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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유감 시즌3] 개강과 새내기, 과연 어떤 기사를 쓸 것인가



기성 언론을 향한 쓴소리, 언론유감! 시즌3로 새롭게 돌아왔습니다. 수많은 언론에서 날마다 다뤄지는 20대, 청년, 대학생 관련 기사 중 20대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날카롭게 비평하는 고함20의 전통 연재! 언론유감 시즌3에서는 한 주간의 기사들 중 ‘좋음(Good)’ ‘그럭저럭(SoSo)’ ‘나쁨(Bad)’으로 각각 3개의 기사를 제시하는 형식을 재도입함으로써, 20대를 바라보는 바람직한 인식은 무엇일지 독자와 함께 한 번 더 생각해고자 합니다. 


3월 초는 모든 언론사에서 모처럼 기삿거리가 풍성해지는 시기다. ‘희망찬 새 학기’ 타령이나 ‘새내기 마케팅’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때인 동시에, 대학에 입학한 인기 연예인의 인증샷을 미끼로 온라인 독자들을 끌어들일 수도 있는 주간이기 때문이다. “새내기에게 추천하는 음료!”라는 제목을 달고 피할 수 없는 술자리에 챙기라며 숙취 해소 음료를 적나라하게 광고하는 기사(메트로신문)부터 ‘대학생이 좋아하는 소주 브랜드는?’ 같은 깜찍한 기사(헤럴드경제)까지.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기사들 중 Good, So So, Bad 기사를 선정하기란 이번 주에도 결코 쉽지 않았다. 이번 주 언론유감은 3개 모두 대학 관련 기사다.



Good : [한국NGO신문] 새학기 맞은 대학생” 대학은 기업이 아니다”

    서울지역교육대책위, 사립대 재정문제 학사제도 해결 촉구
http://ngo-news.co.kr/sub_read.html?uid=56648&section=sc7&section2=
 

대학생들로 꾸려진 서울지역교육대책위원회(준)가 3월 3일, 광화문 광장에서 정부의 ‘2015 대학구조개혁안’을 비판하며 사립대의 재정 문제와 학사제도 해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 개혁안에 대해 “총 5등급으로 나눠 대학을 평가하고 최우수등급을 제외한 전체 대학에서 강제 구조조정을 강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일률적인 평가지표로 대학을 재단하는 개혁이 아닌, 학문의 다양성이 제대로 보장되고 균형발전을 꾀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학생성적 관리나 국공립대 기성회비 폐지 등에 대해 문제제기했다.

ⓒ 한국NGO신문. 기사에는 사진 자료도 풍부하다

 

교육현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이미 수차례 제기되어 왔다. 대학 개강 일이라는 상징적인 날에 다시 한 번 제기된 유의미한 주장을 취재한 언론이 ‘한국NGO신문’ 뿐이라는 사실이 안타깝다. 이에 고함20에서 ‘개강을 맞이하여’ 한 번 더 조명할 겸, 이번 주의 Good으로 선정한다. 



So So : [중앙일보] 특별기획 – 부실대학 퇴출이 먼저다

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4065738
 

중앙일보에서 오랜만에 부실대학 이슈를 ‘제대로’ 건드렸다. 특별취재 팀을 파견해 전국의 부실대학들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살펴본 뒤 기획 기사를 3개 냈는데, 관련 콘텐츠가 이전보다 업데이트되어 ‘놀라운’ 소식을 많이 접할 수 있다. “정원 20명에 입학 1명, 그래도 학생 뽑는다”라는 기획 기사의 첫머리부터, 부실 대학의 문제점들을 이것저것 짚어냈다. 지방 대학 이사장과 해당 학교 학생까지 코멘트도 다양하다.



사립대학 퇴출과 관련된 법안을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 차례로 되짚은 점도 인상적이다. 그런데 동일한 지면에 불과 지난 주, ‘사설 속으로’ 코너에서 ‘대학 구조조정’과 관련된 글을 보면 상당히 강력하게 대학 내부 구조개혁까지 주장하고 있다. 특별취재팀이 중앙일보 편집위원과 입장이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부실 대학이 ‘학생’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요지는 그다지 보이지 않아 아쉽다. 대학 구조개혁이든, 학내/학과 구조조정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의 입장이다. 이것저것 차치하고 시리즈 모두 읽어볼 만하기에 So-So로 뽑았다.



