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언론을 향한 쓴소리, 언론유감! 시즌3로 새롭게 돌아왔습니다. 수많은 언론에서 날마다 다뤄지는 20대, 청년, 대학생 관련 기사 중 20대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날카롭게 비평하는 고함20의 전통 연재! 언론유감 시즌3에서는 한 주간의 기사들 중 ‘좋음(Good)’ ‘그럭저럭(SoSo)’ ‘나쁨(Bad)’으로 각각 3개의 기사를 제시하는 형식을 재도입함으로써, 20대를 바라보는 바람직한 인식은 무엇일지 독자와 함께 한 번 더 생각해고자 합니다.

GOOD: [한겨레] 토요 인터뷰 ‘안녕, 합시다’ 연세대 목하회 김선길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23149.html 



한겨레의 격주 토요일 코너 중 하나는 이진순 희망제작소 부소장의 ‘열린 사람들과의 어울림(열림)’이다. 지난 8일 게재된 <‘안녕, 합시다’ 연세대 목하회 김선길> 인터뷰는 방대한 분량만큼이나 꼼꼼하게 내용을 담아냈다. 이 기사가 돋보이는 부분은 20대 개인의 목소리를 찬찬히 들으려 고심한 흔적보다도, ‘종북’ ‘엔엘’ ‘피디’ ‘좌파’ 같은 자못 적나라한 단어들이 여과 없이 실려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은쟁반에 여왕의 목을 담아오는 것이 아니라(목하회 ‘안녕, 합시다’ 대자보 중 일부)” 같은 수위 높은 은유도 그대로 인용했다.



– 목하회 대자보의 마지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끝난다. 지금 우리는 안녕하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겐 희망이 있다고…. 목하회가 발견한 희망의 증표는 뭔가?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청년운동의 가능성은 싹트고 있다고 본다. ‘청년유니온’이나, ‘알바연대’처럼 비판적인 시선을 유지하면서 주거권 문제나, 아르바이트 최저임금 문제같이 실제 20대에 도움이 되는 의제들을 다루는 이른바 ‘당사자운동’ 같은 것도 한 예가 될 수 있겠다. 이런 움직임은 과거의 ‘운동권 물’은 싹 빼면서 현실을 살아가는 청년들한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당사자운동이 정당운동과 유기적으로 결합할 때 상당히 큰 폭발력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이 부분을 비롯해 여기저기 드러나듯 인터뷰는 청년운동을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끌어올려주었고, 바로 그 점에서 기성언론에 ‘제법 기특하다’는 말을 전한다. 20대의 목소리가 여과 없이 투영되기에는 여전히 갈 길 먼 언론계지만, 이렇듯 대학생 동아리 일원의 생각을 심층 인터뷰로 끌어낸 한겨레의 터치가 신선했으므로 이번 주의 Good으로 선정한다.



SOSO: [머니투데이] <잔혹한 결혼> 기획 시리즈

http://news.mt.co.kr/mtview.php?no=2014012715160840264&type=1



이제는 지겹다면 지겹다고 볼 수도 있을 2030세대의 ‘결혼불능’을 머니투데이가 또 한 번 다뤘다. 청년 세대가 처한 사회경제적 현실을 가장 잘 반영하는 것 중 하나가 결혼-출산 이슈이니, 반복적으로 다뤄져도 늘 공감지수가 높다. <잔혹한 결혼>이라는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단 이 시리즈는 1월 28일부터 1주일 단위로 업데이트되는 중이다.

머니투데이에서 '잔혹한 결혼'을 검색하면 배소진 기자의 기획을 차례로 볼 수 있다.


“많은 미혼 남녀들에게 결혼은 로맨틱한 환상이지만, 실제 결혼 준비는 전쟁에 가깝다. 양쪽 집안 간 자존심 싸움부터 ‘억’ 소리나는 비용까지··· 아무리 사랑하는 연인이라도 한 번쯤은 헤어질 위기를 맞는다는 달콤살벌한 결혼 준비 과정을 들여다본다.”



