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TV업다운은 고함20 기자들의 날카로운 눈으로 지난 한 주간 방영된 TV프로그램을 비평하는 연재입니다. 재밌고, 참신하고, 감각 있는 프로그램에겐 UP을, 재미없고, 지루하고, 편향적인 프로그램에겐 DOWN을 날립니다. 공중파부터 케이블까지, 예능부터 다큐멘터리까지 장르와 채널에 구애받지 않는 무자비한 칭찬과 비판을 하겠습니다.


[이번주 UP]
SBS <세 번 결혼하는 여자> (12월 22일 방송분)



부잣집 아들과의 행복한 결혼? 그딴 환상…부숴버릴거야! 

지금까지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에서 ‘신데렐라’ 는 단 한번도 등장한 적이 없다. 오히려 부잣집 아들, 혹은 그에 버금가는 신분상승을 꿈꾸는 인텔리 남성들과의 사랑은 평범했던 여주인공의 삶을 가차없이 산산조각내기 일쑤였다. 그 유명한 드라마 <청춘의 덫>속 대사 ‘당신…부숴버릴거야’는 사랑과 현실의 간극의 끝내 좁히지 못한 그녀들의 절망적 몸부림을 단적으로 상징한다. 어찌할 바 모른 채 우물쭈물거리다 결국 그녀들을 내쳐버리는 상대방 남성들은 한국 중상류층의 천박한 속물근성을 여실히 드러낸다. 김수현 드라마에 판타지란 없다.  


최근 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의도한 것도 아닌데 또다시 부
잣집 아들과 재혼하게 된 은수(이지아)는 예전 결혼생활에서의 혹독한 시집살이에 이어 이번에는 남편(하석진)의 외도로 인해 곤혹스럽다. 그러나 정작 시어머니는 ‘네 시아버지가 알게 되면 큰일난다’며 은수에게 입단속을 부탁하고, 남편은 ‘우리 어머니는 화가 나면 말없이 속으로 삭이셨다’며 되려 아내에게 화를 낸다. 그리고 급기야는 부부강간에 가까운 장면을 연출한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은 차마 작가에게 욕을 할 수 없다. 자칫 막장으로 치부될 수 있는 드라마 속 모든 상황들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그려져 시청자들은 숨이 턱 막힌다. 작가는 단순한 이분법적 선악 구도에서 벗어나, 체면치레에 급급한 상류층 성원들과 그들과 함께 해야 하는 중산층 재혼 여성으로서의 숙명을 입체적으로 그려냄으로써 극중 상황에 풍성한 개연성을 부여한다. 그렇게 시청자는 드라마에, 은수에게 본격적으로 몰입하기 시작했다. 

관전포인트 : 남편 때문에 고달픈 여주인공을 연기하는 이지아에게서 ‘그 분과의 과거’가 오
버랩되는 건 어쩔 수 없을 듯 

[이번주 DOWN]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 (12월 22일 방송분)

아무리 ‘진정한 보수의 목소리’를 캐치프레이즈로 삼았다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팩트와 쟁점은 확실히 했어야 했다. 당일 있었던 경찰의 민노총 지도부 체포 시도를 생중계하는 내내 진행자와 패널들은 민노총을 감정적으로 비난하기에 급급했다. ‘실제로는 민영화가 아니다.’ ‘근로조건 개선과는  무관한 파업이므로 불법이다.’라는 멘트까지는 그래도 봐줄 만 하다. 하지만 파업으로 인해 철도 이용 승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이유를 들며 노조원들을 ‘흉악범, 살인자’로 몰아붙이고, 진압 현장에 통진당 의원들이 나와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북한과 총공세를 펼치려는 것 아니냐’고 비아냥대는 모습은 도가 지나쳤다. ‘온 국민들이 (수서발KTX 분할 법인 설립을) 원하고 있다.’고 연거푸 외쳐대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면 그저 할 말을 잃는다. 조선일보의 정치적 스탠스를 감안하더라도, 일방적 헐뜯기에만 열중하는 시사 프로그램은 도저히 견디기 어렵다. 

관전포인트 : 어쨌든 저격 솜씨 하나는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