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점부터 언론이 대학을 평가하고 있다. 언론사 대학평가가 수험생, 학부모에게 영향을 주면서 대학도 언론사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중앙일보가 대학평가로 꽤나 재미를 보자 다른 신문사도 줄지어 대학평가에 뛰어들었다. 고함20도 염치없이 이 축제에 밥숟가락 하나 올리고자 한다. 

다만 논문인용지수, 평판, 재정상황으로 대학을 평가하는 방법은 거부한다. 조금 더 주관적이지만 더 학생친화적인 방법으로 대학을 평가하려 한다. 강의실에선 우리가 평가받는 입장이지만 이젠 우리가 A부터 F학점으로 대학을 평가할 계획이다. 비록 고함20에게 A학점을 받는다고 해도 학보사가 대서특필 한다든가 F학점을 받는다고 해도 ‘훌리건’이 평가항목에 이의를 제기하는 촌극은 없겠지만, 고함20의 대학평가가 많은 사람에게 하나의 일침이 되길 기대한다.

 

고함20 대학평가 스물여덟 번째 주제는 ‘입학금’이다. 교육부 훈령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에 의하면, 입학금은 ‘학생의 입학 시에 전액을 징수한다’고만 언급돼 있을 뿐 금액 책정의 기준이나 용도에 관해선 어떠한 제한도 찾아볼 수 없다. 한마디로 법률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돈인 것이다. 이런 까닭에 입학금은 등록금과 함께 대학의 운영비나 적립금으로 사용된다는 것이 교육계의 시각이다. 이번 대학평가에선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각 대학별 입학금 자료를 근거로 전국 대학의 입학금을 평가해 보았다.

 

A+ 광주가톨릭대, 인천가톨릭대, 한국교원대 : 입학금을 걷지 않는 단 3개 대학

대학알리미에 입학금 현황을 공개한 전국 197개 대학 가운데 입학금을 걷지 않는 대학은 단 세 곳에 불과하다. 156개의 사립대학 가운데서는 광주가톨릭대학교와 인천가톨릭대학교가, 41개의 국‧공립대학 중에선 한국교원대학교만이 입학금을 징수하지 않는다. 이들 3개 대학을 제외한 194개 대학의 평균 입학금은 60만 5800원에 달한다. 쓰임이 불분명한 입학금을 걷지 않는 이들 대학에 귀한 A+를 드린다.

 

 

 

C+ 한서대, 전주대 등 8개 대학 : 노력을 생각해서 C+는 드릴게

지난해 입학금이 사회적인 문제로 제기된 이후, 입학금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올해 3월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장병완 의원이 “3년 안에 대학의 입학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탓인지 8개 대학은 2013년에 비해 입학금을 인하했다. 충남의 한서대학교는 2013년 70만 원에서 올해는 49만원으로 입학금을 인하했다. 이밖에도 전주대학교가 8만원, 부산외국어대학교가 5만 7000원, 대구한의대학교와 상명대학교가 5만원, 금강대학교가 2만 2000원, 가야대학교가 2만 1000원, 세명대학교가 1만원씩 입학금을 인하했다.

여전히 이들 대학이 징수한 입학금이 어떻게 쓰이는 지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가격을 인하함으로써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려 노력했기에 F 대신 C+를 주겠다.

 

F 고려대, 동국대, 한국외국어대 등 186개 대학 : 없앨 생각도, 줄일 생각도 없다

고함20 대학평가 역사상 가장 많은 F가 아닌가 싶다. 무려 186개의 대학이 입학금을 징수하고 있는 까닭에 F를 받았다. 입학금을 징수한다는 사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입학금의 액수 또한 충분히 낙제 감이다. 대체로 사립대학들이 높은 금액의 입학금을 징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4년 기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입학금은 고려대학교의 103만 1000원이었고 동국대학교와 한국외국어대학교가 각각 102만 4000원, 100만 7000원으로 뒤를 이었다. 고려대는 대학원 입학금 또한 114만 7000원(안암캠퍼스), 114만 2000원(세종캠퍼스)으로 전국 1,2위를 싹쓸이했다. 이 외에 80만 원 이상 100만 원 미만의 입학금을 걷는 사립대학도 52곳에 달했다. 국‧공립대학 가운데서는 인천대학교가 가장 높은 39만 4000원을 징수하고 있었다.

사회적 분위기를 무시한 채 입학금을 도리어 인상한 대학도 8곳이나 됐다. 한북대학교와 전문대학인 신흥대가 통합해 출범한 경기도의 신한대학교는 학교를 통합하면서 입학금을 19만 8000원이나 인상하는 시대역행적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밖에도 김천대학교가 2만 7000원, 상지대학교와 한중대학교가 2만 3000원을 인상했으며, 대구예술대학교, 칼빈대학교, 동양대학교, 세한대학교 등도 입학금을 2만 원 가량씩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