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있지만 기회는 오지 않는 것 같다. 주변에서는 ‘현실’을 직시하라고 말한다. 애써 거짓말하며 조언하는 그들과의 대화에서 벗어난다. 씁쓸하고 답답한 그 순간들, 새로운 시작을 앞둔 불안한 20대라면 공감할 것이다. 꿈과 취업을 동일시하는 건 그저 환상일 거라고 생각하며 좌절하고, 남들이 말하는 ‘현실’에 나도 모르게 맞춰가며 20대를 보내는 지금 우리들은 답답하다.


ⓒ영화

영화 속 프란시스는 누구보다 뛰어나지는 않지만 꿈을 가지고 살아간다. 몇 년째 무용 견습생이지만 말이다. 뉴욕이란 대도시에서 그녀가 의지하던 절친은 결혼할 남자와 떠나버리고, 애인과도 헤어지게 된다. 새로운 룸메이트를 만나지만 공연에 참여하지 못하면서 그마저도 돈이 없어 나오게 된다. 그 후 그녀는 무용수라는 꿈을 접고 단장이 추천한 공연 기획자로의 길을 걷게 된다. 평범하고도 현실적인 그녀의 20대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나 또는 너로 투영되어 답답하기도, 안쓰럽기도 한 감정이 스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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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뉴욕에서 만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하루를 마치고 절친 소피와 소파에 누운 프란시스. 꿈을 이룬 자신들을 상상하며 장면은 어두워지고 그들은 잠이 든다. 너무나 평범한 밤이지 않는가. 그러나 어둠이 단순히 낮에서 밤이 되는 자연의 흐름일지 몰라도, 그들이 느끼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다가오는 듯하다. 우리에겐 그 모습마저도 특별하지 않은 사소한 일상으로 와 닿아 버린다. 

영화의 배경은 화려한 도시, 뉴욕이다. 그러나 그 화려함은 흑백으로 하여금 자취를 감춘다. 흑백에서 주는 인물의 움직임, 표정변화에 따른 명암 대비는 그녀에게 더욱 더 집중하게 한다. 가장 보통의 뉴욕에서 가장 평범한 그녀의 모습이지만, 작은 움직임과 심경변화는 거대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서서히 잦아들고 만다. 그녀 역시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어느 무거운 시련일지라도 시간은 결국 그 무게를 잊게 한다. 마치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그래서 그녀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더 짠하지 않을까.

“진짜 하고 싶은 건 있긴 한데 진짜로 하고 있진 않거든요.” 직업이 무엇이냐고 묻던 사람에게 답하는 프란시스의 대사다. 나는 묻고 싶다. 당신은 지금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지. 결국 현실에 맞춰가는 자신을 현명하다는 말로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닌지. 씁쓸하고 답답한 순간에 있는 우리 청춘들에게 영화 <프란시스 하>는 멍하니 서있는 거울 속 비춰진 우리 모습은 아닐까. 쳐진 그 어깨를 감싸주는 씁쓸하고도 현실적인 영화다. ‘희망’이란 말과는 거리가 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