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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핫스타 의정부고, 만나고 왔다!

타이틀 사진출처 페이스북 페이지 '남고안에서 즐거운 일광욕'

어제, 오늘 인터넷을 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의정부고 졸업사진을 접해봤을 것이다. 발 빠른 고함20이 인터넷 핫스타 의정부고 학생들을 직접 만나고 왔다. 


자기소개 부탁해요.

동섭: 저는 의정부고의 ‘키’를 담당하고 있는 윤동섭이라고 합니다. 

연호: 키 말해줘. 

동섭: 192cm에요. 

연호: 저는 전(前) 예능부장이자 방송부장인 최연호입니다. 

기선: 전 전교부회장인 최기선입니다. 


(왼쪽부터) 의정부 고등학교 3학년 최기선, 최연호, 윤동섭 학생


어제 졸업사진 분장으로 완전히 떴어요. 

동섭: 이렇게까지 이슈가 될 진 몰랐어요. 그런데 너무 일이 커져서 제가 아닌 척을 했어요. 고승덕 분장할 때는 안경을 써서 평소 모습이랑 안 닮았어요. 

기선: 저는 작년 5월부터 ‘남고 안에서 즐거운 일광욕(의정부시 고등학생을 위한 페이지, 링크)’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 관리자에요. 어제 관리자 어플을 켰다가 결국 공부를 하나도 못했어요. 반응이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연호: 졸업사진 찍기 전에 서로 뭐 할 건지 말할 때는 이렇게 웃길 줄은 몰랐어요. 어제 제가 자주 가는 사이트에도 “졸업 사진은 졸업 사진이고 수능 D-114에 공부하는 마릴린먼로”라는 제목으로 제 사진이 베스트 게시물로 올라왔더라고요. 제가 마릴린먼로 복장을 하고 인강 보는 장면을 찍었거든요. 그 게시물 밑에 “안녕하세요. 본인입니다”라고 댓글을 남겼어요.

마밍아웃(마릴린 먼로라고 커밍아웃)했네요.

일동: (웃음)

연호: 네, 맞아요.

‘드립력’이 입학조건에 있는 건 아니죠? 졸업사진을 쭉 보고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일동: (웃음)

연호: 그런 건 아니에요(웃음). 그렇지만 일단 오게 되면 드립력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죠. 사람이 바뀌는 것 같아요.

기선: 저도 이 학교 입학하기 전까진 정상이었어요.

졸업사진에서 코스프레를 하는 전통은 언제부터 생긴 거에요?

동섭: 한두 명씩 특이한 코스프레를 하기 시작한 건 5-6년 전부터예요. 

연호: 그땐 주로 교복을 이용했어요. 교복을 뒤집어 입고 찍었어요. 재킷을 뒤집어 입으면 이상한 줄무늬가 나오거든요. 물론 그동안에도 소화기를 들거나, 선글라스를 쓰는 등 소소한 재미를 추구하는 건 있었어요. 

기선: 분장까지 하는 건 작년에 심화 됐어요. 

연호: 올해처럼 특이한 코스프레를 하기 시작한 건 작년부터였어요. 작년에 50명 정도만 분장하다가 올해엔 200명 정도가 분장을 준비한 거 같아요.

아- 전교생이 모두 참석하는 게 아니었네요.

일동: 네(웃음) 몇 명 특이한 애들만 했어요. 

기선 씨가 운영하는 ‘남고 안에서 즐거운 일광욕’ 페이지를 보니깐 여고 교복을 입고 찍은 사진도 있더라고요. 그것도 졸업사진인가요? 

연호: 그땐 만우절 때에요. 작년 만우절 날 점심시간에 외출증을 끊고 의정부여고에 갔어요. 거기서 교복을 얻어서 그거 입고 축구를 했어요.

치마 안 찢어졌어요? 요즘 교복 치마 H라인으로 입는 게 유행이잖아요.

연호: 사이즈 큰 걸 빌렸죠(웃음).  


분장 아이디어는 언제부터 고민했던 거에요?

연호: 작년 형들 졸업사진 끝날 때부터요.

기선: 그 형들이 잘하라고 압박을 줘요.  

연호: 2학년들은 아마 지금부터 압박을 받고 있을 거에요. 


일단 동섭 씨부터 질문을 드릴게요. 고승덕 코스프레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었어요?

