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인 교수의 <편의점 사회학>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편의점 한 점포당 인구수는 2,000명 정도다. 우리보다 먼저 편의점 문화가 발달한 일본보다도 많은 수다. 한국편의점협회의 2012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20대가 전체 편의점 이용 고객의 약 31%로 1위를 차지한다. 고함20은 네 편의 기사를 통해 생활 속 깊숙히 침투된 편의점의 모습을 조명한다.

 

‘편돌이’와 ‘편순이’라는 용어가 있다. 각각 남자 편의점 알바생과 여자 편의점 알바생을 지칭하는 단어다. ‘돌이’와 ‘순이’라는 접사가 많이 알려진 단어 뒤에 붙는다는 점을 상기해본다면 편의점 알바생이 얼마나 보편적인 ‘알바’ 직종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편의점 아르바이트가 보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아르바이트 직군 중에서 편의점이 갖는 강점이 있을 것이다. 가장 큰 부분은 알바 수요가 높다는 점이다. 한국 편의점협회에 따르면 2012년 12월에 전국 편의점 수는 2만4천개가 넘는다. 일터가 많으니 일자리 또한 꾸준하게 존재한다. 게다가 편의점은 24시간 근무자를 필요로 한다. 점주 혼자서 일을 감당하기란 불가능하다. 편돌이와 편순이가 탄생하는 지점이다.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

 

알바생 수요가 높은 것 외에도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쉽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하지만 실제로 일을 하게 되면 그렇지만은 않다. 여유롭게 자신이 할 일도 즐길 수 있을 것이란 생각과는 달리 쉴 틈 없이 바쁘다. 그보다 CCTV의 존재는 끊임없이 움직이게 만든다.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했던 김창영 씨(23)는 점장님이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에 잠깐 핸드폰 보는 데에도 CCTV가 신경이 쓰였다고 말했다. CCTV의 경우 절도범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설치되었지만 아르바이트생을 감시하는 용도로도 활용된다.

 

김 씨는 두 번의 편의점 아르바이트 경험을 했는데 두 번 모두 CCTV 때문에 고생했었다고 털어놓았다.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담배를 피우러 다녀올 때에도 빨리 다녀와야 한다는 강박이 생겼기 때문이다. 김 씨는 “점장님이 제가 담배 피우러 나가는 것을 한 번만 보더라도 매번 놀고 있는 줄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의식적으로 빨리 다녀오려 했다”고 말했다.

 

 

혼자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수습 기간을 제외하곤 근무시간의 대부분을 혼자서 보낸다. 그만큼 업무의 강도가 약하다는 의미도 되겠지만 1인 근무는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경찰청의 범죄 통계에 따르면, 편의점에서 2012년에 257건의 절도가 발생한다. 이는 같은 기간 유흥업소에서 발생한 절도 건수보다 두 배 정도 많은 수치다. 대학교 앞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이소현 씨(24)는 “바쁜 시간대에는 누가 와서 집어가도 막을 방법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혼자 있게 되면 절도를 막는 것만 힘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 으레 만날 수 있는 진상 고객에 대한 대처 또한 어려워진다. 이 씨는 카운터 앞을 떠나지 않고 계속해서 폼 클렌징을 환불해 달라는 진상 고객을 만났다고 한다. 고객이 샀다고 한 날짜에 거래내역을 확인해보았지만 해당 물품이 한 번도 거래되지 않아 환불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이 씨는 “아르바이트생이 많았다면 더 쉽게 대응할 수 있었을 텐데 여자 혼자 있으니 얕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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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이 지켜지지 않아요

 

편의점과 관련한 최저임금 문제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2012년 경기도 군포 지역의 편의점 중에서는 단 한 곳도 최저임금이 지켜지지 않았다. 근래 들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추세이지만 편하다는 핑계로 최저임금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인터뷰를 했던 김 씨는 야간 아르바이트를 했기 때문에 최저임금은 지켜졌지만 1.5배의 야간 수당은 붙지 않았다고 한다.

 

직접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아르바이트생이 고용노동부에 신고하는 방법이 있지만 망설여지기 마련이다. 아르바이트를 계속 하려면 점주와 얼굴을 자주 볼 사이인데 신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씨는 야간에 일을 하게 되면 1.5배의 야간수당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말을 할 수는 없었다. 그는 신고를 해야만 최저임금이 지켜지는 것도 이상하게 여겨졌다고 덧붙였다.

 

‘쉽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편의점 아르바이트에 지원하지만 막상 시작하면 다양한 어려움을 겪는다. 편의점의 위치에 따라 치안 등이 위험한 곳도 있고 최저임금마저 지켜지지 않는 곳도 있다.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 잠을 못 자게 되고 혼자서 취객을 상대해야 할 가능성도 생긴다. 그럼에도 지금 어디선가 편돌이 혹은 편순이가 편의점에 불을 밝히며 업무에 임하고 있을 것이다. 위험을 무릅쓰고 제대로 돈도 받지 못하는 그들은 언젠가 마주할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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