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민트 페스티벌(이하 ‘뷰민라’)이 취소되었다. 민트페이퍼의 프로듀서 이종현(솜브레로) 씨는 “BML2014 D-04를 맞이하며”라는 글을 통해 뷰민라에 취소, 연기 계획은 없음을 밝혔다. 그는 “음악과 공연이 기쁘고 즐겁고 흥을 돋우는 유희적인 기능도 크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누군가를 위로하고 정화하며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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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페이퍼

뷰민라 하루 전인 25일 저녁 5시 54분, 고양문화재단은 “공공기관으로서의 재단은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 희생자와 실종자 그리고 그 가족들의 슬픔을 뒤로 한 채, 어떤 형태로든 뷰민라 2014의 정상진행에 협조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고 ‘통보’하였다. 행사 준비 중에 받은, 제대로 된 협의 없이 이루어진 ‘일방적 통보’였다. 2시간이 지난 후 고양시가 다시 보낸 공문엔 손해배상은 계약에 따른다는 말 뿐이었다.

이에 앞서, 새누리당 백성운 고양시장 예비후보는 “세월호 통곡 속에 대낮부터 밴드와 맥주 음악 페스티벌이라니, 도대체 100만 고양시민의 통곡을 무시할 수 있는 특권, 누구에게서 받았나”며 비난했다. 그는 또한 음악 페스티벌에 ‘풍악놀음’이라는 새 별칭을 붙여주었다.

세월호 사건 이후 국가는 국가적 애도의 방식으로 침묵과 중단을 선택했고, 예능과 드라마는 휴방, 각종 행사는 연기 혹은 취소되었다. 뷰민라 취소사태도 이같은 국가적 애도의 연장선상에 있다. 고양시와 백성운 예비 후보는 뷰민라의 뮤지션, 관객에게도 똑같은 방식의 애도를 요구한다. 하지만 애도의 방식을 고심하는 주최 측을 뒤로 한 채 그저 공문 몇 장을 던져버린 이 공공기관의 소통방식을 염두에 둔다면, 그들이 생각하는 ‘진정성’이란 과연 무엇이냐는 의문이 든다.

모두가 똑같이 느끼고, 똑같은 형태로 반응하는 사회만큼 무섭고 이상한 사회는 없다. 고양시와 백성운 예비 후보가 바라는 것은 바로 이 ‘이상하고 무서운 사회’가 아닐까.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할 수 있는 애도의 방식이 분명 존재할뿐더러, 무언가를 획일화하고 강요하는 방식만큼이나 누군가의 자발성과 진정성의 의지를 소진, 박탈하는 것도 없다.

대중음악은 그저 먹고, 마시자는 한낱 퇴폐문화나 소비재가 아니다. 대중음악을 하는 뮤지션들 또한 이 사회에서 ‘함께’ 살고 있고. 그들이 할 수 있는 방식대로 사회를 말해 온 이들이다. 뮤지션들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세월호 사건을 기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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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데이브레이크는 뷰민라를 “음악으로써 위로 드릴 수 있다는 진심이 전달 되길 바라며”는 트윗과 함께, 뷰민라를 위해 준비한 신곡 SOMEDAY의 가사를 발표했다. ⓒ데이브레이크 트위터(@Band_Daybreak )

‘뷰민라’라는 라이브 공연이 보여줄 또 다른 애도의 모임 하나가 없어졌다. 누군가를 기리며 노란 핀을 달고 있을 스텝들이 돌아다닐 모임, 누군가를 기리고 슬퍼하며 지은 노래를 부를 뮤지션들이 있을 모임, 그리고 그들의 진심을 알아봐 주며 다시 한 번 “비극은 나와 관계없지 않다”고 느낄 관객들이 있을 모임 말이다. 혼자 뉴스를 보며 느꼈을 애석한 마음을 함께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서 나눌 수 있을 그 ‘모임’이 취소되었다. 그 모임이 만들어 줄 새로운 애도의 가능성 또한 볼 수 없었다.

모두가 똑같이 느끼고, 더군다나 ‘똑같은 형태로 반응’하는 사회는 없을뿐더러, 그래야 한다고 외치는 국가만큼이나 무섭고 이상한 국가는 없다.

글. 릴리슈슈(kanjiw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