동섭: 저는 정치 풍자를 해보고 싶었어요. 이번에 서울시 교육감 후보로 나오신 고승덕 후보님이 확 뜨셨더라고요. 그분을 코스프레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 들어서 해봤어요.


졸업사진 보니깐 점퍼도 주황색으로 맞춰 입고, 뒤에 선거운동원들도 배치하셨더라고요. 디테일에 엄청 신경을 쓰셨어요. 

동섭: 주황색 점퍼는 원래 동묘에 가서 살려고 했었는데 사이즈가 없었어요. 결국엔 친구한테 일주일 전 미리 말해서 빌렸어요. “공감 교육” 피켓은 직접 만들어서 당일에 친구들 보고 들어달라고 부탁을 했죠. 


어머니도 아세요?

동섭: 어머니는… 어제 아셨습니다(웃음). 뉴스에서 고승덕 코스프레한 사진을 보시곤 “이거 너니?”라고 하시더라고요. 처음에는 아닌척하다가 어머니 주변 분들이 너무 많은 연락을 주셔서 결국 저라고 인정을 했습니다. 


연호 씨는 어떻게 마릴린 먼로를 할 생각을 하게 되었나요? 

연호: 저는 몇 개월 전에 이미 결정했어요. 맨 처음, 저는 일단 전국 방방곡곡의 졸업사진을 다 뒤졌어요. 매번 올라오는 졸업사진을 보니깐 다들 여장을 하는데 여자 분장만 하지 특정한 캐릭터는 없는 거에요. 그런데 캐릭터 없이는 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거든요. 일단은 여배우 쪽에서 캐릭터를 찾자고 생각해고 있었는데, 마침 그때 마릴린먼로 똑같은 사람들이 여럿 나오는 CF를 접하게 됐어요. 대출광고였을 거에요(웃음). 


케이블 채널 자주 보시나 봐요.(웃음)

연호: 아.. 제가 방송부장이다 보니 광고를 자주 봤어요(웃음). 


마릴린 먼로 드레스는 어떻게 구하신거에요? 

연호: 샀죠. 총 9만 원 들었어요. 드레스 4만 원, 가발 1만 원, 그리고 어머니가 갑자기 전날 “마릴린 먼로는 화장이 중요하지”라며 고급화장품을 4만원 어치(!) 사오셨더라고요.  


기선 씨는 <맨 인 블랙>의 윌 스미스를 코스프레 하셨는데, 분장을 지우니깐 윌 스미스랑 동일인인지 전혀 못 알아보겠어요. 

기선: 영화를 좋아해서 윌 스미스로 분장했는데, 맨 처음엔 아무도 몰라봤어요. 사진 올리고 나서야 연락이 왔죠. 가족들도, 친구들도 제가 윌 스미스로 분장했다는 것을 보고 “미쳤냐”, “정상이  아니다”라고 했어요.  


윌 스미스 같은 경우는 의상 준비보다는 분장 준비가 더 어려웠을 것 같아요. 

기선: 맨 처음에 특수분장하는 친구한테 물어봤는데, 파운데이션을 바르래요. 그 말 듣고 찾아봤는데 아무리 어두워도 갈색톤만 있더라고요. 검정색 아이섀도를 바를까 했는데 그건 또 펄이 없는 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결국엔 군대 위장크림을 덕지덕지 발랐죠. 

연호: 기선이 아버지께서 군인이시니까 위장크림을… (웃음)


인터넷에 곤룡포가 학생회장 전용 옷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어요. 

기선: 아니에요. 작년에 딱 한 번 입었던 거에요. 


또 인터넷 루머를 전해드리자면, 캐릭터 겹칠까 봐 졸업사진 기간에는 예민하다는 말이 있었어요. 사실인가요?

연호: 네 맞아요. 실제로 학생회 회의에서 캐릭터 겹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이야기했어요. 캐릭터 겹치지 않게 캐릭터를 미리 결정 해야되나 말아야 하나 하고요. 결국엔 “개인의 자유다. 겹치는 것도 문화다. 겹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로 결론이 났죠. 


추성훈에 더 가까웠던 추사랑 분장을 한 학생 ⓒ남고안에서 즐거운 일광욕



이번에 캐릭터 겹친 학생들도 있어요?

일동: 네. 추사랑이 겹쳤는데, 한 명이 아예 묻혔어요. 

기선: 똑같은데, 다른 한 명을 못 이겼어요. 

