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을 마지막으로 고함20의 9기 기자들이 1년간의 공식 임기를 마친다. 지난 1년간 약 320여개 기사, 평일 기준 하루 평균 1개 이상 기사를 꾸준히 써온 역군의 9기 기자들. 그들을 이대로 보내기엔 왠지 아쉬웠다. 이참에 고함20이 보기보다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님을 이들의 입을 빌려 독자들에게 슬쩍 들려주고 싶기도 했다. 1년동안 함께 해온 9기 기자들 5명을 꼬여내어 거침없는 성토와 우아한 반성의 자리를 마련했다.

ⓒ 행객(고함20)


고함20과의 각양각색 첫만남

랑 : 우선 고함20에 들어온 계기부터 말해볼까?




블루프린트 : 진행자부터 먼저 얘기해야지(웃음).



랑 : 그런가(웃음). 나같은 경우에는 고함20에 들어오기 전에 교지 편집 위원회에서 활동했었어. 활동 막바지에 나이주의 관련 글을 준비하게 됐지. 단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20대들에게 함부로 말을 놓거나 부당한 차별을 하는 현상에 대해 써보고 싶었어. 그런데 책이나 논문을 찾아보니 대부분 노인분들이 나이 때문에 겪는 고용 차별 등에 관한 얘기뿐이더라고. 그래서 인터넷까지 찾아보게 됐고, ‘20대와 존댓말’이라는 제목의 기획기사를 접하게 되면서 고함20을 처음 알게 됐지. 첫 인상이 좋았어. 좀 헐랭해보이긴 했지만(웃음). 그후 교지 활동을 그만둔 뒤에도 글을 쓰고 싶다, 다만 좀 다른 스타일의 글을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러다 문득 고함20이 생각났고, 그렇게 고함20에 들어오게 됐지.



블루프린트 : 난 트위터에서 9기 기자 모집 글을 보고 고함20을 처음 알게 됐어.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그런데 고함20에는 일단 내 또래 20대들만 있다 그러니까 마음이 편해져서(웃음).



불량한생각 : 나같은 경우에는 고함20에서 취재 요청을 하게 되면서 처음 고함20을 알게 됐어. 그때 내가 소속된 학과가 구조조정이 됐었어. 그래서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학교 문제를 알리는 글을 남겼는데, 고함20에서 내 글을 읽고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서 연락이 온거야. 기성 언론과는 달리 우리 학교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니까 되게 고맙더라고. 나중에 실제로 기사(http://goham20.com/2017)가 발행된 걸 보면서도 신기했고. 



그후로 쭉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다가, 트위터(https://twitter.com/GOHAM20_)에서 고함20 9기 기자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고 덜컥 지원했어.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면접 때 있었던 선배기자들 중 한명이 나한테 취재 요청을 했던 8기 박주리씨였던거야. 면접 때는 시치미 떼고 있다가 내가 합격하고 난 뒤 첫 모임에서 뒤늦게 커밍아웃하더라고.(웃음)



행객 : 난 그렇게 거창한 사연은 없는데(웃음). 작년 초에 기자단에서 활동하고 싶어서 스펙 관련 사이트를 뒤졌는데 그때 마침 고함20에서 9기 기자를 모집하고 있었어. 그래서 고함20을 포함해서 몇 군데 지원하게 됐지.



정새임 : 후회하지 않았어?(전원 웃음)



행객 : 그때 고함20말고도 또 다른 데 합격했었는데 그곳은 처음부터 자유방임이더라고. 활동하려면 하고 말려면 말라는 식으로. 근데 고함20은 수습교육이 되게 빡셌잖아. 그게 좋았어.(웃음)



정새임 : 난 작년 1월에 언론 스터디를 했었는데 거기에서 8기 기자 챠크렐을 만났어. 근데 한번은 스터디에서 성매매를 주제로 한 글을 썼는데 챠크렐이 자기가 활동하는 단체에서 성매매 여성을 직접 인터뷰한 적이 있다는거야. 깜짝 놀라서 도대체 어디서 활동하는 거냐고 물었지(전원 웃음). 그렇게 고함20을 알게 됐어. 그날 저녁에 고함20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재밌는 기사가 많더라고. 근데 마침 그날이 9기 기자 모집 마감일인거야. 그래서 고민하다가 그날 모집 마감 한 시간 전에 급하게 지원서를 냈지.