Bad : [매경닷컴] 남학생이 좋아하는 여대생 패션은? 1위 ‘티셔츠에 청바지’ [대학생 50인의 선택]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348839
 


안쓰럽지도 않은 도표. ⓒMK뉴스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불쾌한 기사가 있을 수 있을까. 아무리 학기 시작 주간이라고는 하지만 매경닷컴은 이번에도 너무 멀리 갔다. MK패션에서 4일 건국대 재학 중인 남학생 50명을 대상으로 ‘대학생이 선호하는 여대생 패션’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형편없는 표본 수에 유치한 질문까지는, 가능하다고 치자. 그런데 설문 결과에 대한 서술이 압권이다.




“여자다운 모습을 잘 드러내주는 원피스 입은 여성을 선호한다”, “개인적으로 다리가 예쁜 여성을 좋아하는데, 청바지는 여성의 다리 라인을 예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라는 발언에 이어 54%의 남학생들이 좋아하는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은 “여성의 몸매를 부각시켜주기 때문에” 열광한다는 코멘트를 실었다.



박시은 기자는 “이처럼 남성과 여성복의 경계가 허물어진 요즘 같은 시대에도 남성들은 여전히 여성스러운 옷차림을 선호”한다는 말로 기사를 끝맺었다. ‘여성스러운’ ‘여자다운’ 옷차림이 과연 무엇인지부터가 궁금해지는데, 더 궁금한 것은 이 기사를 읽은 ‘여대생’들의 반응이다. “어머, 남자들은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을 좋아한대!”라며 다음 날부터 옷차림을 바꾸는 여대생이 과연 있을까. ‘몸매를 부각’한다느니 ‘다리가 예쁘면 좋다’느니 하는 발언들은 같은 대학생을 단지 ‘보기’ 좋은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것은 아닌가. 기자들에게 기본적인 인권 존중을 가르쳐야 할 판이다. 특히 자주 타겟이 되는 ‘여대생’에 관해서 말이다.
 



고함20
고함20

20대의 소란한 공존 [고함20]의 대표 계정입니다.

2 Comments
  1. Avatar
    삼각김밥

    2014년 3월 8일 03:40

    ‘남자들이 선호하는 여성패션’ 류의 기획들은 실제로 시즌이 바뀔 때 마다 쉽게 볼 수 있는 기사들이잖아요? 주객이 바뀐 ‘여성들이 선호하는 남성패션’ 같은 기사도 말이에요. 저는 이런 기획의도는 충분히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봐요. 오랜 시간동안 우리들에게 ‘패션’은 상대방에게 나를 (성적이든 또는 다른 범주로든간에)어필하는 수단 중 하나임은 보편적인 사실이며, 게다가 이성애자들에겐 이성끼리 서로의 패션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전략’이라는 타이틀을 달아도 무방할 정도의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보거든요. 그런점에서 “여자다운 모습을 잘 드러내주는 원피스 입은 여성을 선호한다”, “개인적으로 다리가 예쁜 여성을 좋아하는데, 청바지는 여성의 다리 라인을 예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는 인터뷰를 옮긴 기자에게 ‘인권감수성’을 비판하기에는 조금 박한것은 아닐까요?

  2. Avatar
    삼각김밥

    2014년 3월 8일 03:57

    그렇지만 기자님이 캐치하신 맥락들에도 분명 우리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는건 분명해 보여요. 예컨데, get it beauty 같은 프로에서 ‘시크하고 당당한 여성’의 패션과 화장법을 설명하는 데에도 그 저변에는 ‘남성에게 사랑받고싶어하는/인정받고싶어하는 여성’이라는 기저가 깔려있는것 처럼 말이에요. 이런 방송을 볼 때면 간혹 ‘남성’의 존재 덕분에 ‘여성’으로써 정의될 수 있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거든요.
    저는 패션/뷰티계에서 ‘여성다움’을 굉장히 타자적으로 정의한 데에는, 패션계 자체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해요. ‘프렌치시크룩’이니 ‘마린룩’이니 하는 패션의 여러 갈래들을 만들어 놓은 재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패션계에선 ‘여성미’와 ‘남성미’라는 수사를 빼놓고는 그 해 시즌의 룩을 설명하질 못하니까요. 이를테면, 패션언어의 빈곤함이라고 할수도 있을것 같네요. 봄과 가을마다 등장하는 ‘페미닌 룩’따위의 갈래는 정말 가관이기까지하죠..!
    이야기가 조금 샜지만, ‘이성이 선호하는 패션’따위의 기획만 수십년 우려먹는 기성언론의 모습에도 조만간 변화가 불었으면 좋겠어요. ‘동성이 선호하는 패션’기획도 나왔으면 좋겠고, 굳이 성적대상의 관심을 떠나 의복착장을 그 자체로써 즐길 수 있게 해 주는 기사들도 나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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