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우리는 온갖 매체를 통해 범람하는 문화를 그저 수용할 뿐인 삶에 익숙해져 있다. 대체 이 많은 콘텐츠 속에서 ’20대의 문화’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것이 있긴 한 것일까? 단순한 수용자가 아닌 창조자로서, 20대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방법으로 ‘문화예술’이라는 것에 참여하고 있는 것일까? 고함20은 <예술in 20> 기획을 통해 ‘예술을 수용하는 데에 길들여진 20대’라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창조하는 20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려 한다.

네 번째 인터뷰의 주인공은 예술단 점퍼즈를 이끌고 있는 단장 강승우(29)씨다. 연극영화과 출신인 그는 직접 사람들을 모아 예술단 점퍼즈를 조직했다. 여러 우여곡절도 겪었고 여전히 당면한 문제들이 많지만 그의 인터뷰에는 자신의 삶과 점퍼즈에 관한 뚜렷한 신념이 있었다. 



 



 


Q. 점퍼즈는 어떤 단체인가?



A. 점퍼즈라는 이름에는 멈춰있지 않고 늘 뛰어보겠다는 열정과, 한겨울에 입는 점퍼처럼 따듯한 사람들이 되겠다는 우리의 바람이 들어있다. 현재는 문화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한 재능기부 공연을 하며 많은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고 있다.


Q. 점퍼즈의 구체적인 활동 내용은?



A. 주된 활동은 복지관, 요양원 등을 방문하여 공연하는 것이다. 공연 내용은 가는 곳에 따라 마술, 트로트, k-pop 댄스, 뮤지컬 갈라, 야광봉쇼 등을 하고 있다. 또한 마을 축제나 거리 축제에 참여하기도 하고, 최근에는 일반인등을 대상으로 통기타, 댄스등을 가르쳐주는 교육반도 개설하였다.



 


길거리 공연중인 점퍼즈 ⓒ점퍼즈 공식카페



 


Q.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언제였나?



A. 점퍼즈의 첫 공연인 대학로 거리공연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첫 공연이어서 뚜렷한 레퍼토리도 없고 정말 막막했었다. 하지만 나름 성공적이었던 공연 덕분에 ‘그래! 상상만 하고 있지 말고 시작해보자!’ 라는 용기가 생겼다. 그때 그 멤버들, 그 공연이 있었기 때문에 점퍼즈가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Q. 점퍼즈를 이끌어 나가는 데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다



A. 가장 큰 문제는 공간이다. 다행히 현재는 ‘고리(신도림역에서 제공하는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공간)’ 라는 곳에서 안정적으로 대관을 하곤 있지만 역시 제한적이기는 마찬가지다. 근본적인 어려움으로는 공간을 만들 예산이 없다는 점이다.


Q. 현재 점퍼즈는 봉사 위주의 활동이 전부다. 아무래도 경제적으로 힘들지 않나?



A. 그렇다. 그래서 나름대로 어떻게 하면 점퍼즈에서도 수익을 발생하게 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한다. 대안 중 하나로 점퍼즈 교육반을 개설하였다. 이번에 시범적으로 일반인들 대상으로 통기타를 교습했는데 나름 성공적이었다. 레슨 수익은 레슨을 진행한 단원에게 소정의 강사료를 주고, 나머지는 점퍼즈 활동기금으로 사용된다. 통기타반에 이어서 댄스반, 마술반, 악세사리 만들기 반 등도 준비중이다. 또한 공연기금 마련을 위한 거리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


Q. 지금까지 수익없이 점퍼즈를 이렇게 이끌어 온 게 대단한 것 같다. 원동력이 뭐라 생각하나?


A. 공연을 준비할 때는 힘들지만 막상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이 좋아해주시면 정말 행복하다. 지금까지 그것만 보고 또 기대하고 열심히 활동해왔다.


Q. 승우씨는 연극영화과 출신이지만 단원들은 예술분과 출신이 거의 아니다. 단원들을 뽑을 때 뽑는 기준이 따로 있나?



A. 기준이 따로 있지는 않다. 단원을 모집하는 시기가 되면 많은 분들이 지원을 해주신다. 하지만 진정한 점퍼즈 단원은 모집 후 시간이 조금 지나야 드러난다. 단순히 재밌어 보여서 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Q. 단원 전체가 20대다. 20대로서 점퍼즈가 자신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가?



A. 점퍼즈에서 10%라는 말을 자주 쓴다. 세상이 요구하는 것을 완전히 무시할 순 없어도 딱 10%만큼은 온전히 자신에게 귀 기울이고 살아가자는 의미다. 그리고 그 곳이 점퍼즈였으면 하는 게 내 바람이다. 아무래도 우리 20대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꿈에 절반도 못 펼치고 현실에 급급해서 살아가는 것 같다. 난 그게 아쉽다. 그래서 점퍼즈에서 만큼은 10%만큼이라도 누구보다 나 자신에게 충실했으면 한다. 


Q. 승우씨는 학교도 졸업했고 다른 단원 보다 나이도 있는데, 취업과 같은 현실적 문제에 대한 자신만의 계획은 있나?



A. 올해 졸업했다. 졸업 후에 배우로 어린이 뮤지컬을 공연하고 있다. 현재 이 수입으로 반, 어디에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돈을 버는 것 반으로 일반 회사원 정도의 월급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Q. 현실적 문제 (돈이나 취업) 때문에 점퍼즈 활동과 관련해서 개인적인 부담감이나 회의감 같은 걸 느꼈을 때가 있었나?



A. 올해 초,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뮤지컬공연 제의를 받았는데 그때 고민을 했었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기회인데, 그 공연을 들어가면 점퍼즈 활동을 못하게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점퍼즈를 선택했다. 점퍼즈를 포기할 수 없었고, 무엇보다 점퍼즈가 날 행복하게 하기 때문이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



A. 당분간은 점퍼즈 교육반이 잘 유지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한 5월, 10월. 12월에 저희를 찾아주시는 곳이 많아, 그 때를 대비해 공연도 열심히 준비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점퍼즈란?



A. 점퍼즈는 ‘집’이다. 언제든 돌아올 수 있고 언제든 세상 가장 편하게 쉴 수 있는 곳.



대학생부터 직장인까지 20대가 주축이 되어, 20대가 만들어가는 예술단 점퍼즈! 출신도 꿈도 다 다르지만 단원들 모두는 똘똘 뭉쳐 있었다. 이러한 단합의 근원은 단연 강승우씨의 확고한 철학 때문인 듯 하다. 20대로서 자기 삶을 열정적으로 즐기고, 그 열정을 남들과 함께 할 수 있길 바라는 강승우씨의 바람과 목표. 오늘도 점퍼즈가 멈추지 않고 달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