아카룡 : 9기 기자 모집하던 때가 겨울방학이었잖아. 내가 그전에 군대 전역한 직후에는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하는 거랑 여자친구를 만드는 것만 생각했거든. 근데 그 두 가지 목표를 다 이루고 나니까 방학 때 너무 심심한거야. 여자친구도 나랑 안 놀아주고(웃음). 그래서 내가 관심 있는 패션 분야 쪽으로 취업 스펙을 쌓을 만한 일을 찾아봤지. 근데 문득 내 인생이 너무 팍팍하게 느껴지는 거야. 그래서 학교 밖에서 할 수 있는 걸 찾되, 스펙과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자고 생각하게 됐지. 다른 한편으로는 남에게 보여주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해오기도 했었고. 그러다가 인터넷에서 고함20을 알게 됐고, 지원하게 됐어.



불량한생각 : 여자친구에게 감사해야겠네.(웃음).



아카룡 : 뭐, 그렇지. 지금은 헤어졌지만(웃음).






그렇게 그들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고함20의 첫인상, 선배기자는 빡세고 신입기자는 또라이다?



랑 : 고함20에 들어오고 난 뒤 첫 인상은 어땠어?



블루프린트 : 처음에는 고함20이 되게 빡센 곳인 줄 알았어. 알고 보니 전혀 아니었지만(전원 웃음). 면접 때 선배기자들이 좀 무서웠어. 면접에서 최근 시사 이슈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내가 너무 구구절절하게 얘기하니까, 정색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짧게 대답해야 합격에 유리할 거라고 말하는거야(웃음). 또 그때 나랑 같이 면접을 본 사람이 야한보일였는데, 말을 너무 잘 해서 더 주눅 들고. 심지어 면접 다 끝난 뒤에는 선배기자들한테 역으로 질문까지 하더라고. 앞으로 고함20은 어떻게 나아갈 거냐, 뭐 그런 걸 막 물어(전원 웃음). 되게 대단한 사람이구나, 그러면서 나 혼자 먼저 나왔지.



수습교육도 정말 빡셌어. 게다가 그때 교육 시간이 저녁이었잖아. 그래서 알바 마치고 수습교육받으러 가는데 너무 지쳐서 길에서 무릎 꿇을 뻔 했어(웃음). 그리고 그때 매번 내가 쓴 글을 선배기자들이 첨삭해줬잖아. 첨삭 받는 일이 처음이라서 막 긴장되고.



정새임 : 수습교육 받으면서 잠을 못 잤어. 수습기사를 일주일에 2개씩 써가야 했으니까.



블루프린트 : 결국 너무 힘들어서 세미나를 한번 빠졌지(웃음).



불량한생각 : 다들 수습트라우마가 있구나(웃음).



정새임 : 근데 OT 때는 되게 재밌었어. 그때 각자 자신의 2가지 키워드를 말하고 그걸 설명하면서 자기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잖아. 근데 막 이상한 얘기를 하고. 보통 처음 만나는 사람에는 잘 하지 않을 얘기들을(웃음).



아카룡 : 그때 애들이 되게 신기했어. 이런 또라이들이 있나(웃음). 불량한생각이 자기를 ‘역덕'(역사덕후의 줄임말), ‘트잉여‘(트위터잉여의 줄임말)라고 표현하는데, 어떻게 역사 덕후가 있을 수 있지? 아, 저렇게 트위터를 열심히 하는 애가 있구나. 이렇게 감탄하면서 들었다니까(웃음). 블루프린트도 겉보기에는 힙합 안 좋아할 것 같은데 좋아한다 그래서 놀랐고. 다들 개성있어 보여서 같이 활동하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근데 랑은 정말 소심해보였어. 다른 사람들이 자기 소개할 때는 그냥 신기하게, 재밌게 보고 있다가 랑이 자기소개할 때는 속으로 ’저 여잔 뭐지?‘ 이랬다니까.(전원 웃음)

[고함20 9기 기자들의 수다회①] 고함20, 들어올 땐 마음대로였겠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고함20 9기 기자들의 수다회②] 나는 기자다, 고로 취재한다



[고함20 9기 기자들의 수다회③] 고함20, 만수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