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부터 이어온 고졸 채용 확대 정책은 대학진학 과잉과 고졸 취업난을 해소하고자 추진되었다. 정부 및 공공기관과 대기업은 일정 비율로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등 특정분야로 특화된 고등학교 학생들을 의무적으로 채용했다. 그 후 특성화고 취업률은 2013년 12월 기준으로 44%로,  2010년 19%의 기록 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대학진학보다 취업을 선택하는 학생들의 수가 나날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였으나, 최근 한국일보에 의하면 특성화고 졸업생 10명중 7명이 취업이 아닌 대학 진학을 한다는 통계를 보도했다. 고졸 채용 확대 정책으로 해소하고자 했던 문제들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정책은 보여주기 식에 불과했으며 근본적인 문제들은 풀지 못했다.

실제로 대학 진학을 앞둔 특성화고 졸업생들을 만났다. S기업 김하연(가명)씨와 L기업 이은주(가명)씨이다. 대기업에 근무하고 있지만 결국 대학을 가고자 하는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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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고등학교 입학 2008년도 당시 특성화고등학교가 활성화 되어 있진 않았다. 왜 특성화고등학교를 선택하였는가?

S기업 김하연(이하 ‘김’) : 중학교 때 내신이 상위였다면 인문계를 갔을 것이다. 하지만 내 성적은 중위권이었고 인문계에 가 대학진학을 준비하는 것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다. 그래서 특성화고등학교 입학을 결심했다. 인문계고등학교와 다르게 특성화고등학교는 입시와 취업, 두 가지 길을 제시해주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다고 생각했다.


L기업 이은주(이하 ‘이’) : 특성화고등학교라는 개념이 성립되진 않았던 시기였다. 그래서 중학교 담임선생님, 부모님의 권유가 큰 영향을 주었고 취업에 목적이 컸다.


Q. 고졸 채용 확대 정책이 취업할 때 본인에게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는가?  


김 : 고촐 채용 확대에 관한 건 학교에서 고3에게 제공하는 취업 정보들을 통해 알았다. 많은 기업에서 고졸 사원들을 채용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취업하고 나서는 회사 내에 대학을 졸업한 사원들이 대부분일줄 알았다. 하지만 나와 같은 고졸 사원들이 굉장히 많아서 “고졸 채용 확대가 되고 있구나.” 라고 생각했다. 또 회사 쪽에서도 정책 때문에 일정 인원으로 고졸사원들을 뽑아야만 하고 뽑지 않을시 벌금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었다.


이 : 정확히 정책을 알지도 못했고 몸소 느끼지도 못했다. 단지 기업이 학교로 보낸 공고로 채용이 된 것 이지 정책으로 취업에 폭이 넓어지거나 영향을 줬는지는 모르겠다.


Q. S기업, L기업은 취준생이라면 가고 싶어 하는 기업이라고 생각하는데, 왜 굳이 대학을 가려고 하는가?


김 : 실제로 일을 하다보면 느낀다. 실무적으로는 너무나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었지만 이론적으로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상사에게 물어보고 직접 알아보며 공부를 해도 한계가 있었다. 그런 부분을 대학을 통해 다져놓으면 후에 업무능력 향상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분야를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과 때마다 필요한 지식을 인터넷, 책으로만 공부한 사람은 확연히 차이가 나타난다. 전문적인 지식이 요구하는 일을 할 때 마다 더 많이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대학으로 업무지식을 얻고 싶다.
고등학교 때는 누구나 다가는 대학교, 굳이 따라서 갈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사회 나가보니 남들 다가는 대학을 나만 안간 것이다. 그런 부분의 대한 자격지심도 있었다.
 
이 : 내가 대학을 가려는 이유는 자기만족이고 내가 하는 일을 인정받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가 근무하고 있는 기업은 대기업이다. 이곳에는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대학의 인재들이 입사한다. 기업은 고학력을 가진 사원들 속에서 똑같은 업무를 주진 않는다. 대졸사원들이 고졸사원들보다 실질적 업무능력이 떨어지더라도 대졸사원들은 고학력을 가진 사원들이다. 출발점이 다르다. 나도 이만큼 배워 이정도의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받고 그들과 같은 위치에서 일을 하고 싶다.


