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4일, 기본소득 대전네트워크가 창립됐다. 창립식과 함께 열린 ‘기본소득 토크콘서트’에서는 기본소득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얘기가 주로 오갔다.(해당 기사 : “모두에게 기본소득을!” 금민, 물뚝심송, 홍세화의 토크콘서트) 창립식 이후 기본소득 대전네트워크 우종우 대표를 만나, 기본소득 대전네트워크가 어떤 과정을 거쳐 창립됐고,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한지 등의 얘기를 나눠봤다.

기본소득 지역네트워크가 만들어진 곳이 한국에선 대전이 처음이라 들었어요. 어떤 과정을 거쳐 기본소득 대전네트워크가 창립됐나요?

올해 2월 14일, 지인 5명이 기본소득을 공부하는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최광은 전 사회당 대표가 쓴 <모두에게 기본소득을>이란 책을 같이 읽고 토론을 했어요. 기본소득에 대해 깊이 공부를 하면서, 기본소득이 미래 사회의 대안이라고 생각했죠. 이후에는 대전 시민들에게도 기본소득에 대해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발전해서, 거리에 나가 캠페인을 하거나 유인물을 나눠드리기도 했습니다.

7월부터는 기본소득 포럼을 시작했어요. 7월에는 금민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이 ‘기본소득과 노동시간 단축’이란 주제로 강의를 해주셨죠. 그 이후 매달 기본소득 포럼을 개최하여 많은 분에게 기본소득에 대해 알려드리려 했어요. 김성일 청년좌파 대표, 강남훈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대표, 이진경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곽노완 기본소득네트워크 학술위원장이 연이어 강연을 해주셨어요. 이런 과정을 거치며 회원이 늘어났고, 11월 5일에는 기본소득 대전네트워크 준비위원회를 결성하게 되죠. 대전 시민 100여 분의 지지를 바탕으로 11월 14일에 공식적으로 기본소득 대전네트워크를 창립했습니다. 그 때 제가 대표로 선출되고, 운영위원들도 선출됐죠.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도 존재하는데요. 지역에서 또다시 만들어지는 네트워크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네트워크의 의미란 국가와 국가 사이의 연결이 아니라, 지점과 지점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그물망이에요. 지역네트워크가 여럿 만들어지는 과정은 전 세계에 지구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죠. 또한, 지역에서부터 기본소득을 실현해나갈 수도 있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미국에서는 알래스카주에서만 기본소득이 시행되고 있어요. 이처럼 기본소득 대전네트워크가 활성화되면, 대전에서도 기본소득이 실현될 수 있다는 상상도 해볼 수 있죠.

대전의 시민사회단체나 정당들에서는 기본소득에 보이는 관심은 어떤 편인가요?

각 시민사회단체나 정당에 계신 분 중에 기본소득에 관심이 많은 분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아직 시민사회단체나 정당 차원에서 기본소득을 받아들이고 있는 곳은 없습니다. 정당의 경우 복지에 대해 말하는 곳은 많지만, 기본소득에 대한 고민은 아직 적은 것 같아요. 박근혜 대통령의 기초노령연금 공약이 지켜지지 않은 부분에 아쉬움이 많이 남죠.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기초노령연금을 준다는 공약은 부분적인 기본소득의 도입이에요. 만약 기초노령연금 공약이 지켜졌다면 저희 기본소득네트워크에서도 할 얘기가 많아졌을 것 같아요.

기본소득 대전네트워크 우종우 대표

보편적 복지에 대한 얘기는 정치권에서 많이 오가고 있어요. 기본소득과 보편적 복지의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기본소득도 보편적 복지에 포함됩니다. 그런데 노동 여부와는 관계없이 모두에게 돈을 다 준다는 의미가 더해져요. 어떠한 행정적인 심사도 거치지 않죠. 현재 말해지고 있는 보편적 복지 방식은 자산 심사를 거친다는 점에서 기본소득과 큰 차이를 보입니다.

기본소득 대전네트워크의 앞으로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12월 한 달 동안 저희를 지지해주셨던 분들, 창립식에 와주셨던 분들을 만날 계획이에요. 기본소득을 다시 설명해드리고, 내년에는 어떻게 하면 기본소득을 더 잘 알릴 수 있을까 함께 고민해보려 해요. 내년에는 찾아가는 기본소득 설명회를 열어보려고 합니다. 대전에 있는 시민사회단체만 해도 그 수가 엄청납니다. 알게 모르게 진행되는 모임이 많죠. 그런 곳에 찾아가 기본소득을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기본소득이 각 시민사회단체의 이념이나 이상과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캠페인을 비롯한 홍보 활동도 병행할 예정입니다.

현실적으로 기본소득이 당장 실현되기는 어려워 보여요. 기본소득 실현 외에 단기적으로 세워둔 목표가 있다면 뭔가요?

기본소득 실현에 있어선 국가의 의지가 꼭 필요합니다.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도 많아요. 우선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본소득 얘기가 활발히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많은 후보가 기본소득과 관련된 공약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죠. 또 하나는 단계적인 기본소득의 도입이에요. 기초노령연금이 지급될 뻔했던 것처럼, 청년들에게 먼저 기본소득을 지급할 수도 있는 거죠. 일정 정도의 돈이 매달 주어진다면, 청년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지 않을까요?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싶다면 등록금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창업을 할 수도 있는 거고요. 이런 목표들을 위해선 일단 기본소득에 대한 홍보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해요.

기본소득의 장점을 짧게 어필해주실 수 있을까요?

신자유주의로 인해 한국사회가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노동과 연계된 현재의 사회복지시스템으로는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낼 수 없어요. 기본소득이 도입된다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함과 동시에 미래 사회에 대한 꿈을 꿀 수 있습니다.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받으면서, 배제된 사람 없이 모두가 함께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하는 대안이 바로 기본소득입니다.

마지막으로, 고함20의 주 독자층인 청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하죠. 앞으로는 청년들이 먹고 살아가기가 더 힘들어질 것 같아요. 요즘 청년들은 하기 싫은 일이고, 나쁜 일자리여도 돈을 벌고자 비참한 노동을 하고 있어요. 국가에서 꼭 해결해줘야 하는 문제죠. 그런데 기본소득이 도입된다면 청년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청년들이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받는다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 거예요. 기본소득은 젊은 청년들에게 더 필요한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청년분들이 기본소득네트워크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