연호: 묻힌 한 명이 절대 못 이길 게임이었어요. 보통 그런 얼굴이 추사랑을 할 거라고 생각을 안 하니까. 추사랑보다는 추성훈 씨에 더 가까웠죠. 


개인적으로 제일 웃겼던 분장은 뭐에요?

연호: 군도 분장 한 애요. 승복 입고, 삼겹살 구워먹으면서 시계도 끼고 염주도 끼고, 한 손에는 ‘불교 입문’ 책을 읽고 있었어요. ‘불교 입문’ 책은 불교서점에 가서 샀다고 하더라고요. 


분장한 학생들 보고, 선생님들은 뭐라고 하셨어요?

기선: 좋아하시는 분이 더 많아요. 

연호: 전날 “내일 준비 잘 해와라. 안 웃기면 내가 뭐라 할 거다”라고 하신 분도 있고. 여자 선생님 중에는 분장을 도와주신 분들도 계세요. 


교감 선생님께서 분장한 학생들에게 훈계하셔서 졸업사진 촬영이 중단됐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연호: 제가 일단 시초였죠. 마릴린먼로 의상을 입고 등교해서 씽씽카를 타고 운동장을 돌려고 하는데, 교감 선생님께서 꾸짖으셨어요. 작년에 클라라 시구 분장할 때도, 재작년에 수영복 입고 바니걸 분장할 때도 뭐라 안 하셨는데, 올해 갑자기 그러시니 황당했어요. 교감 선생님께서 노출 수위가 과한 분장을 한 친구들은 제재한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어제 분장하고 한 번 찍고, 분장 지우고 한 번 더 찍었어요. 

동섭: 작년에도 노출이 과한 분장은 검열한다는 말이 돌았는데 결국 그대로 나오긴 했는데, 올해엔 상황이 조금 달라져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잘 모르겠어요. 사진사분께서는 일단 1차 촬영분을 편집해주신다고 했어요. 


그대로 나왔으면 좋겠네요. 어제는 졸업사진으로 유명해졌는데, 이런 아름다운 전통(?) 외에 의정부고가 가진 매력이 있다면, 자랑해주세요. 

동섭: 저희 학교 학생회가 다른 학교 학생회에 비해 능동적이고 주체적이에요. 작년 축제에는 SBS <케이팝 스타>를 패러디에서 <게이팝 스타> 같은 학생 참여 위주의 축제를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그 축제엔 저희 학교 학생보다 외부인이 더 많이 왔어요. 또 세월호 촛불 행진도 주최하고 그랬어요.


의정부시 고등학생들은 의정부 고등학교 주도로 '5.10 세월호 촛불집회'를 가졌다. ⓒ뉴시스



의정부고 재미있는 일 외에, 좋은 일도 하는 학교네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어제 찍은 졸업 사진을 10년 후에 봐도 이불 안 찰 자신 있어요?

동섭: (웃음) 이불킥! 제가 졸업사진 찍기 전날에 택시기사 분께서 “졸업사진이 술자리 안주가 될 수 있다”고 조언을 해주셨어요. 

연호: 10년 후에 보기 위해서 찍은 거니깐. 아내한테 자랑해야죠.

기선: 전 중졸로 남는 걸로..



릴리슈슈
릴리슈슈

릴리슈슈는 이와이 슌지의 '릴리슈슈의 모든 것'에서 따왔습니다. 에테르가 풍기는 글을 쓰고 싶었지만 어쩌다보니 이팀 저팀 돌아다니고만 있습니다. 아 그리고 여러분 국카스텐 들으세요.

2 Comments
  1. Avatar
    파마스

    2014년 7월 24일 20:11

    저도 고등학생때 저런 졸업사진 찍었으면 했는데.. 부럽네요

  2. Avatar
    ㅋㅋ

    2014년 7월 27일 16:45

    학교 졸업한후로 앨범 한번도 본적도 없고 어디있는 줄도 모르는데 저렇게 찍어놓으면 애착가겠네 ㅎㅎ 한 10년 쯤 지나면 이름은 생각안나고 몬로, 사랑이로 기억함 저거 찍을 당시에 어떤게 이슈였는지 뒤져볼 필요도 없고 ㅋㅋ
    빡빡한 학교생활에 바늘귀같은 숨구멍. 저렇게 열심히 준비해놓고 끝나면 또 학원갔다는. 짠한 귀요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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