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TV업다운은 고함20 기자들의 날카로운 눈으로 지난 한 주간 방영된 TV프로그램을 비평하는 연재입니다. 재밌고, 참신하고, 감각 있는 프로그램에겐 UP을, 재미없고, 지루하고, 편향적인 프로그램에겐 DOWN을 날립니다. 공중파부터 케이블까지, 예능부터 다큐멘터리까지 장르와 채널에 구애받지 않는 무자비한 칭찬과 비판을 하겠습니다.


 

ⓒ JTBC 마녀사냥 홈페이지

[이번 주 UP] JTBC <마녀사냥> (12월 15일 방송분)

남자 넷의 유쾌한 연애강독

JTBC의 <마녀사냥>은 <라디오 스타>와 퍽 닮아 있다. ‘4’명의 남자, 원탁형의 세트, 수시로 출몰하는 ‘자극’적인 이야기들과 독설가의(허지웅, 김구라) 존재까지. 그래서 <마녀사냥>은 <라디오 스타>와 묘한 기시감이 생긴다. 하지만 <라디오 스타>가 답답했던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재미가 있는 프로그램이라면, <마녀사냥>은 술자리에서 시시덕 거릴법한 남자들의 ‘여자’ 이야기를 훔쳐보는 은근한 재미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들의 입담은 거침이 없다. 스스로를 ‘무성욕자’라 칭하는 허지웅과 모든 게 다 크다(?)는 성시경. ‘섹드립’의 지존 신동엽과 개방적(?)인 호주 사람 샘 해밍턴까지. 이들이 내놓는 경험에 기반 한 그럴듯한 ‘추측’과, 늘 ‘친구’의 이야기라는 방어 기제를 필두로 등장하는 쏠쏠한 ‘경험’들은 프로그램의 화끈한 맛을 살려주는 필수요소다. <마녀사냥>은 그렇게 네 사람이 늘어놓는 일종의 연애강독이다.

15일 방송분의 히로인은 ‘사유리’였다. <마녀사냥>의 첫 출연임에도 불구하고, 엉뚱하고 발랄한 매력으로 프로그램에 완전히 녹아드는 모습은 ‘고정’으로도 무난한 역할이 가능하단 기대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직접 그린 라이트를 만들어 온 일반인 패널의 출연도 인상적이었다. 특히나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즉석 만남을 주선하는 신동엽의 재치 있는 진행에선 잠시 그의 인기 프로그램 이었던 <러브 스위치>를 보는 듯 한 착각이 들었다. 15일 방송분은 여러모로 <마녀 사냥>의 다양한 매력이 잘 드러난 한 회였다.
 
‘연애’라는 주제는 가장 흥미로운 주제이면서도, 가장 지루할 수도 있는 주제다. 게다가 등장인물들의 미묘한 감정의 스파크가 실시간으로 노정되지 않는다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음에도 이 프로그램에선 은근히 ‘롱런’의 냄새가 난다. 이 말은 프로그램이 포맷보단 철저히 출연자의 역량에 기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 4명이 돋보이는 이유다.  

관전포인트 : ‘골반왕’ 사유리. 신촌에서 홍대까지 무려 2.98km의 골반 크기를 자랑한다는 그녀!
 
[이번 주 DOWN] ‘TV조선’ 강적들 (12월 11일 방송분)

강적들 방송화면.


이러면 ‘증권가 찌라시’와 다를 바 없잖아!

<마녀사냥>에선 <라디오 스타>의 분위기가 느껴졌듯이, <강적들>은 분명 <썰전>에 많은 빚을 지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다만 발전적 모방 보단 다분히 <썰전>류의 방송이 흥하고 있는 트렌드에 힘입어 ‘급작스럽게’ 구성된 프로그램이다. 그러다 보니 구성의 부재가 곳곳에서 눈에 띄기 일쑤다. 일례로 <썰전>은 명확히 ‘투트랙’화(정치/예능)된 구조와 ‘좌우(좌파/우파)’의 균형적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흔적들이 여실히 느껴지지만, <강적들>은 그저 누가누가 ‘세게 말하를 자랑하기 위한 웅변 프로그램에 가깝다.

<강적들>은 일단 부제부터 ‘쎈 토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물론 <강적들>이 완전히 편향적인 프로그램은 아니다. 나름대로 ‘좌뇌’와 ‘우뇌’라는 식의 구분을 통해 (정치적) 균형의 구색을 맞추려고 하지만 잘 되진 않는 듯하다. 이는 다분히 우편향적인 방송사의 성향과 무관하지 않다. 다시 말해, 좌파 인사의 출연이란 ‘우리는 편항적인 방송이 아닙니다’를 드러내 보이기 위한 전시적 충족조건에 가까울 뿐, 균형을 위한 필요조건으로선 다루고 있지 않다는 말이다. 구색을 위한 1+1 끼워넣기로는 그런 균형이 당연히 맞춰질 리 없다.

또한 다뤄지고 있는 주제들이 철저히 ‘자극적’인 것에만 천착하고 있는 것도 <강적들>의 큰 문제 중 하나다. <강적들>은 현재 ‘이슈화’ 되고 있는, 혹은 되어야 할 주제들과 그저 ‘자극적’인 주제들 사이에서 명확한 선정기준을 갖춰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 노력이 수반 되지 않는다면 <강적들>은 본질적으로 ‘증권가 찌라시’와 별반 다를 바 없을 것이다.

관전포인트 : 여러 (정치적/개인적) 파상공세들 사이에서도 꿋꿋이 제 갈 길을 가시는 김갑수 선생님. 고생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