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연수구는 2011년부터 자전거횡단도 앞에 자전거 발디딤대를 설치했다. 발디딤대가 없는 건널목에서 자전거 이용자는 자전거에서 내리거나 불편한 자세로 신호를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발디딤대를 이용하면 편하게 서서 신호를 기다릴 수 있다.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을 위한 ‘깨알 같은’ 배려다.

자전거 발디딤대는 자전거횡단도가 있는 장소에만 설치할 수 있다. 자전거를 탄 채로 횡단보도를 건너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이용자는 자전거에서 내려서 건너야 한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이 바로 자전거횡단도이다. 자전거 발디딤대는 자전거횡단도를 보다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보조수단에 가깝다. 그런데 편의시설인 자전거 발디딤대를 이용해 자전거횡단도를 건너는 이용자는 불리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문제는 자전거횡단도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경우다. 인천시 연수구 경찰서의 교통안전계는 “자전거횡단도를 이용하더라도 자전거를 타고 있을 때는 여전히 차로 분류된다”고 말한다. 자전거횡단도에서 차량과 교통사고가 나더라도 자전거는 차로 분류되어 차와 차의 사고로 처리된다. 게다가 자전거횡단도에서 자전거를 타지 않고 끌고 가면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벗어난 것으로 간주된다. 자전거로 자전거횡단도를 이용하면 걸어가든 타고 가든, 교통사고가 났을 때 불리한 입장에 서게 된다.

시민들은 이런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서 이용하는 것일까. 김용만(가명, 24)씨는 “이용하는 입장이야 편리해서 이용할 뿐이지 대부분은 모르고 있을 것”이라며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시에서 설치한 편의시설을 시민들이 이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편의시설의 이용이 자신에게 어떤 불이익을 주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전거횡단도 앞에 설치된 자전거 발디딤대

자전거 발디딤대는 자전거횡단도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됐다. 하지만 편의시설의 이용이 사용자를 불리한 상황에 빠뜨릴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 문제가 있다. 아직 관련 법규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전거횡단도 앞의 자전거 발디딤대는 무책임한 장식물이거나 이용자들을 곤란한 상황에 빠뜨릴 수 있는 위험요소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