Q. 그렇다면 대졸사원들과 고졸사원들의 학력으로 업무가 어떻게 달라지는가?
 
김 : 이 부분은 회사마다 다르지만 나 같은 경우는 회사가 어느 정도 나의 능력을 인정해줘서 대졸사원보다 높은 일을 한다. 하지만 다른 경우는 대부분 고졸 사원들 일이 정해져 있다. 내가 판단을 내려 책임을 지게 되는 일은 고급 업무에 해당한다. 고졸사원들에게는 책임을 물어야 하는 업무 자체를 맡기지 않는 것이다.


이 : 회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고졸 사원들은 영업 지원 일을 하며 대졸 영업사원들을 돕는다.


Q. 업무 외에 고졸사원들과 대졸사원들의 다른 점들은 무엇인가?


김 : 직급이 다르다. 고졸사원보다 대졸사원들의 직급은 2단계정도 차이가 난다. 내가 입사선배이고 실무적으로 능력이 높아도, 그들은 대학을 졸업했다는 이유로 입사하자마자 나보다 높은 직급 받는 것이다. 호칭 또한 자연히 높은 호칭을 불러야만 한다. 연봉 또한 차이가 크다. 
 
이 : 우리 또한 직급이다. 대졸사원, 고졸사원들 각각 직급체제 자체가 다르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는 대졸, 고졸 차별 대우가 많이 있다고 한다.


Q. 대학을 가려는 졸업생들이 주변에 많은가?


김 : 졸업생들의 대부분들이 그렇다. 회사를 가려다가 대학을 준비하는 친구들도 많다. 그중 회사를 다니다가도 그만두는 친구들도 있다. 대기업에서는 이런 사례는 드물지만, 중소기업 같은 경우는 고졸이라는 이유로 냉장고 청소를 시키거나 대리들의 책상을 청소하는 등 터무니없는 허드렛일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 특성화고 전형으로 입사 3년차인 내 또래 졸업생들은 거의 대부분 대학을 지원해 올해 입학한다.


Q. 앞으로 고졸 채용 확대가 이뤄질 수 있으려면 어떤 부분들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김 : 우리나 학교나 재능, 흥미 보단 성적을 잘 받아 대기업 가는 것이 목표였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지금보다 수준이 높은 직업교육이 필요하고, 재능과 흥미를 살려 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기업도 그에 맞게 사원의 장점을 살려 업무를 배정해주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그렇게 된다면 취업 후 퇴직률은 낮아질 것이다.


하지만 고졸 채용 확대가 이뤄져 대졸사원들과 공평한 대우를 받는 것은 현재로서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너무 많은 대졸자들이 있고, 나날이 그들의 스펙, 학력은 높아지고 있다. 그로인해 기업들의 눈은 높아져 국내외에도 해외학력을 소지한 자들을 뽑으려 한다. 요즘 기업이 학력보단 능력위주의 채용을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 우리 기업에서도 신입사원들을 보면 모두 서울대, 연세대다. 그이하의 학력은 없었다. 그이하의 학력이 있다면 업무가 달라지며, 지방근무로 보내버린다. 이미 우리 사회는 학벌만능주의로 가득해 극단적으로 정부나 기업에서 행하지 않는 이상 위 같은 일이 반복 될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고졸 사원을 바라보는 인식이 바꿨으면 좋겠다. 고졸사원 이라고 해서 무식한 사람들이 오는 건 아니다. SSAT인적성검사, 면접 등 다 똑같이 보고 입사한다. 학교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대졸자들보다 더 많은 자격증을 취득해 어렵게 들어온다. 자격증으로 실무능력에 있어서는 대졸사원들보다 고졸사원들이 훨씬 뛰어나다. 하지만 고졸이라는 이유로 너무 쉽게 보고 대우한다. 우린 결코 쉽게 들어온 것이 아니다. 그 점을 사람들이 알아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