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이 언젠가부터 미디어와 떨어질 수 없게 돼버렸다. 산 속에서 도를 닦는 게 아닌 이상 거리의 전광판, 버스에 부착된 광고, 핸드폰과 SNS 등 보고 싶지 않아도 볼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 미디어를 장악하고 있는 많은 기업 중 ‘CJ’라는 기업은 누구에게는 취직하고 싶은 곳으로 누구에게는 대한민국 문화를 전 세계로 알리는 착한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업이 어떤 이들에게는 일상이 되어버렸다.


CJ는 자사의 문화컨텐츠를 가장 잘 활용하여 소비층을 늘려가는 ‘똑똑한’ 기업이다. CJ의 전략은 매우 간단한 것인데 자사의 외식, 식품, 유통, 의류 브랜드를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26개의 채널과 CJ엔터테이먼트 외 다양한 문화컨텐츠를 통해 홍보하고 채널을 시청하는 대중들을 자사의 소비자로 만든다. 이를 증명하는 몇 가지 사례들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문화계 유통권력 ⓒ동아일보


최근 인기를 끌었던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한 tvN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는 매 회 CJ의 식품과 외식사업을 홍보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 여주인공이 김치찌개를 만드는 장면에서는 CJ식품의 신제품인 연어캔을 비추는가 하면 여주인공이 “연어를 넣어서 더 담백한 것 같아”라는 대사를 하며 한편의 광고를 연상케 했다. Mnet의 코스메틱제품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Get it beauty>에서 소개된 제품이 CJ의 코스메틱 유통 매장인 올리브영에서 단독으로 판매되는 걸 볼 수 있다.


2011년 500만 회원을 넘긴 CJ에서 만든 포인트 적립카드 ‘CJ 원 카드’는 CJ CGV, VIPS 외 외식, 식품, 유통 등 CJ에서 운영하는 전 매장에서 적립하고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 카드다. 이 포인트 카드 때문에 롯데시네마 보단 CGV를 아웃백 보단 빕스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상당히 많다. 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화장품을 살 때 다른 코스메틱 매장이 아닌 올리브영을 찾는다. 그는 “영화나 밥 먹으면서 적립한 포인트를 돈처럼 쓸 수 있어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드라마 에서 주인공이 CJ 알래스카 연어캔을 김치찌개에 넣어 만들고 있다.


 


식품, 유통, 외식, 미디어, 의류를 산업을 통해 로테이션식 경영을 하는 기업들이 몇 군데 있지만 이 중 가장 성공한 기업은 CJ이다. 그들이 성공한 가장 큰 이유는 ‘문화’와 ‘소비’를 연결 짓고 ‘문화’ 장악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20~30대의 트렌드를 작위적으로 만들어 채널을 통해 전파하고 소비심리를 부추긴다. 이에 어떤 소비자들은 소비를 더욱 유용하고 편리하게 하는데 뭐가 문제지라고 지적할 수 있다. 우리는 여기서 로테이션식 경영과 이 로테이션에서 살아가는 소비자들이 과연 유용하고 편리 하기만 할지 살펴봐야한다.



이러한 위험성이 지적된 예로 삼성반도체에서 근무하다 2007년 백혈병에 걸려 숨진 故 황유미씨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의 상영관 축소 사태를 볼 수 있다.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은 삼성의 광고 압박으로 인해 상영관 축소를 강행했지만 CJ CGV만이 상영관 축소를 유보했다. CJ의 상영관 유보는 CJ와 삼성 간 소송으로 인해 삼성이 CGV에 광고를 모두 없앴기 때문이었다. CJ측에서 故 황유미씨와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상영관 축소를 유보했다고 보는 이들은 없다. 기업간의 싸움이 원인일 뿐 이었다. 이 사건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이제 대중의 선택은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CJ 홈페이지


CJ는 1995년 제일제당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부를 시작으로 채 20년이 안 돼 대한민국 문화권력의 최정상에 섰다. 이후 자신들이 소유한 각종 케이블 채널을 통해 승승장구하였다. 현재 CJ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문화 유통권력이며 우리의 문화생활의 전반이 CJ에 맡겨져있다. 비주류 문화라고 불리던 인디문화까지 CJ가 상업화를 시도하며 더 이상 대안적 문화공간들의 자리가 사라져가고 예술로서의 예술도 사라지고 있다. 이제 CJ는 자칭 한류를 전파하는 문화전도사라며 대중들에게 박수까지 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