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일선 학교에 철도 민영화 문제에 대해 토론수업을 금지하는 공문을 내렸다. ‘정치적, 파당적 또는 개인적 편견의 전파를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교육기본법에 위배될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토론교육을 장려해야 할 교육부가 되려 금지하는 것이어서 ‘죽은 교육’을 하라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온다.

교육부 공문을 이첩한 23일자 서울시교육청 공문 ©교육희망

전교조는 ‘철도 민영화 저지 공동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전교조 본부가 수업 자료를 누리집에 올리고, 교사들이 그 자료를 활용해 수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은 학생들이 매스컴을 통해 접한 사회현상을 배제하고 교육하라는 건 죽은 교육을 하라는 것과 같다고 교육부를 비판했다.

토론은 따로 자리를 마련해야만 열리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학교에서의 토론은 ‘일상에서의 토론’인 셈이다. 전교조가 공지한 ‘철도 민영화 저지 공동수업’ 토론은 실제 사안에 대한 각기 다른 의견을 소개하고 학생들이 알아서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론을 통해 질문할 기회를 얻고, 생각을 확립하는 것이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 토론을 금지하는 행위는 이러한 토론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오히려 일상에서의 토론을 억압할 우려가 있다. 더 나아가서는 토론 문화의 정착을 막는다. 논란이 있는 사안이라면 숨기기보다 있는 그대로 마주 보고 서로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 이를 가르치는 것 또한 ‘교육’의 역할일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 19일에도 ‘금’하라는 공지를 보냈다. 중·고등학교에서 확산되고 있는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와 관련해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학생 생활지도에 철저히 기해주길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교육부는 대자보를 붙이는 학생들을 가리켜 ‘학생들의 면학 분위기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고 표현했다.

교학사 역사 왜곡 논란, 안녕 대자보 금지 공문 등과 관련된 논란이 아이들의 생각을 재정립하고,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교육의 본질을 침해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벌써부터 표현의 자유를 억압받고, ‘금’해야할 것들을 자기검열하게 될 우려가 있다. 교육부의 이번 공문이 토론동아리를 금지하고, 그곳에서 읽은 것들을 불온서적이라 칭하던 30년 전 그때의 오마주처럼 여겨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