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20이 고함당을 창당했다. 고함당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20대를 대변한다. 참신한 정책제안과 숨어있는 정책 아이디어 발굴을 당의 목적으로 삼는다. 노동, 문화, 복지, 창업, 주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정책의 빈틈을 찾아내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고함당은 20대를 위한 정책의 공론장을 자처한다. 고함20의 기자와 독자 사이의 활발한 의견교류를 기대한다.

 


최저임금이 결정되는 6월만 되면 1시간을 일해도 빅맥세트 하나 못 사먹는 최저임금의 문제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한국의 최저임금은 노동자 평균임금의 38% 수준으로 OECD가입국 중 최하위권이다. OECD는 최저임금의 수준을 노동자 평균임금의 50%로, EU는 60%로 권고하고 있다. 한국의 최저임금은 국제 기준에 비춰봐도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최저임금이 너무 낮다는 공감대가 확산되어 있음에도 별다른 인상이 없는 이유로 최저임금 결정과정의 한계가 지적된다.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는 공익위원,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각 9인으로 구성된다. 사용자측은 몇 년 째 동결 입장이고 노동자측은 전격 인상을 주장하면서 회의는 평행선을 달린다. 위원회 일정은 매년 파행을 겪고 결과적으로 공익위원의 권고에 따라 한자릿수 인상으로 마무리된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다수의 대학생에게 최저임금은 하한선인 동시에 상한선이다. 대학생이 주로 일하는 편의점, 카페, PC방과 같은 곳에서 최저임금 이상을 주는 곳은 많지 않다. 조금만 열악한 곳으로 가면 법정 최저임금 이하로 받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대학도서관, 학부조교, 대학행정부서 등 대학교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의 경우 대학이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는 경우는 없으나 임금수준은 여전히 최저임금에 맞춰져 있다. 







서울시내 대학들은 교내 근로 학생에게 평균 5500원 내외의 시급을 지급한다. 학교 별로 살펴보면 동국대(5400원), 서강대(5500원~5700원), 홍익대(5300원), 이화여대(5600원), 한양대(5500원) 등으로 같은 학교 내에서도 부처별로 조금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으나 큰 차이는 아니다. 대부분 대학에서 시급은 최저임금 5210원에서 100원~500원 인상된 수준이다. 


한국장학재단을 통해 국가근로장학생을 신청하면 시급 8000원에 교내 알바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국가근로장학생은 저소득층을 위한 장학금 형태로 지급되기 때문에 신청 자격과 인원에 제약이 있다. 장학재단 홈페이지에 따르면 소득 7분위 이하의 학생까지만 국가근로장학생 신청이 가능하다. 


대학생이 공부와 알바를 병행하면서 생활비를 벌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교내 근로의 경우 학교에서 멀지 않다는 잇점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은 여전히 남는다. 5500원을 받으며 매주 10시간씩 일해도 매달 받는 월급은 22만원에 불과하다. 과연 22만원으로 충분한 생활이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쉽지 않다.


여러곳의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대학생의 월평균 생활비는 40만원 내외로 추정된다. 12년 동아일보가 서울시내에 재학중인 대학생 281명에게 조사한 결과 대학생 평균 생활비는 41만원으로 나타났다. 알바천국이 13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27세 이하 전국 대학생 1406명에게 물어본 결과는 38만원이었다. 서울연구원에서 발간한 도시정책연구 14권 1호에 실린 ‘서울시 거주 대학생의 주거비 부담능력 분석’에 따르면 주거비를 제외한 대학생의 월평균 생활비는 38만원으로 조사됐다. 


최저임금 수준에 머물러 있는 학내 알바의 열악한 임금 수준을 개선하기 위해 교내 근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생활임금 도입을 제안한다. 생활임금은 한 인간으로서 혹은 가장으로서 가족을 부양하며 생활하기 적절한 임금 수준을 말한다. 기존의 최저임금 제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생활임금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에선 패스트푸드와 월마트 종사자들이 생활임금 시급 15달러를 요구하며 전미에서 동시다발적인 파업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에선 서울특별시 노원구와 성북구 등 지방자치단체를 시작으로 생활임금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 지자체는 민간기업과의 용역계약에서 민간업체가 고용한 노동자에게 생활임금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계약조건에 포함시킴으로서 공공부분의 저임금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다. 2013년 노원구와 성북구는 노동자 평균임금 50%에 서울시 물가인상분의 1/2인 8%를 더해 평균임금의 58% 수준인 135만7천원을 생활임금으로 결정했다. 





생활임금 정책으로 청소, 경비, 주차 등 저임금노동자의 임금이 30%가량 인상됐다. 노원구는 2013년 소속 공단 소속의 저임금노동자 68명에게 임금을 보전해주는 방식으로 생활임금을 시작했고 2014년엔 어린이 도서관 근무자 등으로 그 적용대상을 확대했다. 성북구는 2013년 성북문화재단과 도시관리공단 소속 노동자 110명에게 생활임금을 지급했다. 


생활임금을 지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상분에 대해 정부 혹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재정적 보조해주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한국장학재단은 국가근로장학금 제도를 통해 국가근로장학쟁에게 임금 형태로 장학금을 보조하고 있다. 더군다나 대학생의 생활비 대부분은 대학이 소재한 지역에서 대부분 사용된다. 서울시나 경기도 같은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 대학생의 생활비 부담 경감 차원에서 추진할 근거가 충분하다.


학내 알바에게 생활임금을 지급함으로서 적은 금액이나마 대학생에게 최소한의 생활비를 보장해줄 길을 열어줄 수 있다. 만약 생활임금이 국가근로장학금과 비슷한 시간당 8000원 수준으로 올라간다면 주 10시간 일할 경우 32만원을 받는다. 현재 수준인 22만원에 비해 10만원 가량 인상되는 효과가 있다. 대학생 평균 생활비에 다소 모자란 금액이나 대학생의 얇은 주머니 사정을 생각한다면 월 10만원이 주는 체감은 남다를 것이다.


덧붙여 이 정책은 생활임금 문제를 환기함으로서 청소경비노동자, 비정규교원 등 대학 내 저임금노동자 뿐만 아니라 공공부분에서 생활임금 문제를 환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많은 대학에서 청소노동자들이 생활임금 쟁취를 목표로 투쟁을 전개중이다. 많은 학생들이 생활임금의 수혜를 받는다면 경험적 차원에서 이들의 주장에 더 크게 공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고, 나아가 생활임금이 우리사회에 만연한 저임금노동 문제를 해결하는 작은 발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