위와 같은 편집자 주를 읽으면 자연히 기사에 눈길이 가게 마련인데, 기획의 첫 단추가 ‘집안 기싸움’을 다루고 있다는 것이 좀 의아스럽다. “딸 상견례 때문에 타워팰리스 ‘월세’로 이사?”라는 제목부터, 이 기사가 예비 신혼부부들의 폭넓은 공감을 얻기에는 실패했음을 보여준다. 물론 하나의 과한 사례로 다룰 순 있겠지만, 어디 타워팰리스를 월세로나마 바라볼 수 있는 신혼부부가 흔하냔 말이다.



<잔혹한 결혼> 기획은 지금까지 수십만 원의 상견례 비용, 호화 예식장 예약 전쟁을 비롯해 요즘 추세를 적확히 반영한 ‘빚더미 신혼집’ 이슈까지 차례로 다루고 있다. 취재 방식이 나열식 사례 제시이기 때문에 익명으로나마 다수의 2030 목소리가 직접 반영됐다는 점에선 제법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다만 같은 이유로 ‘(결혼에 관한) 더 많은 이야기’가 다뤄지지 못한 점은 아쉽다. 다음에는 어떤 이슈가 소개될지, 좀 더 지켜볼 일이다.



BAD: [파이낸셜뉴스] 새 차, 20-30대보다 50대가 산다

http://www.fnnews.com/view?ra=Sent0601m_View&corp=fnnews&arcid=201402110100095300005075&cDateYear=2014&cDateMonth=02&cDateDay=10



수치나 통계자료를 제시하면 설득력을 높일 수 있을 거라 자부하는 기사들이 더러 있다. 그러나 의미 없는 수치자료를 과대해석하는 기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파이낸셜뉴스에서 지난 10일 온라인과 지면에 모두 실은 이 기사는 ‘불황에 젊은층 구매 줄고 50대, 법인이 주요 소비층으로 조사’되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연령별 수요가 얼마씩 감소했는지만 보여주고, 기존의 수요가 어땠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기존의 동향을 몰랐던 독자에게 “그동안 자동차 소비를 주도했던 젊은층”이라는 대목이 꺼림칙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대체수요가 많은 50대의 구매 비중이 확대된다는 소식은, 사실은 불황에 가장 많이 타격을 입는다는 20대에 대한 소식만큼이나 고리타분하다. 게다가 다수 언론에서 20대와 50대는 자석의 양극점처럼 흔하게 대조군으로 제시되는데, 40대의 소비 수요도 줄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직 50대의 판매비중 증가를 제시하는 것이 얼마나 큰 ‘지각변동’인지 의문스럽다.

무엇보다도 이 기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치를 왜곡했다는 데 있다. 기사에는 “50대의 승용차 소유자 신규등록 현황은 2012년 16.7%에서 2013년 17.0%로 3.0%포인트 증가했다”고 적혀 있는데, 기사 바로 위에 제시된 국토교통부의 자료(도표)에 따르면 3.0%포인트가 아니라 0.3%포인트로 실상 그다지 의미 없는 규모다. 뿐만 아니라 2012년 1월과 2013년 1월 연령대별 인구를 비교해보면 20대, 30대는 각각 10만 명씩 감소하고 40대는 거의 변동이 없으나 50대 인구만 750만 명에서 78
0만 명으로 30만 명이나 증가했다. 기자의 상상력에 자료를 입맛대로 끼워 넣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잘못된 숫자가 눈에 들어온 것이 아닐까 싶다.

 




기사는 나머지 절반 분량은 신규 등록 차종의 변화 양상을 제시하는 것으로 채우고 있다. 제목에서 20대를 등장시킴으로써 ‘불황에 허덕이는 젊은층’의 이미지를 은연중에 부각시키려 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워지는 대목이다. 청년 세대의 소비만 위축된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소비에 부담을 느끼는 경향이 증가한 것인데, 기사는 일상적인 연령 담론을 자연스럽게 노출시켜 눈길을 끈 뒤 ‘수입 디젤차’나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등이 얼마나 판매되었는지를 분석하는 것으로 매듭짓는다. 관련 기사가 대여섯 개나 되는 걸 보아 차량 판매대수 취재에는 꽤나 공을 들인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