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2시네요. 잘가요, ‘알바렐라’.

고함20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알바렐라 시즌2’가 11월 7일부로 연재가 종료되었다. ‘알바렐라’는 고함의 기자들이 만든 신조어로, 마치 신데렐라처럼 정해진 시간이 되면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야 하는 20대를 상징한다. ‘알바렐라 시즌2’는 지난 3월 첫 연재가 시작된 이래 장장 8개월의 시간 동안 수많은 ‘알바렐라’들의 이야기를 담아왔다. ‘알바렐라’는 궂은일, 험한 대우도 마다 않고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부터, 고객의 폭언에 일이 끝나고 울음을 터뜨려야 했던 이의 사연까지 많은 이들의 애환을 담은 기획이었다. 

연재에 참여했던 기자 ‘더치스’씨는 “흔히 기성세대들은 아르바이트생들의 고충을 20대에 겪어야 하는 통과의례로 치부해버리지만, ‘알바렐라’는 고충 그 자체에 주목하려는 시도”라고 말한다. 실제로 기사에는 힘들게 일하는 이들의 인터뷰를 보고 자신의 처지처럼 공감했다는 댓글들이 올라왔다. 기자 ‘사루비아’씨는 ‘알바렐라’의 인기비결에 대해 “기사라는 형식을 통해 보이는 건, 단순히 친구들에게 알바 힘들다고 말하는 것과는 다르다. 다시 말하면 어느 정도 공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어서, 보다 객관적으로 접근될 수 있고 더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르바이트생이 갖는 사회적 지위에 대한 기자들의 시선

아르바이트생은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오히려 흔하여서 더 소외당하는 상황에 처해있기도 하다. 인터뷰자의 면면을 보면 결코 특이한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있는 카페 서빙, 프랜차이즈 패밀리 레스토랑 아르바이트생 같은 서비스직이 대부분이다. 이들이 받는 대우 수준은 사회의 가장 밑바닥이다. 공사장 아르바이트생을 인터뷰 했던 ‘호놀룰루’씨는 이에 대해 “알바가 낮은 직급이기에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시선. 노동하기에 비교적 어린 나이이므로 막대해도 된다는 시선. 현재 알바들은 위의 두 가지 차별적 시선과 맞서 힘겹게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아르바이트생과 정규직 직원에 대한 처우는 확연히 다르다. 기자 ‘아카룡’씨는 “고용주와 피고용인의 힘의 역학관계가 가장 크게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 상대적으로 약자일 수밖에 없는 피고용인들은 부당한 처우를 받아도 감내해야 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물론 알바생이 잘못하는 경우도 많긴 하지만 부당한 처우를 받을 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고함20과 함께한 알바렐라

이런가 하면 상대적으로 나은 조건에서 일하는 소위 ‘꿀알바’도 있었다. 높은 시급에 앉아서 일하는 콜센터 아르바이트나, 다른 아르바이트라면 꿈도 못 꾸는 고수익을 올리는 골프장 캐디도 있다. ‘사루비아’ 씨는 이에 대해 ‘꿀알바’와 일반 아르바이트는 별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노동의 강도와 스트레스의 문제는 조금 다른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한 공사장 아르바이트생의 경우 자기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오히려 공사장 일을 무시하는 사회의 시선을 비판한 바 있다. “‘꿀알바’라는 명목으로 아르바이트라는 노동의 본질 자체가 가려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힘든 일을 하면서도 여전히 본인은 뿌듯하고 재미있었다고 회고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다지 육체적으로 힘든 일은 아니지만 상사나 동료 등 여타의 부분에서 무척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도 있었다.”

기자들에게 ’알바렐라‘는 어떤 의미로 다가왔나

기자들은 ‘알바렐라’를 쓰면서 감회가 남달랐을 것이다. 자신과 닮으면서 동시에 낯선 이들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호놀룰루’씨는 “어떤 20대도 의지에 따라 알바렐라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들(알바렐라)은 20대를 그대로 투영하는 구체적인 예라는 의미가 부여되었다”고 회상한다. 또 다른 필진 ‘아카룡’씨는 생각보다 다양한 알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기본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것들이 지켜지지 않는, 말하자면 알바렐라 체크리스트에 있는 사항들이 지켜지지 않는 알바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이 안타까웠습니다”고 말했다.

‘알바렐라’가 던지고 싶었던 메시지

‘알바렐라’는 단순히 공감과 위로에 그치는 기획이 아니었다. 그들의 현실을 보여주고 위로하는 동시에 새로운 질문을 제시하는 공론의 장이기도 했다. 기자 ‘사루비아’씨는 “단순히 ‘너만 힘든 건 아니야, 힘내’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건 아니다”고 밝히면서 “개인적인 현실이 사회적인 차원에서 공유되고 난 다음에는 조직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 연재기사는 꾸준히 문제의식을 공론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꾸준한 ‘공론화’가 알바렐라에 있어서 나의 개인적인 바람이었다”라고 말한다. 인터뷰를 하면서 알바렐라의 체크리스트가 지켜지지 않는 아르바이트가 대부분임을 알게 되었다는 ‘아카룡’씨의 말처럼 아직 ‘알바렐라’의 갈 길은 멀기만 하다.

‘알바렐라’ 시리즈는 현재 ‘알바렐라 시즌3’를 기획하고 있으며 <고함20>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새로운 연재를 선보일 예정이다.


알바렐라와 함께한 기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