 심지어 세상에서 제일 재미 없어 보이는 공부나 일과 같은 노동에 중독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기본적으로는 사회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해야 하는지 모르거나, 다른 방법으로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데에 있지 않을까. 주위의 흡연자들은 종종 말한다. “담배라도 안 태우면, 갑갑해서 뭘 할 수가 있어야지.”

‘외부세력’이란 것이 있다면,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 자녀가 공부를 안하는 이유가 인터넷게임 때문이라고 굳게 ‘믿는’ 부모들, 게임 회사 때문에 주식이 폭락한 이들이 4대중독법 제정에 개입한 것은 아닌지 우리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혹은 스마트폰게임 업계가 인터넷게임 업계를 추락하게 만들기 위한 비밀작업의 일환일지도 모른다. 조심해야 한다. 탐탁지 않은 어느 것에나 ‘중독’이라는 꼬리표를 붙일 수 있다면, 중독되는 것과 중독이 되지 않는 것의 경계는 모호해질 것이다. 애매모호한 경계는 모든 것을 규제하고 통제하고 싶은 이들의 입맛대로 법을 제정하는 것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왕지사, 선수를 치자. 정치무능이라는 중독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국회의원을 먼저 치료하자고 제안하자. 일단 국회의원직을 잠시 반납하길 권고하고, 정치무능 중독을 치료하는 것에 전념하실 수 있도록, 마음 씀씀이를 보여주자. 절대 간과할 수 없는 것은 학업과 노동 중독이다. 최장 시간의 학업과 노동 중독이 국민을 피로하고 피폐하게 만드는 ‘사회의 악’ 아니겠는가. 하루 빨리 공부와 노동 중독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예방을 위한 노력과 단속과 규제를 실시할 것을 주장해야 한다. ‘중독’에 중독된 한국에서, 중독으로부터의 해방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