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과외비 수입 한 달 평균 30만 원 선.” 눈에 익은 액수다. 그런데 이것은 1998년 한겨레에 실린 대학생 과외비 수입에 관한 기사의 제목이다. 대학생 과외비는 소속 전공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1998년 당시에도 평균 수입은 30만 원대로, 지금과 다르지 않은 액수였다.

대학생 대부분이 높은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중에서도 ‘과외’는 대학생들이 용돈 벌이를 하기 위한 주요 수단이었다. 물론 다른 아르바이트와 비교하면 과외는 대학생들에게 높은 시급을 보장한다.  하지만 치솟는 물가와 그에 따른 시급 인상에도 불구하고 과외비는 지난 20년 동안 오르지 않고 있다.

2001년 에서 2010까지 등록금 변동 추이


단적인 예로, 1998년 최저임금은 1,485~1,525 수준에서 2013년 4,860으로 3배 이상 올랐지만, 과외비는 15년 전과 지금이 똑같다. 대학교육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대학 등록금은 1990년 사립대 대학 평균 등록금 100만 원대, 인문사회계열 등록금 기준 143만 원에서 이후 2000년에는 388만 원, 현재는 643만 원으로 1990년 대비 약 5배 인상했다. 대학생 과외비만 제외하고 모든 비용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그렇다면 왜 대학생 과외비는 오르지 않는 것일까? 우선 높은 대학 진학률을 들 수 있다. 과외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늘어났는데 과외를 받는 사람, 초·중·고등학생의 수는 그대로이거나 줄어들었다.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은 1991년 31.1%에서 최근까지 꾸준히 상승해왔다. 2013년 대학 진학률은 70.7%로 거의 모든 고등학생이 대학 진학 후 과외를 할 수 있는 사람인 ‘대학생’이 되고 있다.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은 중개 사이트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과외 중개로 유명한 한 업체에서 보유하고 있는 학생 수는 19만 5,000명으로, 등록된 선생님 수의 절반 수준이다. 이는 다른 업체에서도 마찬가지다.  A 중개 사이트는 보유 학생 수가 20만이 넘지만, 과외선생을 모집하고 있는 학생은 8,700명 정도다. 하지만 사이트의 40만의 달하는 선생님 거의 모두가 ‘과외 모집 중’ 표시가 되어 있다. 적극적으로 구직하는 수는 훨씬 적고 등록된 선생님이 전부 대학생이 아닌 걸 고려하더라도, 과외를 구하고자 하는 경쟁은 치열하다.

1988년 9월 1일 MBC 뉴스

과외 인식의 변화도 하나의 이유이다. 과거 과외는 대학생의 전유물과 같았다. 1980년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는 교육 정상화와 과열 과외 해소를 위해 과외금지조치를 내렸다. 당시 과외금지조치에 대한 여론은 반반이었다. 결국 ‘잘 지켜지지 않을 바에야 전면 허용하는 것이 낫다’는 우세한 여론으로 조치는 전면 폐지되었다. 또한, 과외금지조치 폐지에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과외가 필요하다.’라는 대학생들의 시위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입시제도가 다양화되면서 대학생보다 전문과외를 선호하는 추세가 높아졌다. 학력고사에서 수능으로 입시가 바뀌었고, 다양한 수시 전형과 대학별 고사 등이 생겼다. 대학생들은 그러한 입시제도를 경험한 것만으로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시험 모두를 가르칠 수 없었다. 과거의 과외는 내가 가고 싶은 대학의 대학생에게 경험과 공부를 배우는 것이었지만, 요즘은 과외선생님으로 입시제도의 전문가를 선호한다. 한 분야에 특화된 전문 과외를 원하는 것이다.

수시나 입학사정관 전형과 같은 대학별 고사를 통해 대학에 들어간 학생들은 입시 직전 한철 과외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속적인 과외를 위해서는 가격을 내리는 것만이 결정적인 경쟁거리이다. 과외를 고르는 학부모, 학생은 많은 후보자를 가지고 있다. 시범 과외를 하러 방문한 집에는 이미 누군가가 다녀갔거나 올 예정이다. 학부모와 학생은 은연중에 낮은 가격을 요구한다.

이제 대학생 대부분은 주말 아르바이트나, 단기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충당한다. 더이상 과외는 대학생의 전유물이 아니다. 과외는 이런 치열한 경쟁과 가격 낮추기에서 선택받은 몇몇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대학생 과외비는 오르지 않았고, 오를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