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법학 외의 학문을 전공한 사람들도 법학전문대학원 진학할 수 있는 제도이다. 취지는 좋았지만, 법학전문대학원의 그 비싼 등록금으로 인해 등장할 당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 보다 폭넓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있어서 학문의 다양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이지만, 1년 등록금만 해도 천만원을 훌쩍 넘어 중하층 가정의 학생들에게는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사람들은 이제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옛말이 되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로스쿨을 제외하고도 사회에서 사회적 약자들에게 불합리한 제도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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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과계열 입시생의 대부분은 의,치대 진학을 희망한다. 의사나 약사는 취업이 보장되는 전문직이자 고소득 직업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치대 진학은 상위권 학생들로 그 범위가 한정되고 만다. 상위권 학생들을 제외한 학생들은 대학을 진학한 후 또 다른 탈출구를 찾아 나선다. 바로 ‘약학 대학 입학’이다. 약대는 2009년부터 입시 제도가 바뀌어 더 이상 수능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약학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다른 대학이나 학과 등에서 2년 동안 기초 소양교육을 이수한 뒤,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이하 ‘PEET’) 점수와 면접 등 대학별로 요구하는 지원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준비는 또 다시 사교육?

문제는 이러한 PEET가 비싼 수강료를 요구하는 학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에서 발생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경우 정부 차원에서 파격적인 EBS 지원 정책을 실시하여,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형편의 학생들도 부족함 없이 공부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누구나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같은 출발선에 서서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그러나 PEET의 경우, 독학으로는 어려운 시험이라는 것이 수험생들의 목소리이다. PEET 를 준비하는 대학생 이 씨는 “독학으로 도전한다 해도 혼자서는 이론조차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시간적으로도 효율성을 얻기 위해 학원에 다니게 되었다”고 말했다. PEET를 구성하는 4영역 모두 기본 암기가 아닌 추론 위주의 시험이기 때문에 단순 개념 암기로만은 풀어낼 수 없다. 남들 다 하는 PEET 학원 등록을 나만 안 하자니 뒤처지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PEET 학원의 수강료를 살펴보면 입이 벌어진다.


 

대부분의 학원은 과목별로 ‘기본이론 – 심화 문제풀이 – 파이널’의 3단계 수업을 진행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이론 수업만 들어도 수강료가 100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PEET 전문 유명학원을 살펴볼 때, A 학원은 평균적으로 생물추론 44만원, 일반화학추론 32만원, 유기화학추론 30만원, 물리학 25만원의 수강료가 필요하다. B 학원은 생물추론 37만원, 일반화학추론 31만원, 유기화학추론 23만원, 물리학 25만원의 수강료가 필요하다. 이 네 과목을 수강료를 합치면, 대략 116만원에서 132만원이 필요하다. 학원에서 제시하는 커리큘럼에 따라 단계별 수업을 들을 경우, 이보다 더욱 비싼 수강료가 필요하게 된다. 

          

시험을 본 것 뿐 인데, 강제 기부?

학생들에게 준비과정의 고액의 수강료도 부담이지만, 시험 응시 비용마저도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PEET 응시료는 2014년 시험 기준 24만원으로 책정되었다가 현재 20만원으로 인하되었다. 한국약학교육협의회가 응시료를 시험 출제부터 시험채점까지의 과정에만 투입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연구비용, 활동비용에도 사용한 것을 교육부로부터 지적받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자신이 보는 시험에 대한 금액만을 지불하면 된다. 그러나 이번 감사 결과에서 밝혀진 사안들은 응시생들이 협회의 발전을 위해 ‘강제 기부’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20만원으로 인하했더라도 서술형 문제가 아니라 단순한 객관식 문제를 출제하고 채점하는데 20만원이나 되는 가격을 요구하는 것이 합당한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